물론 지금도 공지가 있긴 있습니다.
운영자님께서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공지가 있죠.
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작금의 사태가 벌어진 책임을 모두 시사게에만 씌운다면 부당하겠죠.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시사게가 잘못이 있든 없든,
현재 오유에서 시사게를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으며
운영자님도 그것을 신경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시사게를 혐오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함께 공존하는 공동체 오유 내에서 서로가 불편한 집단이 있다면
그건 어느 쪽이든, 아니 양쪽 모두 되돌아봐야할 문제라고 봅니다.
그리고 불편한 이야기를 하자면,
시사게 이용자분들이 억울해하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제가 봐도 지금의 시사게가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보입니다.
물론 저부터도, 잘했다고 말할수없구요. 부끄럽고 반성할 일이죠.
외부의 공격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시사게가 민감한 것이다.
맞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또한 면책이 될 수 없다는 것도 맞습니다.
지금 필리버스터 때부터 총선시국까지 지켜보다보면
외부의 영향도 있겠지만 내부끼리 물고 뜯고 싸우는 것도 많았거든요.
조금만 의견이 달라져도 같은 야권끼리 싸우고, 같은 당끼리 싸우고,
나만 옳다, 너만 틀리다,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 했습니다.
비꼬기, 비아냥, 심지어 욕설, 인격모독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올바른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한 일이라구요? 아닙니다... 그래선 안됩니다...
시사는 사실상 정치이고, 정치는 이념과 이권이 엮일수밖에 없죠.
일개 인터넷 유저에게 무슨 이념과 이권이 있겠냐 하실수도 있지만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 주부들, 회사원, 자영업자, 취준생들이 행사하는 한표 한표에도
그 사람만이 소중히 생각하는 이념과 이권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유권자라고 이념도 이권도 없다는 말은 성립이 안됩니다.
그렇다면 서로다른 이념과 이권들이 한데 섞인 정치판과 닮은 시사게...
이 판에 어느정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스템공천 이야기가 나오죠. 시스템공천 같은거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그동안의 시사게는 사실 그런 기준도 가이드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말 잘하는 사람과 자료 빵빵하고 논리정연한 사람들이 주도했을 뿐이죠.
그러다보니 외부에서 국정원이니 일베니 통진당이니 국민티비니 너나없이
들어와서 자기들식으로 뭐라도 해보려고 했던 것도 사실이구요.
또 그런 사람들을 상대하다보니 시사게 유저들간에 예민해지고 의심하게 되구요,
그러다보니 시사게와 일반 유저와의 사이에 괴리감이 형성되기까지 했죠...
그래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일반 유저들 간에도 서로 최소한 지켜야할 선을 지키며 토론할 수 있고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외부에서 그 기준을 지켜가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의견이 다르다고 필리버스터 찬반으로 나뉘어서 야권끼리 싸우고,
김종인을 지켜보자와 끌어내려로 갈라져서 또 싸우고 자기들만 옳다고 하고,
더민주-정의당으로 갈라져서 또 싸우고, 더민주 내에서 또 싸우고,
그러면서 다들 느끼지 않았습니까?
시사게에서의 싸움은 같이 가자는 싸움이 아니라 상대를 죽이려는 싸움 같았잖습니까.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안드립니다.
1. 토론의 규칙을 정합시다. (경어사용, 비아냥금지, 주장과 근거, 자료의 사실관계 등)
2. 소스의 사실관계를 판단하고 자료를 검증하는 기준을 마련합시다. (카더라 배제, 언론 비판적으로 읽기 등)
3. 극우나 극좌에 대한 금지 (과게의 창조설이나 무한동력 금지처럼, 역게의 환빠 금지처럼 등)
4. 기준을 지킨다면 외부의 유입이나 보수적 주장에 대해서도 정중하게 토론할 것 등.
5. 기타.
이런 식의 가이드를 제안합니다.
지금 이건 급하게 생각하는 대로 일단 써본 것이구요.
물론 오유인들의 의견을 모아서 정리하고 해야겠지요.
하루 이틀로 되진 않을 것이고... 총선 끝나고도 작업이 더 진행될수도 있겠지만
이런 사태까지 겪었다면 피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새누리당이 미워 죽겠지만 새누리당 찍었다고 죽일놈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민주주의니까요.
결국 토론을 통해 누구의 주장이 맞고 틀린지를 가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시사게를 이용하려면 최소한의 토론하려는 자세는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자기 주장이 안먹힌다고 신도니 추종자니 하면서 몰아세우고 비아냥거리고,
조금만 의견이 달라고 프락치냐? 하면서 의심하고... 그런 과거 악습은 버려야됩니다.
기사 제목만 보고 흥분해서 휘둘리는 것도 좀 자제하구요. 기사 내용 꼼꼼히 워딩까지 읽고 파악하고
사실관계를 좀 더 엄중히 판단하는 자세... 개개인이 좀 가져야됩니다.
그래야 선동에도 휘둘리지 않구요, 외부에서 시사게 손보러 와도 쉽게 안흔들리게 됩니다.
저도 잘했다는 거 아닙니다. 저도 잘못한거 많습니다.
결국 우리 모두가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될 문제입니다.
시사게 이용자 여러분, 정치는 곧 생활이자 삶이죠...
그러나 사는게 전쟁 같다고 이곳이 전쟁터가 돼야하는 건 아닙니다.
우리는 스스로 좀 더 성숙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의견이 다르다고, 부모 형제 가족 친구와 싸우고 연을 끊고
그렇게는 살 수 없잖습니까.
시스템을 만들어 봅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