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후반 연애경험 거의 없는 남자입니다.

 

저 좋다고 쫓아다니는 두 살 어린 여자가 있는데 좋은 사람이에요. 외모도 정말 맘에 들고 말도 잘 통해서 마음에 들어요. 연애경험이 사실상 없는 입장에서 얼마나 알겠냐만은 이런 여자와는 오래 함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듭니다. 이성적으로,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부족함 없는 사람입니다.

 

근데 문제는 설레임이 전혀 없어요. 전에 20대 초반에 몰래 짝사랑하던 누나가 있었는데 그 누나랑 이야기만 하면 심장이 벌렁거렸거든요. 길가다가도 갑자기 생각나고 어쩌다 같이 대화를 하면 심장이 뛰다가 대화 내용도 까먹고 멍때릴 정도였거든요. 그렇게 1년, 2년 고백도 못하고 곁에만 있다가 다른 형이 그 누나랑 사귀고 나중에 그 누나가 차인적이 있었는데 둘이 대화하다가 왠지 누나의 표정이 힘들어보여서 갑자기 눈물이 나올 것 같았던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여자애 앞에서는 저 스스로가 왜 이렇게 여유가 넘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과거에 그 누나를 좋아했던 것 만큼 지금 이 여자애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주변에서는 너는 왜 여자 안만나냐고 하는데 그걸 생각하면 일단 여자를 경험해 보고 싶으면서도 왠지 이 여자애를 이용하는 것 같아서 죄책감을 느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책임질 자신이 없고 계속 본다고 하더라도 그때만큼 설레일 자신도 없거든요.

 

당장 내일부터 사귄다고 해도 별로 기쁜 마음은 안들 것 같아요. 아무런 설레임 없이 시작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더 좋아질 수도 있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