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사회에 나와서 회사에 적응하고 돈도 차차 모아야 하는 시점에서 정말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요즘 거의 한달 가까이 지옥속에서 살고있습니다. 저와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고 이런 위험한 투자를 하신 어머니께 화가나고 원망스럽다가도, 이제와서 화낸들 무엇이 바뀔까 싶은 생각에 기운이 쭉 빠집니다. 한편으로는 이번 일로 어머니가 잘못되실까봐 무섭고 걱정도 됩니다.
2년 전 제가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 시점부터 잘못된 걸까요. 저 혼자 살고있던 어머니 명의로 된 아파트가 비게되었습니다. 이건 분양 대출금도 아직 다 갚지 못한 저희 모자의 유일한 재산이었습니다.
제가 서울로 가던 시점에는 전세로 세입자를 구했다는 사실만 알았고 그동안 걱정없이 서울에서 생활하던 중 지난 3월 초중반에 어머니께 날벼락 같은 전화 한통을 받게 되었습니다. 당장 전세기간이 끝나서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돌려줄 전세금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임차인은 임차권 등기를 한다고 하고 주택보증보험을 통해 돈을 받겠다고 한 상황이었습니다.
속사정을 들어보니 그때 당시 지인에게 어떤 나이많은 남자 중개사를 소개받았는데 그동안 그 중개사 말만 믿고 전세금을 다른 부동산에 투자하신 것이었습니다. 전세기간이 끝나기 전 중간중간 그 중개사에게 걱정된다고 전화도 하시고 문자도 보내셨다는데 이지경이 될때 까지 괜찮다며 안심하라고 했더랍니다. 심지어 전세기간이 끝난 후에 임차인이 전세금 반환을 요구하는 상황인데도 그 중개사는 대책이 다 있다며 엄마를 안심시켰습니다. 그사람 얘기를 들어보면 자기랑 친한 지인이 농협 지부장인데 대출이 안 되는 상황임에도 지부장 권한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거나 구체적으로 말도 하지 못하는 제2, 제3의 해결잭이 다 있다는 말들 뿐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는 대출도 못 받고 해결책도 없었습니다.
말했다시피 대출도 불가능한 상황인데 대출을 못 받는 이유를 알아보니 그 중개사에게 피를 주고 어머니가 구입한 오피스텔 입주권 때문에 규제에 걸려 막힌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동안 그 중개사에게 영문도 모른체 돈까지 송금하셨다는데 '피'명목이라기엔 9천만원~1억원 가까이 되어 너무 큰 돈이었습니다. 그 중개사를 통해 구입한 입주권도 문제가 많은 것 같았습니다.
이 상황을 알게된 후 처음에는 전세 임차인을 구하다가, 지금은 최소한 경매로 팔리는 것만은 막아보자는 심정으로 그 집을 매매로 내놓았습니다. 지난주 일요일에 저와 세입자가 만나 합의가 되어서 2주간은 기다려주기로 했습니다. 물론 그 세입자가 거주하는 비용등 손해는 제 급여로 다 지불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임차권 등기는 진행중이라고 했습니다.
이지경이 될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제가 너무 화가나고, 아무런 부동산에 관한 아무런 지식도, 위험의 가능성도 모른체 전재산을 검증도 안된 사람에게 맡긴 엄마도 이해할 수 없고, 그 늙은 중개사도 칼로 찔러 죽이고싶은 심정입니다. 지금 저는 정신과 약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고 그럼에도 매일매일이 지옥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