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사람의 얼굴 사진에 개를 합성한 것만으로는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유튜버 A 씨의 모욕 혐의 중 일부를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혐의에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A 씨는 2018~2019년 보험 관련 유튜브에서 방송을 진행하면서 다른 유튜버 B 씨와 C 씨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 씨 얼굴 사진에 개 얼굴 그림을 합성해 20여 차례 자신의 동영상에 등장시켰다. 또 C 씨를 ‘사기꾼’ 등으로 칭하며 30여 차례 모욕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B 씨의 얼굴에 개 얼굴을 합성한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른 모욕적 표현 없이 개 얼굴 그림으로 B 씨 얼굴을 가린 것만으로 피고인이 그의 사회적 가치·평가를 저하한 것이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했다. 다만 C 씨에 욕설한 혐의는 대부분 유죄로 판단했다. 2심도 이 판단을 유지했다.
검찰은 B 씨 얼굴에 개 얼굴을 합성한 부분을 두고 상고했다. 대법원은 “(개 합성) 영상이 피해자를 불쾌하게 할 수 있는 표현”이라면서도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동물 그림을 사용하면서 B 씨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다소 해학적으로 표현하려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도 상당하다”고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