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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평온한 휴일에 119 구조대 들이닥친 썰
게시물ID : humordata_15353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ORANGE오랑게
추천 : 15
조회수 : 2174회
댓글수 : 66개
등록시간 : 2014/05/28 0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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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 근무 후 아침 퇴근. 열흘만의 휴무~
샤워 후 가볍게 아침을 차려먹고 바로 침대로 직행했다.
입고 있는 모든 옷가지를 홀랑 벗어 던졌다. 잠옷 따위 입지 않아. 난 브룩쉴즈니까!
블루라군의 망령이 씌인 채로 뜨끈뜨끈한 이불 안으로 쑉 들어갔다.   
우선은 한숨 푹 자서 원기를 충천하고 치맥파뤼는 그 다음이었다.
자리에 눕기 전 휴대폰 알람을 저녁 7시에 맞추려다 그냥 전원 버튼을 꾹~눌렀다.
보통 사람들이야 한창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대겠지만
라이프 싸이클이 반대가 되어버린 내게 앞으로의 9시간은 심야나 다름없었다. 
생각해보라. 한창 달게 자고있는 새벽 2시에 난데없이 전화 한통이 걸려오더니 대뜸 한다는 소리가
- 안녕하세요~호갱님~ HCN 관악방송입니다~다름이 아니라 저희가 이번에
유료 채널을 한달동안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이벤트를호갱님께만 특별히 안내드리고자....
호갱의, 호갱에 의한, 호갱을 위한 프로모션 나발나발나발~
이딴 텔레마케팅으로 수면 테러를 놓으면 내 입에서 과연 고운 말이 나가겠는가. 아주 그냥 버럭하고
- 눼??!! VIKI 채널이라구요?!! 감사합니다!!!
콜을 외치며 넙죽 절을 올리겠지.  그 후 한달간 49번은 선호 채널로 지정됐었다.
잠 안올때 틀어놓고 보다보면 퀄리티가 너무 가소로워서 지루함에 잠이 솔솔 오곤 했다.
여튼, 휴대폰 전원을 OFF로 돌려놓고 안대를 착용했다.
옆으로 나란히 누운 또랑이 놈과 침대 지분율을 놓고 싸움 좀 하다 이내 의식을 내려놓고 드림월드행 열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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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8시간 뒤,
쾅쾅쾅쾅쾅쾅!!!
수어명의 다급한 발소리와 함께 현관문을 부술 듯 요란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때까지는 몰랐었다. 휴대폰을 꺼둔 것이 화근이 되어 이렇게 메가톤급 빅엿으로 되어 돌아올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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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유독 견디기 힘든 것들 중 하나를 꼽는다면 문 두드리는 소리다.
어릴 적 딱히 빚쟁이에 시달린 서글픈 기억이나
문과 관련된 좋지 않은 트라우마가 있는 것도 아닌데,
불투명 현관문 너머로 검은 인영이 어른거린다거나
다급하게 느껴지는 문두드림 소리가 나면 심장이 아프게 조이는 통증이 들면서
엄청난 속도로 맥박이 빨라진다.
숨이 가빠오고 순식간에 피부 화이트닝 현상이 일어나면서 다리에 힘이 풀리기도 한다.
데미지가 가장 큰 건 역시나 좀 전의 폭격 레벨의 ‘쾅쾅쾅’인데,
좋은 말씀 간지의 ‘똑똑똑 계세요~’나 새벽1시에 푸드파이터 강제 인증하는 ‘식사요!!’ 배달 알림도 싫다.
다시 말해 방문의 목적을 띠고 외부에서 전달되는 소음 자체가 그냥 다 싫다.
개인적인 바람으로 우리집 방문시에는 보름 전에 유선상 구두로 협의하고,
일주일전에 문자로 일정 재조율 과정을 거친 뒤,
3일 전에 우편을 통해 방문일 확정 서신을 보내줬으면 좋겠다.
 
                                                                                      -사회에서 완벽하게 고립되는 법
 
 
 
 
밤낮이 바뀐 이후로는 낮에 택배 기사님들이 문 두드리는 소리도 꽤나 고역이어서
배송메세지란에,
‘항상수고하십니다.부재중이니그냥바로창고안에넣어주세요.문두드림X’
의 요청사항을 기재하지만 24시간이 모자란 기사님들은 ‘항상 수고하십니다’까지만 흐뭇하게 읽고
나머지는 자체필터링을 하시는 것 같다.
내가 집에 있을 거라고 100% 단정 짓는 이 시대 열혈 기사님들 때문에
일주일에 꼭 한두 번은 심장을 움켜쥐고 잠에서 깨어난다.
인터폰이 있긴 한데 가구 배치하다 전선 끊어먹는 바람에 인테리어 걸리적 아이템으로 전락한지 오래고,
사실 차임벨 소리도 질색팔색하는 수준이라 정상 작동된다 한들 결코 도움 되는 수단도 아니었다.
거기다 낮과 밤의 축이 반대가 된 후로는 숙면을 취하지 못해 거의 선잠에 가까운 상태에서
두 시간에 한번 꼴로 자다 깨다를 반복한다.
때문에 잠귀가 예민해져 아주 작은 소리에도 쉽게 의식이 돌아오는데,
그러는 와중에 역대급 스케일로 찾아온 방문 소음에 난 완벽하게 패닉 상태였다.
군화발인지 뭔지 척척거리는 투박한 발소리들의 접근을 감지하면서부터
잠은 진작에 달아나고 있던 중이었다.
순식간에 문 앞에 당도한 무리들이 사정없이 문을 두드리며 내 이름을 부르짖었다.
쾅쾅쾅쾅쾅쾅!!
 
- 똘짱씨!! 계십니까?!!! 안에 계십니까?!!!! 괜찮으십니까?!!!
 
쾅쾅쾅쾅쾅쾅!!
좀 전까지 맥이 매우 양호했으나 그대들 때문에 지금 쇼크사할 것 같으니까 문 그렇게 와일드하게 두드리지뭬~!! 
 
 
 
허둥지둥 수면바지에 다리 한 짝을 끼워넣으며 막 대답하려는 찰나
주방 창문이 덜컥덜컥거리더니 이내 불투명 유리 너머에서
빛줄기 두어 개가 어지럽게 집안 곳곳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image02.jpg
 
쏘지뭬!! 조명 쏘지뭬!!!
하의는 간신히 주워 입었지만 상의는 현재 수줍은 열여덟이라고!! 절반은 아직 바야바라고!!!
걸쇠가 걸려있는 주방 창문이 앞뒤로 위태롭게 흔들렸다.
익스큐즈뭬!!! 개인사유물 파손하지뭬!!
 
- 있어요! 있어요! 잠시만요!!
 
주방 창문 뜯기기 전에 황급히 생존 여부를 알리고 티셔츠를 꿰입으며 현관으로 달려 나갔다.
낯선 무리들의 위협적인 등장에 또랑이는 일찍이 작은방으로 피신하여 자취를 감췄다.
의리 없는 애미나이.
살아가는데 있어 '으리'가 얼마나 중요한 건지, 언제 한번 김보성씨께 탁묘 신청이나 해야겠다.
 
 
 
 
 
 
제목-~1.JPG
 
철컥, 철컥, 철컥, 철컥.
떨리는 손으로 4개의 잠금쇠를 빛의 속도로 해제함과 동시에 바깥쪽에서 문이 확 열렸다.
자연히 손잡이 잡은 채로 앞으로 홱 딸려 나갔고 마당 앞으로 강제소환 되었다.
눈앞에는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119 구조대원 대여섯 분이 급박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내 신변을 살피셨다.
선두에 계신 대원분의 손에는 무작스런 대형 절단기와 커다란 공구함이 들려져 있었다.
멘붕 상태에 조금만 더 늑장부렸다면 집 문짝 개작살날뻔 했다.
그 짧은 순간, 머릿속으로 만감이 교차되면서 앞뒤 정황이 맞춰졌다.
그들이 염려하고 있는 부분이 뭔지, 이 사태의 근간이 뭔지 대략적으로 짐작이 갔다.
 1. 독거노인 돌연사
2. 독거노인 고독사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당황스런 얼굴로 현재의 상황에 대해 물었다.
 
 

- 무슨 일이세요?!
 
- 똘짱씨 맞으시죠?!! 부산에 어머니 계시죠?!!
 
- 네? 네!!! 부산에 왜요?!!!
 
문제는 내게 아니라 부산 집에 생긴 건가?!

- 어머니께서 따님 연락 안 되신다고 신고하셨습니다. 괜찮으세요?
 
아니구나. 역시 내가 원흉이었구나.
 
- ............네, 괜찮아요. 그냥 자고 있었어요.
 
 
 
24시간을 퍼질러 잔 것도 아니고 평균 수면 시간 8시간 내외로 쉬고 있었을 뿐인데 왜 이 사단이 난걸까.
휴대폰이 꺼져 있는 게 한두 번 있는 일도 아니고,
놔두면 보통 만 24시간 내로 다시 살려놓는 편이고,
‘무소식이 희소식’ 배틀할 때는 나흘이고 일주일이고 연락이 뜸할 때도 종종 있는 편이고,
더군다나 어제 아침에는 사이좋게 아빠 흉을 보며 안부 통화까지 하지 않았던가.
너무나도 평이한 일상 속에서 생각치도 못한 불시의 해프닝이라 얼떨떨함이 가시지가 않았다.
우려와는 달리 지극히 멀쩡한 내 모습에 우선은 한숨 돌리신 구조대원분께서 입을 여셨다.
 
- 전화기가 계속 꺼져있다고 하는데 무슨 일 생기신건 아니죠?
 
- 아니요. 오늘 비번이라 푹 좀 자려고 폰을 꺼뒀는데.....
 
결국엔 이렇게 그대들의 성대한 급습으로 평화는 깨지고 말았다.....라는 뒷말을 삼키고
구조대원분들을 향해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눈빛으로 호소했다.
 
 
 
 
쏩~1_1~1.JPG
 
데둉합니다!!! 바쁘실 텐데 저 까짓것 때문에 시간낭비에 이리 수고로운 행차를 하시게끔 만들어서 데둉합니다!!!
촌각을 다투는 사안으로 알고 급하게 오셨을 텐데 팔자 좋게 디비자고 있어서 데둉합니다!!!
멀쩡하게 숨통이 붙어있어 데둉합니다!!!
태어나서 데둉합니다!!!
 
- 별일 없는데 집에서 뭔가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바쁘신데 정말 죄송합니다.
 
- 아니요. 요즘에 혼자 사시는 분들 사고가 많아서 자주 있는 일입니다.
   아무 일 없었으면 다행입니다. 집에 바로 전화 좀 해주세요. 어머니가 많이 놀라신 것 같습니다.
 
- 네. 바로 할게요. 죄송합니다. 들어가세요~ 죄송합니다~
 
구조대원분은 부산집에 꼭 전화하라는 당부를 재차 건네며 걸음을 물리셨다.
구조대원분들께 너무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민구스러울 정도로 죄송해져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척척척척척척척척.
그들은 가실 때에도 오실 때만큼이나 소란스럽게 계단을 뛰어 내려가셨다.
짧은 시간 야무지게 휘몰아치고나간 폭풍우에 잠시 멍청하게 서있다 정신을 차렸다.
맞다. 집에 전화, 전화.
활짝 열려 있는 문을 안으로 잡아당기며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살짝 들자,
그와 동시에 여기저기서 창문이 탁, 탁, 탁, 드르륵 하고 닫히는 소리가 연달아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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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자살기도자로 소문나는 건 시간문제일 것 같다.
 
 
 
 
 
 
 
 
 
 
 
 
 
 
엄마에게 전화를 하자 신호음이 채 두 번 가기도 전에 반대편에서 비탄에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느끼고 있는 엄마였다.
 
- 왜 전화를 꺼놨어어~~~엉엉엉엉엉~~
 
- 엄마!! 뭔데 갑자기 그래? 방금 119 다녀갔잖아!!
 
- 너 무슨 일 생긴 줄 알고~엄마는 너무 걱정돼서 엉엉엉엉엉엉~
 
괜한 발걸음을 한 구조대원들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 신경질을 내버렸다.
다들 가만히 있는데 엄마가 괜히 분란을 만들어 일을 키운 것 같은 기분에
내 걱정에 가뜩이나 가슴 졸이고 있던 엄마에게 원망조로 입을 열었다.
 
- 그니까 왜 갑자기 그러는 건데. 폰 꺼진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진짜!!
  일어나면 내가 어련히 알아서 전화 할까. 그 몇 시간을 못 참고 왜 안하던 짓을 해서 사람을 놀래키고 그래!
  119한테 뭔 민폐야. 이게!!!!
 
 
참...지금 생각하면 내 강냉이를 털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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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에게]
 
나의 책망 가득한 대꾸에도 엄마는 그래도 다행이라며 엉엉엉~ 흐느끼셨다.
왜 그러는지 통 영문을 알 수 없어 답답한 마음에 가슴만 마냥 쥐어뜯고 있으려니
엄마의 울음소리 뒤로 아빠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 엄마의 흐느낌이 멀어지고 아빠의 걸걸한 음성이 이어졌다. 
 
- 야이노무 막냉이 기지배야~ 자정까지 연락 안됐으면 내가 KTX타고 올라갈라그랬어~인마~하하하하하하!
 
- 아니 그니까 왜에에~ 뭔 일 있었어? 집에?
 
- 늬 엄마가 간밤에 꿈을 꿨는데~
 
꿈자리가 매우 사나웠고,
그 속에 메인급으로 등장한 내가 아주 불길한 징조로 꿈의 휘날레를 장식했다고 한다.
(무슨 내용이냐고 재차 물었지만 부모님은 아직까지 입을 닫고 계신다. 입 밖으로 내면 부정 탈지도 모른다면서)
그래서 오전에 내게 전화를 했는데 전화기는 꺼져있고,
평소 같으면 ‘으이구, 게으른 우리 딸~’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사안이었겠지만
간밤의 꿈자리는 쉽게 무시할만한 계제가 아니었을 테고,
매시간 다이얼을 돌려보지만 전화기는 여전히 묵묵부답이고,
불안한 마음은 상황을 좋지 않은 쪽으로 해석-상상하게끔 부추겼을 테다.
그리고 이내, 혹시.........어쩌면.........설마!!!의 단계로 망상을 넓혀가다
결국 엄마의 머릿속에서는,
난 이미 불의의 사고를 당해 생사불명의 중태에 빠져있는 것으로 잠정 결론이 지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도출된 결과 값이 119였다.
생각보다 허무한 이유에 김이 팍 새는 한편
딸년의 생사여부에 전화기 앞에서 종일 벌벌 떨고 있었을 엄마를 생각하니
또 가슴이 쥐어 짜이는 기분이 들면서 콧날이 시큰해졌다. 엄마~미안해~ㅠㅠ
그에 반해 아빠는,
 
KTX로 타고 가면 요즘은 2시간 20분 만에 서울 간다~♬
나는 국가유공자라 KTX가 일 년에 여섯 번 공짜다.
이번 년에는 세 번 남았다. 왕복 가능하다.
너는 편도 5만원 넘게 나오지? 하지만 나는 공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항상 존경해라. 또랑이는 잘 있냐. 
 
의 순으로 대화가 이어졌다.
딸년 걱정 따위는 어데 가고 KTX 무료승차 뽐내기 연설하시다
또랑이 안부를 끝으로 통화는 마무리되었다. 뭐지? 이 신선한 의식의 흐름은ㅋㅋㅋㅋ
그 와중에 엄마의 곡소리는 BGM 식으로 희미하게 들려왔는데,
아빠의 유쾌한 음성과 맞물리니 뭔가 분위기가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졌다.
전화를 끊고 잠시 멍하니 앉아 있으려니 엄마로부터 문자가 수신되었다.
목안이 꽉 막히는 기분과 함께 가슴이 먹먹해졌다.
어설픈 맞춤법과 오타로 가득한 문자를 한동안 그렁그렁한 눈으로 훑다 멀찍이서 느껴지는 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문턱 앞에 앞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앉아있는 또랑이가 순진한 눈망울로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 또랑아, 이리와~
 
다정한 음성으로 부르는 그때였다. 
 
 
 
 
 
 
 
 
쾅쾅쾅쾅쾅쾅쾅!!
 
또랑이가 기겁을 하며 쏜살같이 작은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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옘~병!!! 후반전이여, 뭐여?!!!!
10분도 되지않아 다시금 발병된 문짝 소음 증후군에
심장 바이탈선이 일직선으로 그이는 기분이었다. 조만간 집에 전기충격기 좀 구비해놔야겠다.
가슴을 부여잡고 현관으로 튀어나갔다.
쾅쾅쾅쾅쾅!
 
 
- 똘짱씨~ 계십니까~?
 
좀 전의 119와는 다르게 안정되고 점잖은 느낌의 부름이었다. 
 
- 누구세요?
 
- 경찰입니다. 똘짱씨, 괜찮으세요?
 
아이구야. 신고를 골고루도 하셨네. 문을 열자 경찰 두 분이 서계셨고
나는 전후사정을 설명하며 다시 한 번 또 허리를 숙이며 사과를 드렸다.
이미 119에서 다녀가셨으며, 부모님께 생사보고를 마쳤고,
다시는 휴대폰 전원이 꺼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으며,
남은 여생 폰 배터리를 내 목숨보다 더 중히 사수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경찰 분들을 돌려보냈다.
그 후로 난 반시간 가까이 불 켜진 거실을 배회하며 추가 불시 급습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했다.
인근 군부대에도 연락을 넣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사진-2~1.JPG
 
엄마, 미안해ㅠㅠ 
 
 
 
그나저나 훈남 경찰분이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내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가셨는데 왜 연락을 안주실까.
선량한 시민의 신상정보를 캐내고서는 사용 목적을 밝히지 않고 잠수를 타다니!!
신고해야겠다. 나랑 혼인신고.
 
 
 
원출처 : 잉여인간 또랑이짱 http://ddongpudae.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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