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전임 대통령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거나 지방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막는 조항이 전혀 없습니다. 즉, 전직 대통령이 선거에 나올 의지만 있다면 국회의원 선거든,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지방 선거든 얼마든지 출마하는게 합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얘기죠.

하지만, 그동안 대한민국 정치사에서는 대통령이라는 직책은 모든 정치인들의 갈 수 있는 꿈같은 끝판왕급 직책이기 때문에 대통령직 임기를 마치고 나면 정계에서 은퇴하는게 관례처럼 여겨져 왔었습니다. 실제로도 1987년 민주화 이후에 많은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들이 대통령직 임기를 마치고 나면 정계에서 은퇴하고 야인처럼 지내왔었거든요.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비극적으로 서거하시기 전에는 대통령직 퇴임 이후에 정계 은퇴라는 관례를 깨고 부산이나 김해를 정치적인 근거지로 하여 다시 국회의원 선거든 지방 선거든 출마할 생각이 있으셨었다는 것이 본래의 계획이었다는 것을 알고나서 저는 깜짝 놀랐었습니다.

물론, 전직 대통령들이 국회의원 선거든, 지방 선거든 다시 출마하려면 퇴임 직전에 높은 지지율을 유지한채 퇴임해야지 이후의 선거에서도 정치 생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이 붙겠지만 정치에서 '절대'라는 말은 통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봤을 때, 전직 대통령이 또다른 선거에 출마하는 선례가 생갈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