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신부전을 앓고있는 달이입니다.
반려동물과 가족이 된다는 건
항상 이른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건가봐요..
11살이 조금 넘은,
아직은 떠나기에 이르다고 생각했었는데
신부전이라는 질환으로 조금 더 일찍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네요..
제가 결혼을 하며 가족이 되었던 달이는
처음 만났을때부터 너무 순하고 정말 착하기만한 순둥이여서
일곱아이들과 한번도 다투거나 투닥거리지도 않은 마음 따뜻한 가족이였어요.
가려움증과 피부의 변색으로 단순히 피부병일거라 생각하고 피부치료만을 했었는데..
갑자기 줄어드는 체중때문에 서울에 큰 병원을 내원했을땐 이미 신장기능의 10%가량만 남았다고 합니다.
발병의 원인을 독소가 있는 음식물의 섭취라고 짐작만 할 뿐.
더 이상의 치료 방법도 연명의 가능성도 기대하지 말라 합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사료도 먹지 못하고 겨우겨우 꾸역꾸역 밀어넣은 약을들 다 토해내고
기운이 없어 내딛는 걸음마다 휘청거립니다.
다른 장기들에도 영향이 생기는지 행동도 느려지고 시야도 많이 좀아져 여기저기 쿵쿵 부딪히고 다니는 달이..
아주 어릴때부터 많은 반려가족들과 함께하며 이별을 해왔지만
여러번을 겪어도 절대로 무뎌지지 않는 슬픔이 있네요..
저는 또 어떻게 달이와의 이별을 준비해야 할까요..
더 많이 안아주지 못한거..
더 많이 놀아주지 못한거..
더 살뜰히 제대로 잘 챙겨주지 못한거..
후회만 가득 남았습니다.
이렇게 배곯아 말라기가전에 좋아하는 맛난 간식이나 실컷 먹여줄걸..
3주가 넘는 입원기간동안 떨어져있느라 마음고생했을 달이 생각에 정말 속이 상하네요..
병원에서 더 이상 할수있는게 없어 퇴원을 했는데
아픈아이를 바라만보며 아무것도 해줄수 없는 이 답답함이 또 한번 가슴 무너지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