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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이사오기전에
동네에서 돌아다니던 개가 있었는데 닥스운트 섞였는지 다리가 짧은 애였지요
혼자 뽈뽈대고 돌아다니는거 부모님이 불쌍해서 밥도 주고 그랬나 보던데
어느순간 저녁먹고 아버지가 담배피러 밖에 나가면 걔가 문앞에서 꼬리 헬리콥터 하고 있음
시크한 아버지는 그냥 두고 담배피시고 개는 옆에서 꼬리 돌리고
한동안 그렇게 지내다가 추운 겨울에 자꾸 집앞에 있으니까 어머니가 들어오라고 현관문 열어주고 커먼커먼 하심
처음엔 예의 차리듯이 주저하다가 쏙 들어와선 신발 놓는곳 거기에 딱 자리잡고 누움
위로 올라올까 걱정했었는데 안올라옴 그냥 거기에 있음
그렇게 몇달을 우리 식구들과 같이 걔도 낮에는 일가고 저녁에 퇴근하는 일상을 공유 하던중
새벽에 깨서 화장실 가려고 문을 열었는데 후다다다다닥 소리가 남
개는 현관에 앉아서 날보고 있고 ㅡ.ㅡ???
뭐지 하고 불을 켜보니 바닥에 진흙 묻은 개 발자국이 화장실까지 이어져 있었음
이녀석 알고보니 식구들 다 자는 시간에 용변이 급하면 화장실에서 처리를 했었던거 같음
사료랑 물은 있었으니 물을 먹으려고 간거 같진 않고
아침에 일어나서 부모님한테 얘기하니 이런 기특한녀석 하면서 엄청 이뻐하심
델고 키우고 싶은 생각이 다들 굴뚝 같았으나 낮에 사람이 아무도 없고 외로워 할꺼 같아서
그냥 이상태로 가기로 결정함
그 뒤로도 참 예의 바른 숏다리 였는데 보고싶네요
출처 | 경험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