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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 40대남의 감정찌꺼기와 반성
게시물ID : freeboard_19856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장에는gg
추천 : 4
조회수 : 60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2/03/15 09:40:55



오유를 20년 가까이 지켜보고, 가입하고도 몇년 후에야 처음 글을 써보네요.




40대 남성으로서 간간이 보이는 20대 글쓴이들의 깊은 통찰력에 


나도 저 나이때 저 정도의 식견을 가졌었나 반성하게 되네요. 


그리고 이곳에서 특정세대를 비하하고 저주하는 모습은 꽤 오랫동안 


이곳을 기웃거리던 저에게는 상당히 생경하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20대 남성을 철부지 쯤으로 조롱하고 갈라치기를 하면서 


그들에게 현명한 판단을 바라는 것도 이율배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100분토론에서 유작가님이 그러셨죠. 


'각자의 세대는 각자의 문제점을 안고 있고, 항상 새로운 세대는 그 기성세대보다 더 똑똑했다. 


그러니 그 문제의 해결을 기성세대에게 바라지 말고 직접해결해나가야 한다.'


현재 일부 오유의 분위기는 저 말에 서두는 날려버리고, 선민사상을 바탕에 깔고 


한번 당하면서 X되보라는 저주에 가까워 걱정스럽네요.




20대 남성들은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비교적 어린나이에 병역의 의무를 지고, 


나름 사회에 기여했다는 자긍심을 갖고 살아가는 남성들이 대다수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국가와 사회가 그리고 기성세대들이 그들에게 그것이 신성한 국방의 의무라고 했었자나요.




하지만 실제로 신성하지 못했던 군복무에 대한 인지부조화는 DP같은 넷플릭스 시리즈를 


전세계적으로 히트시켰고, 이런 불편한 진실은 2030세대와 4050세대가 다르지 않습니다.


남자로 태어나서 자괴감들고 존재자체가 불편해져야 하는 그들에게  


왜 기성세대의 청구서를 자신들에게 들이미는지 오해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설사 그랬다고 한들 기울어진 언론과 여론에 선동당했다는 핑계는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요?)




위에서 언급한 사실의 나열만으로도 이번 선거결과를 한세대의 치기어린 투정과 


광기로 몰아부치기에는 너무 나갔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전 미국대선에서 공화당 트럼프가 당선됐을때,


국내에서는 세계시민 미국유권자의 수준이 그것밖에 안된다고 조롱할 당시, 


미국내에서는 PC주의에 대한 고찰과 반성으로 이어졌죠. 


당장 아가들이 보는 만화영화 '쥬토피아'에서도 이런 고민이 느껴지거든요.


이미 그들은 그때부터 이러한 상황을 깊이 고찰하고 있었던가봅니다~




어쩌면 시대의 흐름과 고민을 놓치고 있는 이는 저를 포함한 4050선배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성세대로 편입되어 가고 있는 세대들이 이러한 PC주의에 빠져 정작 


그토록 비판했던 6070세대를 답습하며 너무 빨리 늙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요.




유작가님이 그러셨잖아요.


(유작가님을 포함한) 저 같은 기성세대들이 중요한 결정을 할때 부모세대에게 물어보면 


"아휴 나같은 늙은이가 뭘 알겠나. 니들이 더 배우고 똑똑하니 니들말이 맞지"


그런데 그 세대가 정작 늙어서는 자식들에게는 하는 말이


"니들이 뭘안다고 까불어. 아무것도 모르는 것들이..." 


유작가님 본인이 본인세대를 아주 고약한 세대라고 성토하자나요.


우리는 그 세대를 항상 깨우쳐야할 대상으로 여겨왔고... 현재의 우리모습이 과연 뭐가 다를까요?




특히나 최근 오유를 관통하는 특정세대, 특정성별을 성토하는 이런 분위기는 정말 위험한것 같습니다.


분명 반드시 짚고 넘어가고, 해결해야할 문제점들이 눈에 보이거든요.


솔직한 말로 5년마다 대중에 선택에 따라 갈려져 나가는 정치인이 무슨 권력이 있을까요?


이 나라의 수구세력과 기득권들은 항상 그자리에 있어왔습니다.


대중을 가축으로 묘사하던 영화대사처럼 수구세력은 항상 민주세력을 가축 혹은 홍위병정도로


매도하고 비하해왔고 그것이 그들의 특기입니다.




그런데 박원순, 김경수, 조국 등이 갈려나가면서 뭔가 느낀것 없나요?


우리는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강요가 인륜을 저버렸을때 발생한 많은 사건들을 학습하지 않았습니까?


나치즘과 문화대혁명이 바로 그렇게 일어났었고, 불과 얼마전까지 디씨나 일베, 메갈이 아닌 


비록 3%가 안되는 지지를 얻었지만 엄연한 공당에서 


스스로 삶을 마감하신 3선 시장의 추모를 거부하고,


수감생활중인 정치인의 조부상에 보낸 화환을 문제 삼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 모든 정치적 올바름도 인간을 바탕에 둔것이고 인륜을 저버릴 수는 없을텐데도 말이죠.

  



그리고 국내정치든 국제정치든 그에대한 정치적인 결정이 


항상 윤리적인 정의로움과 올바름을 바탕에 두지는 않았습니다.


최근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랬고, 미국 민주당의 오바마정권이 한일문제에 있어서는 


한국에 가장 가혹했음을 잊으셨나요?


인간의 존재자체가 정의와 양심에만 바탕에 두고 있었을까요?




한때 화재를 일으켰던 '정의란 무엇인가'란 열풍은 '정의는 이것이다'로 


정의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정의하기 어렵다'는 거였죠.


인간은 그냥 존재할 뿐이었죠. 원소와 원소의 공유결합으로 이루어진 이 생명체를 


분자단위로 아무리 쪼개어봤자 정의나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원소는 발견할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느끼는 이 감정과 갈등은 계속해서 고민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숙제라고 생각해요.


역사가 반복되는 이유는 역사적 사실은 학습할 수 있어도,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감정까지는 답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죠.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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