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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에 글씁니다..좋아하는 시 한편 올립니다
게시물ID : sisa_11985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WhiteEx
추천 : 4
조회수 : 37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03/10 22:19:03
亂離潦到白頭年(난리료도백두년)
난리 통에 어느새 머리만 희어졌구나
幾合捐生却未然(기합연생각미연)
몇 번이나 목숨을 버리려 하였건만 그러지 못하였네
今日眞成無可柰(금일진성무가내)
하지만 오늘만은 진정 어쩔 수가 없으니
輝輝風燭照蒼天(휘휘풍촉조창천)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만이 아득한 하늘을 비추는구나.

妖氣晻翳帝星移(요기엄예제성이)
요사한 기운 뒤덮어 천제성(天帝星)도 자리를 옮기니
久闕沈沈晝漏遲(구궐침침주누지)
구중궁궐도 침침하고 낮 누수(漏水)소리만 길구나
詔勅從今無復有(조칙종금무부유)
조서(詔書)와 칙서(勅書)도 이제부턴 다시 없을 것이니
琳琅一紙淚千絲(림랑일지루천사)
아름다운 한 장 글에 눈물만 하염없구나.

鳥獸哀鳴海嶽嚬(조수애명해악빈)
새 짐승도 슬피 울고 산과 바다도 찌푸리네
槿花世界已沈淪(근화세계이침륜)
무궁화 삼천리가 이제는 망했구나
秋燈掩卷懷千古(추등엄권회천고)
가을 밤 등불아래 책을 덮고서 옛일 곰곰이 생각해 보니
難作人間識字人(난작인간식자인)
인간 세상에서 지식인 노릇하기 참으로 어렵구나.

曾無支廈半椽功(증무지하반연공)
일찍이 조정을 버틸만한 하찮은 공도 없었으니
只是成仁不是忠(지시성인불시충)
그저 내 마음 차마 말 수 없어 죽을 뿐 충성하려는 건 아니라
止竟僅能追尹穀(지경근능추윤곡)
기껏 겨우 윤곡(尹穀)을 뒤따름에 그칠 뿐
當時愧不躡陳東(당시괴불섭진동)
당시 진동(陳東)의 뒤를 밟지 못함이 부끄러워라.

3수가 가장 슬픈시인 이 시는 황현 선생님의 절명시입니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친일과 독재에서 독립하지 못한
현실이 지금의 심정과 같아 올립니다.

세상에 환멸나지만..저 시를 쓴 선생님의 마음
죽음을 앞둔 자세의 우국충정을 보면..더 가슴이 아파옵니다.

여러분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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