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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쪽은 지면 분노하는데 우리쪽은 지면 슬퍼하는 이유
게시물ID : sisa_11984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호랑호수물결
추천 : 10
조회수 : 944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22/03/10 19:04:45

 도대체 왜 그럴까. 

 

저쪽은 단체로 E성향이고

 

우리는 단체로 I성향인가 싶었는데

 

저쪽이야 지들 생각대로 정책이 운영되지 않으니까 열받지 

 

하지만 결국 나쁘게 흘러가진 않거든

 

그러니까 열받고 마는 건데

 

우리는 저놈들이 하는 뻘짓 똥누고 분탕질 치는 거 눈에 빤히 보이고

 

당장 내 삶과 생활에 어려움이 느껴지니까

 

졌을 때 깊은 좌절과 슬픔을 느끼는 거다. 

 

한마디로

 

좆될 것 같지만 좆되지 않으면 분노하고 말지만

 

좆될 것 같은데 진짜 좆되니까 슬프기까지 한 거다.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이동하는 사막 신전;

바람의 기둥이 세운 내실에까지 모래가 몰려와 있고

뿌리째 굴러가고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린다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끝내 자아를 버리지 못하는 그 고열의

신상(神像)이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한번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내가 자청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한낱 도덕이 시킨 경쟁심;

그것도 파워랄까, 그것마저 없는 자들에겐

희생은 또 얼마나 화려한 것이었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의 말을 넣어주는 바람이

떠돌다 지나갈 뿐

나는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그 누구도 나를 믿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다.

 

- 황지우의 뼈아픈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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