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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생존하기를
게시물ID : sisa_11982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rty15315
추천 : 1
조회수 : 30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03/10 14:08:33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분소가 세워지고, 많은 사람들이 분향을 갔을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슬픔의 눈물을 흘리고 있을때, 난 왠지 눈물이 수치스러웠다. 내가 슬픔에 잠긴다는 것이 너부나 부끄러웠다.

나는 그때도, 지금도 나에겐 또는 우리들에게 울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궁금했다.

 

우리가 만들어낸 시스템안에서 우리가 모르게 작동하는 이익구조속에 나는 때로 이익을 보기도 하고 손해를 보기도 하겠지...

나는 세월호의 가장 큰 책임은 제대로 사고대처를 하지 못한 당시 정부와, 해경등 정부조직 무능함, 경직성, 조직이기주의 등

사고대처의 직간접적인 책임자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우리들은?

 

우리는 아무런 책임이 없을까?


그리고 그 사고는 언제나 TV속, 다른도시, 다른지역,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일까?

난 안산 토박이는 아니지만, 이미 안산에 터를 잡고 산지 15년 정도가 되어간다.

그리고 세월호사고가 났을때, 내 옆집 할아버지 손녀가 사고의 당사자였다.

그리고 몇 년 안되어 그 할아버지도 돌아가셨다. 물론 일면식도 적고 그저 오고가며 인사만 할 그런 사이였지만,

당시 세월호 사고는 그만큼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고 TV속에 나온 그런 사고가 아니라

언제든지 나에게 닥칠수있는 현실이 될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난 그저 운좋게 안당한 거라고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나 또한 사고의 공범자같았다.

나는 사고를 막기 위해 나의 안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나의 가족과 주변인들의 안전을 위해 어떤 행동을 했을까? 

 

난 내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나서 나 또한 가해자나 다름없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내가 가진 책임이 진짜 사고의 책임자들보다 크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사람들의 1/n만큼은 책임이 있구나랑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화량유원지에 눈물나려고 하던 내가 너무나 부끄러웠다.

 

뭐 그렇다고 내각 열성적으로 시위에 나가고 투쟁한건 아니다 그저 부끄러운만큼 기부하고, sns에 좋아요나 싫어요 누르고,

노란리본 달고 촛불집회에 두어번 참석한 것이 전부이긴하다. 최소한의 행동이 나에게 전부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가족들만이라도 천박함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했다.

뭐 성공했는지는 모르지만 나름 최소한의 행동만 한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도 내가 너무 부끄러워졌다.

 

이번 대선에서 2번남이라는 둥, 2030의 멍청한 선택이라고 이제 당해보라고 말하기도하지만,

난 또 물어본다. 4050들은 얼마나 행동했는가? 많이 쳐줘봐야 60%의 지지율, 대부분은 55%를 간신히 넘는 지지

이런 우리들이 뭔가 엄청난 지지를 보여준 것처럼 말하지? 결국 이번대선 패배의 책임은 결국 또 나 때문인 것 같다.

좀더 적극적으로 밭을 갈아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나는 행동하지 못한것 같다. 그래서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부끄럽고 미안하다.

그리고 우리아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그리고 우리 옆집사람들에게 미안하고, 동네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앞으로 천박함이 지배할 5년, 천박한 꾼들이 우리 위에서 국회의원이라고, 정부관료라고 윽박지르는 삶이 올 것 같다.

천안함이, 연평도가, 세월호가, 메르스가...반복되는 5년이라니... 어찌 생존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을까?

다만 그 운 나쁜 사고들이 나에게 만은, 내 아들에게는, 내 가족과 주변에게 만은 오지않기를....

 

이젠 무엇이라도 해야할 때인것 같다. 

 

천박함을 선택한 대한민국 48.56에게 몇가지 당부하자면...
우리사회는 언제나 우리사회 가장 약한고리들을 박살내면서 발전한 사회입니다. 나 또한 박살내는 것에 일조한 사람일지도 모르지요. 아마 5년 동안 당신들이 나쁜일이 일어날 확률은 매우 적을겁니다. 하지만 당신들 주변에세 가장 힘들고 아파했던 사람들 순으로 나쁜일이 일어나겠지요.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다면...다음 차례는 당신이 될 겁니다. 부디 그 천박한 인간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단 덜 천박한 사람이길 기원합니다.

나랑 같은 선택을 한 47.83분들...이젠 행동합시다. 아직 우리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어요. 투표하지 못했던 18세 미만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내 아들을 위해서라도 조금만 더 뭐라도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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