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
|
어제 대선후보 토론회를 보지 않았는데 주제로 EU TAXONOMY(줄여서 E.T.로 표기할게요)가 언급되었다고 하여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합니다.
저는 전형적인 문과생이지만 이과 영역에도 관심이 있어 과학 기사를 자주 봅니다.
E.T. 내용 중 기더기들이 핵발전에 대해 왜곡 기사들을 쏟아내고 일부 대선후보들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자기 주장을 펼치는 것같아 안타깝습니다.
Fact check에 한국 기사들은 맥락도 없고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핵마피아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정말 '배설' 수준의 기사를 쓰고 있어서 저는 실제 EU Commission(집행위원회)가 게시한 Rationale(해설서)와 BBC 그리고 The Guardian 등 해외언론을 기사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우선 용어를 하나 언급하자면 Nuclear Power를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원자력발전이라고 표현하는데 핵발전이 맞습니다.
일본에서 핵발전을 도입하면서 인류사적으로 유일하게 피폭 경험이 있는 국민들의 거부감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원자력이라는 유화적 용어를 사용했고 우주소년 아톰을 이용하여 용어를 세탁했다는 설도 있죠.
본론으로 들어가서 요즘 기사들 보면 "E.T.가 핵발전을 친환경으로 인정했다", "이 정부의 핵정책은 국제적인 시류에 맞지 않다", "원자력발전 폐기는 미친 짓이다" 등 자극적인 기사들로 도배가 되는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건 핵마피아와 건설사 그리고 언론의 프레임을 뿐입니다.
유럽집행위원회가 1년이상 핵발전을 그린에너지에 넣을지 말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고 이번에 넣기는 하였으나 그 세부 내용을 보면 제한이 아주 많습니다.
먼저 기술적인 면에서 보면
핵발전과 천연가스를 Transitional Activities로 표현해서 전환기에 사용할 수 있는 일시적 수단으로 규정하고 있고
If they meet certain targets라고 해서 일정 조건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만만치가 않아요.
우선 중저준위 핵폐기물 처리장이 기존에 있어야 하고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장도 지어야 합니다.
(한국은 경주에 중저준위 처리장만 있고 고준위 폐기물은 그냥 핵발전소 앞마당에 쌓여 있죠)
그리고 사용연료도 기존 연료가 아니라 ATFT(Accident Tolerant Fuel Technology) 즉 사고저항성 핵연료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거 상용화 된 것이 세상에 없어요.
(우리나라도 2026년 상용화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유럽의 원자력업계가 저 기준으로 건설할 수 있는 핵발전소는 전무하다고 반발하고 있고요.
정치적인 면에서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게 집행위원회 초안이라서 유럽의회에서 통과(27개국 중 20개국이 찬성해야)가 되어야 하는데 오스트리아, 북유럽 스페인 등이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고 통과되면 Legal Action(소송)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도 핵발전으로 먹고사는 프랑스와 석탄발전을 주로 사용해서 에너지 전환이 어려운 폴란드와 불가리아 같은 국가들 위주로 찬성하고 있어서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이 날지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핵발전이 친환경으로 판명났다는 기더기들 기사들을 보고 있지마 정말 어이가 없네요.
그리고 안철수 후보가 핵발전을 옹호하면서 핵폐기물처리와 관련해서 '파이프로세싱'을 언급하던데
정확히는 Pyro-Processing 이고 이게 한국과 미국이 10년을 연구했는데 아직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단계"입니다.
아마 친환경에너지의 기술발전(태양광발전의 효율성)이 더 빠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적어보았고 혹시 더 잘 아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댓글로 정보를 공유해주셨으면 합니다.
회원님들 쌀쌀한 날씨에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