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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기황후'에 대한 하찮은 어느 대중의 생각.
게시물ID : history_152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롸잇나우
추천 : 2/5
조회수 : 1315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04/09 01:20:29
안녕하세요. 저는 취미로 로맨스 소설을 끄적거리는 이십대 초반의 학생입니다.(아..소설은 BL이라는게 함정...헿)
요즘에 드라마 시작 전부터, 지금까지 40회가 넘어왔음에도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있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네 바로 제목에서도 아셨듯이 '기황후'라는
드라마입니다. '기황후'에대해 굉장히 말이 많은데 대충 찬반여론은 이렀습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과민반응 하지마라 VS 역사왜곡은 안되는거다!
이렇게요. 그래서 저도 한국을 살아가고, 한국의 미디어를 접하고 있는 한 대중으로서 하찮은 의견하나 내보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일단 앞서 말하건대, 전혀 '기황후'에 대한 옹호도 역사왜곡에 대한 옹호의 의도도 없음을 밝혀요.
솔직하게 저의 의식의 변화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처음에 기사로 '기황후'라는 드라마가 곧 방영할 것임을 접했습니다. 그때 배우진을 봤는데
정말 잘생기고, 예쁘고 거기다가 연기력까지 갖춘 배우들...그래서 더 많이 관심이 갔습니다. 사실 속물같겠지만 제가 어느 드라마에 한순간 매료되는
가장 결정적인 두가지가 있는데요..배우들의 외모와 사극이라는 점입니다. 사극도 정말 고전의상이 화려한 거요....속물같아서 죄송합니다. 여튼
그 이후로 '기황후'에 대한 기사들도 관심있게 보고, 첫방 날짜가 언제인지도 알아뒀었지요. 그때 기사들과 여론이 대부분 이랬었습니다. '희대의
난봉꾼 충혜왕이 선왕으로 미화된다는 건 말이 안된다' '매국노인 기황후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다니' 뭐 이런거요. 한마디로 충혜왕과 기황후의
미화에 대해 걱정과 비난 혹은 제대로된 비판이 쏟아졌었지요. 하지만 충혜왕도 수정을 해 왕유라는 가상의 왕으로 이름을 수정했고(충혜왕의 이름은
왕정입니다.) 무엇보다 속물적인 저에게 그런 비주얼은 꿋꿋히 1회를 챙겨보게 만들었습니다..사실 초반에 역사왜곡 여론에 대한 반감이 많았었어요.
초반부터 SNS에 기황후는 매국노다라며 글을 올리던 지인들이 있었는데 물론 지인들 전부의 역사지식정도는 제가 알길이 없겠지만 고등학교 동창이나
중학교 동창들은 거의 알지 않습니까? 역사시험점수라는 물리적 증거뿐만 아니라 역사시간에서 태도, 그리고 말할때 느껴지는 역사지식의 정도..
정말 역사의 역자도 모르는 그들이 기황후가 매국노니 어쩌니 하면서 개념코스프레를 하는데 사실 아 얘 제대로 안다 이느낌 보다는 제대로나 알고
이런 비판을 하는건지? 라는 의문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면서 기황후라는 인물에 대해 생각을 해봤지요. 이때부터 제 역사적 지식에 대한 의문이
끝도없이 쏟아졌던거 같습니다. '일부러 친원세력을 키운것도 아니고, 타국에 노예로 팔려가 운좋게 원나라의 첩이되고, 황후가 되고..그 자리까지
올라가는데도 많은 암투와 음모에 휘말려 밀려나지 않기위해 자신 나름대로도 노력을 했을텐데..그런 노력을 굳이 자신을 버린 나라에 대한 애국심으로
쓸 필요가 있는가? 가족과 생이별을 시킨 나라들에 대해 그렇게 애정이 크지는 않았을것이고, 기황후의 눈에는 그녀의 오빠들이 친원세력질을 하는 것이
어찌보면 나라에 대한 복수로서 방관했을 것이고, 때로는 어느정도 일조를 했을것이고..황후가 되어 애국심으로 자국을 도우는 것도 좋았겠지만
그런 교과서적이고, 도덕적인 일을 할 사람이 저렇게 SNS에 글 싸지르는 사람 중에 몇이나 될것이며, 더 나아가 우리나라를 통틀어 몇이나 될것인가'
혹은 '역사왜곡 드라마라면 지금까지 한국에 차고 넘치지 않았나? 명성황후, 동이, 야인시대..어쩌면 장희빈까지도..왜 가만히 있다가 유독 기황후만
대중몰이를 하는것인가, 왜 이제와서 이리도 역사왜곡에 과민반응을 하는것인가.' 이런 생각들을요..사실 SNS에 글을 싸지르는 그 지인들에 대한
분노가 컸었던거 같기는 합니다..여튼 이러한 반감을 가지고 꿋꿋이 본방을 신청했지요. 제가 본방을 그만둔것은 기황후가 본격 막장으로 치닫는
그 순간이었습니다. 보신분들은 아실텐데 박재인마마와 고려에서 끌려온 궁녀들이 승냥이를 고려로 보내주려할때 타나실리의 음모로 모두다 몽땅
모조리 말살되었었어요. 진심 모두 다 죽음..진짜 어이없는게 박재인 황제 아이가졌다고 하면서 되게 중요 조연으로 다뤄졌었는데 진심 허무..솔직히
한낱 궁녀(여기서 궁녀는 승냥이요.)구할려고 애기가진몸으로 마마가 나서는것도 겁나 이해안되고..여튼 너무 억지스러운 전개가 저의 본방사수를
그만두게 만들었고, 무엇보다 고려왕과의 삼각관계가 갈수록 부자연스러워지고, 저게 과연 저시대에 가능했나? 라는 의문이 들었었지요.(너무 자주
폐주가 된다는점, 고려왕이라는 사람이 원나라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은거 같다는점). 그러면서도 기황후에 대한 제 생각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기황후를 또 다시보기는 했습니다.) 그러던 중 또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작가와 배우들의 행보였습니다. 그들은 시종일관 드라마는
드라마로만 즐겨달라. 진지해지지 말아라 이런 말들 뿐이었습니다. 그럼 저들 중 그 누구도 진지하게 기황후의 이면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나?
라는 의문도 들고 저때의 제 입장으로선 작가들과 배우들이 저보다 우매하고, 어리석어 보였습니다.
 
 
 
그런 답답한 마음에 다른 타 커뮤니티 사이트에 제 생각을 올려봤는데 SNS와 똑같은 많은 댓글들 속에 어느 하나 긴 장문의 댓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두 작가중 한명의 국문과 후배되는 사람임을 밝히고 시작되는 그 글은 지금까지 저의 의문들과 생각들에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되는 계기를 주었지요.
작가라는 직업 자체가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고,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직업인데 그런 논란이 많은 인물을 무조건 적으로 미화하면서 정당성을 부여하
려는 것은 잘못된거 같다. 그리고 만약 그런 무조건적인 미화와 흥미위주의 삼각관계 시나리오를 만들려 했다면 제목을 특정인물을 지목하는 제목이
아닌 다른 제목으로 했어야했다.라는 댓글을 달아주셨더군요. 그 댓글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기황후의 이면적 모습, 단순히 견해와 관점의 차이를 보여주고자 했다면 이렇게까지 기황후를 미화시키는 스토리는 만들어내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관심이 없었거나 큰 대중몰이가 되지않았을뿐 지금까지 나온 역사왜곡 드라마들을 비판해온 자들은 분명히 존재했을 것이다. 어쩌면 이번
대중몰이가 이 역사왜곡의 끈을 잘라버릴수 있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그러면서 이어지는 생각들..'역사왜곡은 어디까지지?' '그렇게 팩트팩트를
따진다면 광개토 대왕 그리고 다른 수많은 정복전쟁으로 땅을 넓혀온 우리나라의 수많은 영웅이라 일컬어지는 자들...희대의 살인마라고 손가락질
받아야하지 않을까?' 궁금증이 끝도 없이 쏟아지더 군요. 그러면서 동시에 왜 이 나이때까지 이런 의문을 한번도 가져보지 않았을까, 역사를 배우면서
얘는 나쁜애, 얘는 착한애라고 손쉽게 넘겨버렸을까, 진짜 역사는 무엇인가..끝도 없는 의문들이 쏟아져나왔고, 사실...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했네요.
 
 
 
하지만 무조건적인 기황후에 대한 미화, 억지스러운 전개, 그리고 쥐뿔도 모르고 대중몰이를 하는 자들...이들 만큼은 잘못했다고 확신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제일 많은 댓글..'이완용도 미화하는 드라마가 나오겠다' 이 댓글에 대해선 기황후와 이완용을 동급으로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기황후는
노예였고, 이완용은 애초부터 관료였으니깐요. 매국의 시발점이 다르고 기황후는 원이 망하면서 풍비박산이라도 났지, 이완용의 후손들은 아직도
건재하고 있지 않습니까. 동급의 인물로는 생각하지 않으나, 이완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나올 가능성은 다분하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싶네요.
이상으로 하찮은 대중의 글이었구요..제 글에 대한 토론의 장 열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직 지식도 많이 부족하고, 생각도 많이 부족합니다.
 
 
역사에 해박한 분들이 저의 글에 대한 비판적 견해 달아주시면 정말 감사하겠구요. 지금까지 결론 안난 저의 의견들..에대해 많은 생각을 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취미로라도 소설을 쓰는 인간이..글이 똥글이군요..저도 아니깐 이에대한 악플은 사절해요. 저..유리심장입니다..ㅎㅎ 우윽!쿠크다스...
만약 묻힌다면 조용히 사라질 것이니..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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