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박이랑 ps5에서 받아서 해볼수 있다니까 혹시 있는분들은 꼭 해보시길.
보면서 느낀 것은..
그것은 그래픽이 그냥 이전보다 좋아서가 아니고 이 그래픽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들을 이전부터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고
이러한 결과물을 통해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랄까.
시대가 바뀜을 느낄수 있었던건 사실 얼마 전에 봤던 영상이 먼저인데, 이것임 :
개인이 취미로 만들 수 있는 퀄리티를 아득히 넘어섰음.
왜 이것이 가능해졌을까. 몇년간 블렌더로 깔짝이면서 깨달은건 정말 중요한건 레이트레이싱같은 유명한 기술들이 아니고 다름아닌 PBR 임. (물리기반렌더링)
1.
PBR이 있기 전에는 컴퓨터의 자원을 그래픽에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사람들이 제대로 알지 못했고, glossy / albedo 등으로 나름대로 구분해서 해석하고 있었긴 했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었고 결국 컴퓨터가 아무리 '정확해도'!= '사실같진' 않았음.
이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인데 헬보이2 정도로 최근 영화도 (2008년.) 그래픽이 꽤 좋아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옛날 렌더링 특유의 답답한 느낌이 있음.
다른 기술인 레이트레이싱 (=패스트레이싱 = 글로벌 일루미네이션 GI) 은 영화에서는 꽤나 일찍 쓰였는데 내가 확인할 수 있었던건 몬스터주식회사 (2001년.) 그러나 실제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여전히 레거시 렌더링의 답답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존나짱큰 컴퓨터로 빛의 반사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도, 빛이 어떻게 반사/흡수되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몰랐기 때문.
2.PBR이라는 이름이 명명된건 겨우 2014년이라고 한다. 물론 그 이전에도 포탈2 (2011년) 등에서 메탈릭/러프니스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실제 사용은 그보다 이를 수는 있지만, 어쨌든 유명해진건 그쯤이라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컴퓨터를 이용해서 현실에서 일어나는 빛의 반사를 어느정도 체계화해서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남아있는데, 그 PBR 소재를 어떻게 구할 것이냐. 거칠기를 입력하면 지대로 계산해주는데, 그 '거칠기만 따로 보여주는 이미지' 를 어떻게 구하느냐가 문제다.
몇년 전에만 해도 보통은 돈을 주고 팔았다. 도넛 강의로 유명한 블렌더구루가 사이트 홍보를 하면서 소재 '하나당 몇 달러'씩을 주고 팔고있었다. PBR은 비싼 소재였다.
그러나 그 몇년만에 판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첫째 이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누적되는 자료의 수.
https://ambientcg.com/ 은 1500개의 PBR소재를 받을 수 있는데 전부 CC0 (저작권 무료) 다. 운영자는 그냥 개인 한명으로 패이트리온 후원만 받고 이 일을 하고 있다. 실제 가보면 어지간한 재질은 다 있어서 그냥 갖다 쓰면 뭐든 만들 수 있다. (신이시여..)
두번째는..
에픽게임즈가 2019년 메가스캔을 인수하고 나서 언리얼 엔진 사용자 한정 모든 소재를 무료로 풀어버렸다!
근데 2015년에 언리얼 엔진 자체가 무료로 풀렸기 때문에 (!!) 사실상 16,000개의 에셋이 그냥 무료이고
심지어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지 않는다 해도 퀵셀브릿지 자체는한달에 고작 19달러이기 때문에 에셋 수를 생각했을때 PBR소재의 가격은 0원에 한없이 가깝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라는 것이다.
즉 현재 개인이 실사 그래픽에 도달하는 기술적 한계와 자본적 한계가 사실상 없으며 이것이 소재의 무한한 생성을 이끌어낸다.
3. 물론 PBR하나가지고 영화같은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앰비언트 오클루전을 포토샵에서 직접 에어브러시로 구현하던 시대와 비교하면 생산성은 천지개벽할 차이가 난다. 귀찮은 일은 전부 컴퓨터한테 맡기고, 인간이 할일은 오직 하나만 남는다. 구성.(composition)
= 화면상의 소재가 어떤 색으로 어떤 모양으로 어떻게 위치할 것인가? 인간이 할 건 그거밖에 없다는 것. 나머지는 컴퓨터가 해주니까. 수백년 전 어느 화가도 따라 못할 퀄리티로.
엥 저는 실사에는 관심 없는데요 할수 있는데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는 PBR을 씀. 그 의미의 실사냐 아니냐는 데포르메를 얼마나 할거냐에 달려있는거지 현실적이지 않은 소재를 사용한다는 말이 아님.
거기에 해당하는건 NPR이라는 개념인데 ( non-물리기반 렌더링) PBR이 앞에서 말한것처럼 압도적으로 편해진 시점에서 별로 쓰고싶지 않을거임.
연필 한번 안들어본 옆집 김아저씨도 끝내주는 감각으로 SF 단편 영화를 만들 세상은 더이상 요원한 일이 아니며 이 사실 - cg의 진입장벽이 극도로 낮아진 사회가 오고 있음 - 을 인지하고 있지 않으면 앞으로 변화할 미래에 대응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
게임영상 하나 보고 너무 진지해진것 같지만 어쨌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