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는 2003년인가...베타테스트때 시작하여 10여 년전 까지 환생 199번 하고 누렙 13000정도까지 찍었던
평범한 밀레시안 입니다.
지금에야 별거 아니지만 그때 당시엔 거의 모든 컨텐츠를 다 소모하고 할게 없어서 접었었죠.
지금까지의 온라인 RPG중에선 마비노기의 전투 시스템이 단연 최고라고 생각하고 살았었고
워낙의 최애게임이라
간만에 생각나서 와이프와 함께 접속해보았습니다.
캐릭은 22개 동물캐릭도 30여마리 있고 환생카드도 5개 있더군요.
하프서버에 거의 모든 캐릭이 다 있고 모리안 같은 서버는 사라진 모양입니다.
류트랑 골렘 울프에도 캐릭이 있긴 한데 키우진 않았습니다.
1. 접속하니 던바튼 광장이고 전과 다르게 사람도 별로 없고 썰렁하고
사람들이 뭔가 날개같은걸 다 달고있고 캐릭 주변에 이상한 장식들이 공중에 떠있고
몇몇의 캐릭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각자의 모션같은걸 취하며 움직이는게
상당히 생경한 풍경이었습니다.
2. 퀘스트도 엄청나게 있고 일단 뭐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어서
초보자채팅에 들어가서 물어보니 블로니인가 부터 먼저 하라더군요
아무 생각 없이 와이프와 블로니를 2단계까지 클리어했습니다.
결과는 누렙 13000->22500
와이프는 누렙 9000->22100
누렙 4000의 차이가 순식간에 붙어버렸습니다 - _-
무슨 누렙이 이렇게 초고속으로 올라가고 누렙 4000의 간극이 의미없어지는 황당한 컨텐츠인지....
게다가 전에 어렵게 만들었던 당시엔 초월 수준의 스펙이었던 무기들과 거의 동급 스펙인 무기들을 종류별로 다 줍니다.
옷이나 신발 모자 장갑까지 다 주네요.
3. 초고속 렙업으로 AP가 남아도니 스킬을 수련해봅니다.
기존에 있던 스킬들은 모두 1랭이어서 신규 스킬만 수련하면 됐는데.....
이건 또 무슨 신세계인지 수련이 너무 쉬워서 격투 마리오네트 인술 체인 총(정확한 이름이 뭐였을까요?) 등등
신규 스킬도 모두 1랭 하는데 2일 걸렸습니다.
전엔 한달 넘게 걸리고, 천옷만들기 같은건 몇달에 걸쳐서 수련하는 극악 난이도였는데
이렇게 쉬워지다니 지난 시간들이 좀 허무하게 느껴지는 충격이 ㅠㅠ
약셋도 엄청 비싼 물건이었는데 쓸모가 없어져서 버려야겠네요.
미획득 스킬도 꽤나 있는데 입수 방법을 몰라서 묻어둡니다.
4. 이제 던전을 가봅니다.
기존 던전들은 워낙에 무난히 쉽고....뭔가 더 쉬워진 느낌
그림자 엘리트 같은건 4인정도로 갔던것 같은데 솔플로 쉽게 도는 수준이 되었네요.
난이도 하향 패치가 있었나봅니다.
그리고 새로운 베테랑 룬다던전이라는 곳의 통행증을 어디서 났는지 모르겠지만 들어가봅니다.
몹의 피는 사악하고 다중인식에 인식범위가 엄청나니
기존의 마비노기의 가위바위보식 전투 플레이는 개나 줘버리고
윈드밀이나 돌고 총이나 체인으로 범위스킬 난사하는게(요즘 전투를 몰라서 가진거 가지고 하다보니...)
이건 타 게임의 스킬난사와 딜찍누와 다를 바가 없어진 느낌입니다.
게다가 렙업은 왜 이렇게 잘 되는지 수시로 렙업하는 느낌입니다.
5. 하우징을 기웃거리려 봤더니 경매장이라는게 생겨서 물품 거래가 엄청 쉬워졌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당시엔 꽤나 고가인 아이템들을 검색해보니 잡템 수준의 가치가 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키트로 재탕하고 또 재탕하니 물건의 가치가 보존이 안되었더군요.
화폐 가치 하락은 생각보다 심각하게 진행되진 않은 모양입니다.
그럭저럭 사고픈건 살 수 있는 가격이었는데
어차피 시간 지나면 가치가 폭락할 아이템이 무슨 소용인가 싶어서 사고픈 맘도 생기지 않더군요.
6. 은행에 가보니 각종 재료들이 쌓여있는데 이게 다 어디에 쓰는건지도 기억이 안나고
돈은 억단위로 보관 가능하며 수표도 천만단위로 발행이 가능한 신세계입니다.
인벤의 금화주머니도 싹 사라지고 숫자로만 골드를 표시하게 바뀐게
편해보이긴 하지만 금화를 드는 것 조차 인벤토리를 차지한다는 현실요소적 감성은 좀 퇴색되었다고 생각됐습니다.
7. 그렇게 수 많은 건의를 하고 염원했던 어드밴스 아이템 한번에 받는 기능이 생겼습니다!
와~ 이건 진짜 신세계! 캐릭을 일일히 하나씩 들어가서 아이템 받아서 펫에 넣어서
본캐로 일일히 옮기기를 20여번이나 했어야 하던 일이 클릭 몇번으로 끝나다니
진작 해주지 ㅠㅠ 그렇게 다들 원하던 기능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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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정도 플레이 했는데
일단은 간만에 접속하니 생소한것도 많고 할것도 많아서 적당히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편리해진 부분도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마비노기만의 불친절함이 사라졌다는 점 입니다.
전에 좋아했던 마비는.....진짜 판타지 세상에 들어간 '또 다른 나'를 경험해게 해준 게임이었습니다.
에린에 떨어진 밀레시안이 되어 처음엔 모르는 것 투성이가 당연하고
하나하나 NPC에게 말 걸어가며 알아내야 하는게 당연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무기를 쥐어주어도 싸울줄 모르면 라비일반에서 스켈레톤에게도 죽을 수 있으며
스킬 하나를 올리더라도 1랭이라는 달인의 경지에 오르려면 수 많은 수련이 필요했고
여신을 구출하기 위해 알베이던전에 가서 기브넨을 쓰러뜨리는데만
친구들과 3명이 힘을 합쳐 4시간의 전투가 필요했었습니다.
몇번이나 맞아서 땅을 구르고, 도망가서 서로 부상치료하고
서로 힐을 할 수 있는 스킬이 없어서 캠프파이어 켜놓고 모여 앉아서 피를 채우고
물약마저 떨어지고 장비의 내구도도 다 떨어져서
맨몸으로 맞서야 했던 절망적이었던 상황을 이겨내고
어떻게든 기브넨을 쓰러뜨렸을 때의 그 기분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진짜 판타지 세계에 갑자기 뚝 떨어져버진 모험자의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또 다른 내가 되어본다' 그것이 초대 팀장이던 나크님께서 말씀하신 마비노기의 컨셉이었었죠.
그게 너무나 충실히 재현됐던 게임 마비노기....
확실히 요즘 게임은 플레이의 편의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사람들이 하지 않겠죠.
캐릭은 만들자마자 정해진 길로 인도되어 착실히 렙업하고
손에 무기도 친절하게 쥐어주고 그래야만 하는게 요즘 게임이죠.
자동전투 같은게 애초에 될 수가 없는 마비노기는 진입허들이 매우 높은 게임일 것 입니다.
그래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블로니 같은 컨텐츠를 만들어 점프캐릭 수준의 레벨업을 가능하게 하고
수련을 쉽게하여 스킬을 빠르게 올릴 수 있게 한거겠죠.
그것도 또 나름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컨텐츠를 빠르고 쉽게 즐긴다는 재미도 있으니까요.
금방 다시 접을지 계속 할지 모르지만 일단 조금씩 해보려고 합니다.
너무 변해서 아쉽다는건 그냥 세월이 흘럿기 때문이라 받아들여야겠죠.
베타테스터 시절부터 하신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도 궁금하네요.
지금도 나름 재미있게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변해도..
G1 업데이트 당시의 즐겁게 플레이 했던 기억만으로도
앞으로도 마비노기는 저에게 최고의 온라인 게임일게 분명합니다.
여기서 같이 활동했던 분들은 이제 다들 접으신 모양인지 안보이네요.
놀라운건 인게임 친추창에 베타때부터 하시던 분들이 접속을 하시더군요.
간만에 접속했다고 기억하고 인사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ㄷㄷ
월요일 출근하자마자 한가하길래
계획도 없이 의식의 흐름을 따라서 쭉~ 써내려간 글이기에
내용이 뒤죽박죽일 수도 있습니다 ㅎ
플레이 하시는 분들 모두 즐겜하세요.
아 그리고....
그랜드마스터 퀘스트 이거 다 따야 하나요? 이걸 언제 다 하지 - _-
일단 전사는 그마였어서 마법 하나 추가로 땄는데 그 외에도...엄청나게 남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