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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땡전 뉴스를 기억한다..
게시물ID : sisa_11843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잠이최고
추천 : 12
조회수 : 704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21/11/23 15:16:44

..

아주 어릴적.. 국민학생이던 시절..

늦은밤 TV를 키면 뚜뚜뚜~ 땡~ 오늘 전두환 대통령께서는.. 으로 시작하는 뉴스..

어린시절 과거조차 희미해지는 지금도 그 장면만은 기억한다..

.. 이런게 세뇌교육이겠지..

 

항상 궁금했다. 저 인간은 뭔데 매일 밤 저리도 자세하게 저자의 하루를 소개하는 것인가...

나중에 알았다.. 그 사람이 대통령이란걸..

어린 나에게 비친 그의 모습은.. 뭐랄까.. 꽤나 위화감이 느껴졌다고 할까.. 호감은 아니었다..

일단.. 생긴게.. 뭐 저렇게 빻았나.. 라는 그런 느낌..

 

그리고 좀 더 머리가 컸을때 알았다.. 천하의 개호로새끼라는걸..

(그때부터 나에게 그는 영장류가 아닌 문어가 되었다..)

하지만 나의 집안에서 그는 신적 존재였다..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

박통때 월남에 끌려가고 사우디에 실려간 남정네가 득실 거리고

박통때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독일에 간호사로 팔려간 여자들이 득실 거리는 집안에서.. 그는 신이었다..

아마.. 집안 자체가 JP의 영향권에 있었던 덕분이기도 했겠지만

분명 그들의 눈에 비친 문어는 박정희의 환생이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박정희 같은 희대의 살인마도 경제라는 되도 않는 명분으로 신이 되었으니..)

 

그들의 정치세계에서 난 논외였고.. 빨갱이였고.. 나라를 팔아 먹을 매국노였다...

그들은 몰랐겠지.. 전적으로 내가 좌빨이 된건 당신들 덕분이란걸..

뼈에 사무치도록 들었다.. 그 둘의 신적 존재가 대한민국을 얼마나 부흥 시켰는지..

그리고.. 그에 따른 소수의 희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광주가.. 마산이.. 부산이.. 그들에게는 소수 집단이었던 걸까??)

헛소리..

이 나라가 발전한건 당신들의 핏값이었다고 말해봐야 이미 뼛속 깊이 세뇌된 그들에게 통할리 없다..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가진건 문어에 대한 반감이었고 가족에 대한 반항이었다..

그리고 파고 팔수록 두명의 신은.. 나에게 개호로새끼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가 되었다..

 

오늘 또 하나의 신이 사라졌다..

시간이 흘렀으니 우리 가족들도 예전만큼 광적이지는 않으나.. 

그의 죽음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 올까.. 궁금해졌다.. 하지만 물어 보지는 않겠지..


그의 빈소에 조롱을 선사 하리라

그의 무덤에 가서 침을 뱉고 오리라..

그의 영혼에 저주가 깃들기를 빌리라..

그동안 호의호식하며 천수를 다한 그에게 내 최고의 찬사를 보내리라..

그의 죽음에 즐거운 웃음을 띄우리라..

잘가라 한때 신이였던 존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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