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고르시라면 무엇을 고르시겠습니까?
저는 가장 먼저 스페인 내전이 생각납니다. 일단 공화파vs반란파의 수뇌부가 잘했느니, 못했느니에 대해서는 넘어가겠습니다. 섣불리 건드린다면 사상의 차이로 콜로세움이 열릴 것 같으니...
스페인에서 일어난 1931년 총선에서 공화파는 대승을 거두었고 알폰소 13세는 퇴위하여 프랑스로 망명하게 되고 이에 마누엘 아사냐가 이끄는 공화주의적 좌파정권이 출범합니다.
그러나 1933년 총선에서 각 파벌들의 연합이 해체되자 우파가 정권을 잡는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우파는 여러가지 정치적 실책으로 지지도가 떨어졌고, 좌파들은 1933년의 총선에서 교훈을 얻어 총연합을 시도합니다. 이로 인해 좌파들이 이번에는 선거에서 승리합니다. 이로 인해 우파들은 쿠데타를 주장하게 되고, 좌파정권은 이를 대비하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나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1936년 7월 18일, 몰라 장군이 모로코에서 반란을 일으킵니다.
많은 실책과 그리고 더 많은 실책을 양측에서 저지르고, 결론적으로 반란군이 승리합니다. 이는 프랑코의 긴 독재로 이어지게 됩니다.
스페인 내전은 대충 이렇게 요약되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제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국제여단입니다. 각국의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 아나키스트, 반파시스트 운동가 등 정말로 다양한 구성의 인원들은 국제여단을 결성하여 스페인 내전에 참전합니다. 훗날 불가리아의 독재자, 유고슬라비아의 지도자, 동독의 지도자 등 이런 좌파들의 명성의 시발점 또한 국제 여단이었습니다.
분명히 이런 모습만 본다면 순수한 이상주의자들...의 집합이 되고 저는 이러한 면면들을 정말 좋아합니다만, 결말이 좋지 못했던 사건으로 분류한 이유는...
아나키스트적인 성향이 강했던 통일노동자당이 소련에 의해 트로츠키주의자로 몰려 숙청되기 때문입니다.
태생적으로 아나키즘과 공산주의는 양극단에 설 수 밖에 없긴 하지만, 한창 내전이 벌어지는 사이에 저런 일이 같은 편 내에서 벌어진 겁니다.
내부 분열과 소련의 힘을 빌려 같은 세력을 공격해서 결국 불법단체로 만들어 버리는 상황, 이는 위의 이상주의적인 모습과는 전혀 상반되는 일입니다.
게다가 내전은 반란군(파시스트 세력들)이 승리했고요! 말 그대로 국제여단의 의도는 좋았으나 결말은 좋지 않았습니다. 소련에 의해 숙청된 자들은 스페인에서 탈출해야 했습니다. 그 중에 조지 오웰도 있었고, 그는 훗날 카탈로니아 찬가로 이 분노를 풀어냅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의도는 순수하고 좋았으나 결말이 좋지 못했던 사건들, 혹은 결말까지 좋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사건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