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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저를 도와주었던 형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19748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eibae
추천 : 3
조회수 : 52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1/10/13 09:14:52
이제 낼 모레면 서른인 나이지만 그래도 이따끔씩 생각이 나 글을 씁니다.

 

2006년당시 어린이날때 학교 친구들이 의림지를 가자며 얘기를 하고 있었고 친구들이랑 같이 놀고 싶었던 저는 그 얘기를 듣고는 같이 가도 되겠냐고 했더니 친구들이 알았다고 하더군요.

 

아버지께 어린이날 때 친구들이랑 놀러갈거라 용돈 몇만원만 주실 수 없겠냐고 하여 용돈을 탔고 그날 기대하며 아침일찍 처음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고 1시간쯤 걸려 제천시내에 도착하여 걸어서 의림지에 갔으나 아무리 기다려도 친구들은 그날 오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부산에서 전학을 와서는 부산촌놈이니 뭐니 텃세며 괴롭힘 잔뜩 당했었고 당시 초등학교 중학교가 붙어있는 시골학교에서 나이가 3살정도 많은 형이 학교 운동장에서 제 모자를 뺏어 괴롭히기에 제 모자를 찾기 위해 돌려달라고 덤비다 그 형의 셔츠가 조금 뜯어졌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제가 버릇없게 형한테 덤벼놓고는 옷가지 찢어먹었다더라는 식으로 소문이 났고 그때 이후부터 계속 왕따였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나름 친해져보겠다고 2006년 당시까지 3년이라는 시간동안 계속 애들에게 다가가던 중이었구요.

 

얘기가 조금 샜네요. 아무튼 그러던 중 왠일로 친구들이 나도 끼워주나 싶어 기대하며 갔던 의림지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의림지에서부터 다시 시민회관까지 걸어서 돌아가던중 다리도 너무 아프고 시내에는 아빠차만 타고 나갔지 스스로 버스타고 나가본것은 그때가 처음이라 주변사람들한테 길을 다시 물어서 찾아가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한 형님께서 저를 데리고 가서는 근처 마트안에 닭꼬치 파는 곳에서 사줄테니 먹으라고 하면서 닭꼬치도 사주시고 여기서 기다리면 버스가 올거라고 하며 버스타는 곳까지 데려다주시고는 같이 기다려주셨습니다.

닭꼬치 소스를 입에 묻혀가며 먹는데 형님께서 휴지가 없어 닦아주지 못해 미안하다하셨었고 저는 그때 가지고 있던 종이로 입을 닦았던 기억이 있네요 다 먹었을 때쯤 버스가 와서 이거 타고가면 될거라며 알려주시고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너무 오래전 일이고 이제야 그 형님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나이가 대학생쯤 되어보이던 형님이셨는데 실제 나이도 잘 모르겠고 너무 오래전 일이라 얼굴조차 기억이 나지 않네요.

 

한살 두살 나이를 먹으면서도 계속 그 형님의 친절을 되새기며 감사한 마음만 갖고있었는데 오늘 다시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만약에라도 그 형님을 만나게된다면 식사라도 한 끼 대접해드리고 싶습니다.

 

닭꼬치에만 정신이 팔려 그 형님의 얼굴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않은 당시의 철없던 제가 원망스럽습니다.

지금이라도 꼭 찾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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