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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이 떠올리게해준 뽑기와 달고나에 대한 회상
게시물ID : humordata_19237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xtremer
추천 : 2
조회수 : 143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1/10/06 10: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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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참 많은 군것질 거리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손에 꼽으라면 ‘뽑기’만 한 게 없었습니다. 

 

그 독특한 향과 달콤한 맛은 여타 과자나 사탕들보다 한단계 수준이 높은 정도였지요.

 

뽑기를 파는 곳은 주로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혹은 동네 놀이터 주변에 있곤 했습니다. 

 

각 동네마다 반경 500~1000미터에 하나씩은 있었던 느낌입니다. 이쪽 뽑기집이 닫았으면 다른 데로 원정?가기도 했으니까요.

 

 

주로 거의 모든 뽑기집의 모습은 포장마차가 아닌 파라솔에 천막을 둘러놓은 간단한 형태였습니다. 

 

특별히 간판이 있지 않아도 모든 사람들이 뽑기와 달고나를 먹을 수 있는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었지요. 

 

주로 담장이 뒤에 있고 전봇대에 딱 붙어서 바로 옆에는 가게?를 싣고 다니는 리어카가 놓여있었습니다. 

 

날씨가 추울 때는 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천막으로 한바퀴 두른 모습, 그리고 따뜻할 때는 앞쪽 혹은 옆면이 트인 형태로 바람을 살짝 피할 수 있는 방향을 향했습니다. 

 

주로 옅은 파란색과 하얀색이 섞인 스트라이프 무늬의 천막지가 다른 포장마차와 더불어 마치 트레이드마크 같은 색상을 가졌었습니다. 

 

파라솔을 세웠기 때문에 천장이 높지 않아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쭈그리고 앉아야 했고 뽑기집마다 주인아저씨 혼자만 목욕탕의자에 앉아있거나 두어 개 손님을 위한 낮은 의자가 있곤 했습니다. 

 

가운데 파라솔 기둥바로 앞이나 뒤에는 작은 상자가 조리대의 역할을 하고 있었고, 

 

그 양옆에는 연탄불이 타고 있는 연탄화로가 놓여있었습니다. 

 

연탄화로 하나는 주인아저씨 전용으로서 다른 사람들은 절대 손 못 대게 하는 유일하게 뽑기가 생산되어 나오는 화로였고, 또 다른 화로 하나는 손님들이 직접 국자를 달굴 수 있도록 하는 셀프 화로였습니다. 

 

주인아저씨 손 닿는 곳에 물이 담긴 통도 하나씩 있었는데 이 통은 사용한 국자를 설거지하는 통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되게 더럽네요. ㅋㅋㅋ

 

 

뽑기집마다 세부적인 조금씩 다를 수 있었지만 대부분 기본적으로 메뉴가 비슷했습니다. 

 

먼저 ‘뽑기’는 기본적으로 원하는 모양을 찍어 주시 되, 뽑는데 성공할 시 나오는 보상이 달랐습니다. 

 

쉬운 거 뽑으면 하나를 더 만들어주곤 했고, 어려운 거 뽑으면 ‘달고나’를 주기도 했는데 그건 전적으로 주인아저씨 마음이었습니다. 

 

어떤 뽑기집은 쉽게 뽑을 수 있도록 바늘 혹은 핀을 준비해주는 곳도 있었고, 어떤 곳은 뒤에 침 바르면 반칙이라고 보상을 안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역시나 모든 룰은 주인아저씨 소관이었지요. 

 

지금 생각해봐도 신기한 건 뽑기집에서 먹는 뽑기 맛은 제가 직접 만든 것들보다 언제나 맛있는 건데요, 

색깔부터 아주 옅은 갈색에 소다의 양도 적당해서 절대로 쓴 맛이 없는 그야말로 기가 막힌 맛이었습니다.

 

 

다음 메뉴로는 ‘달고나’가 있었습니다. 

 

각얼음처럼 생긴 덩어리였는데 뽑기용 국자보다 약간 큰 국자에 달고나를 넣어 나무젓가락 하나와 같이 줬습니다. 

 

그 하나 더 있는 손님용 연탄 화로를 이용해 나무젓가락으로 저어가며 녹였습니다. 

 

다 녹으면 주인아저씨한테 “다 녹았어요” 말씀드리면 소다를 넣어주면 다시 가열하며 젓가락으로 저어 살짝 부풀었을 때 국자를 들고 젓가락으로 열심히 퍼 먹었습니다. 

 

먹다가 좀 꾸덕해지면 다시 살짝 가열해서 녹여먹기도 했지요. 

 

너무 오래 가열하면 국자 태운다고 혼나기도 했습니다. 

 

보통 달고나는 뽑기의 두배 정도 가격이었는데 맛은 뽑기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밖에 뽑기를 그냥 먹는 ‘먹기’가 각 가게 별로 다양한 형태로 존재 했었습니다. 

 

뽑는 모양이 없이 누르기만 한 민짜 뽑기, 

 

두꺼운 덩어리의 먹기, 

 

두꺼운 덩어리를 설탕에 한번 굴린 먹기, 

 

국자를 그대로 건내 받아 그대로 젓가락으로 퍼먹다가 많이 식으면 다시 가열해서 먹던 먹기, 

 

나무 젓가락에 끼워주던 먹기 등… 

 

주인아저씨의 개성과 손님들의 취향이 만들어낸 먹기들이 존재했습니다.

 

 

80년대까지는 여기저기 많이 존재했던 것 같은데 90년대 초부터는 조금씩 사라지사 시작한 것 같습니다. 

 

명동이나 신촌 같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 만들어 놓고 비닐에 넣어 판매하는 비싼? 뽑기들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게 다 인 것 같네요. 

 

집에 뽑기 셋트를 구매해서 설탕과 소다만 있으면 언제든 해먹을 수 있지만, 그 당시의 느낌과 맛은 이제 다시는 느낄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달고나를 먹었던건 80년대 말이었던듯하네요. 

 

여러분은 언제 어디서 뽑기를 사 드셨었나요? ^^

출처 내 기억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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