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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에 30대 공장직에 관한 글을 보고 나도 한마디...
게시물ID : freeboard_19735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똥보다설사
추천 : 2
조회수 : 52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1/09/26 23: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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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하단 요약 있음

 

 

본인은 30대 후반에 접어든 생산직,현장직 출신 남자임

 

베오베의 글을 보니 혹시 어린 친구들이 생산현장직에 대한 거부감만 생길까봐 본인 이야기를 해볼 생각

 

 

20대 초반.. 나도 생산직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음..

단순히 '공장일' 이라는 이유만으로.. 폼나지 않는다고 생각한건지..아무튼 싫었음!

 

이런저런 일들을 하며 조금씩 모은 돈+부모님지원(이것도 은행빚)으로 작은 카페를 차렸지만 1년도 안되어 빚만 남긴채 완전히 망함..

 

빚은 갚아야하는데 돈은 없고..할줄아는것도 마땅히 없어서 구직사이트만 한달을 본것같음

그때도 아직 어릴때라그런지 공장일을 피하고싶어서 이리저리 눈굴리느라 시간만 보낸것같네..

 

여튼! 공장일이라 하더라도 일단 돈을 벌면서 다른 일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생산직 주,야 2교대 공장을 들어가게됨

이력서 넣고 면접도 보고 기다리는데 속으로 무슨 공장일을 면접까지 보라는건지 싶었음

다음날 언제 출근 가능하냐고 연락이 오길래 공장이 타지방에 있으니 이틀뒤부터 출근하기로 함

 

첫출근..

분명 나는 입사를 했는데.. 아무도 나를 신경도 안씀

다들 자기 일 하고 누구하나 말걸어주거나 일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음..

두시간쯤 남들 일하는거 지켜보다가 그냥 빗자루부터 잡고 큰 쓰레기는 손으로 줍고 작은 쓰레기들은 빗자루로..

이렇게 1주일정도 청소만 하고있으니 한 남자가 오더니 이거 한번 해봐라..하고 일을 시키기 시작..

드디어 뭔가 일을 한다는생각에 엄청 집중해서 시키는일을 시작..

그러다보니 한명 한명 다가오더니 이것 저것 나에게 일을 시킴.. 너무 좋았음!! 왜냐면 나랑 같이 입사한 직원들이 10명이 좀 넘었던 기억인데

3일도 못버티고 집으로 돌아간 인원이 태반이고.. 나 따라서 청소하던 사람 두명 포함 총 3명만 남아있었던 터라..

뭔가.. 난 살아남았다는 느낌?.. 그런 느낌이 든 후부터 다른 일자리고 뭐고 일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함..

그런거지... 모든게 내가 알던게 아니니 새로운걸 배우는 느낌?? 이 느낌 은근 중독되면 못빠져나옴ㅋㅋ

그렇게 일하다보니 4년이 훌쩍 지나감..

 

아!! 베오베의 글 처럼 나도 처음 일 할때는 주,야 2교대였고 쉬는날 없이 한달 풀로 일했을때 350만원 언저리쯤 벌었음..

정말 할짓이 아니긴 함.. 체력이 빠진다는게 이런거구나..하고 몸으로 바로 느껴짐

 

다시 본론으로..

4년이 지난시점.. 회사의 일거리가 줄기 시작함...

생산직 다니시는분들은 다들 알겠지만..경력 4년?? 이거 쳐주지도않음.. 제일 밑바닥이라고 생각하면됨

그럼 어떻겠어?? 일거리가 줄어드니 사람도 줄이겠지... 퇴직금 + 2개월치 기본급 받고 짤림ㅋㅋㅋ

 

그때 나는 아직 빚을 다 갚지도 못한 상황이라 바로 같은 직종의 다른 공장을 알아봄..

내가 다니던 회사의 반토막 수준도 안되는 아주 영세한 업체에 입사를 함

월급도 토막남... 급여 약 260만원정도..

하지만 그땐 관련업계 일이 다 없어서 돈을 벌수있다는 생각으로 그냥 일을 시작..

첫 출근을 했더니 작업자들 전부 외국인임..우즈벡,태국,베트남,중국,인도네시아..이때 동티모르라는곳도 처음 알게됨

거기에 한국인은 나 혼자..... 약 1년동안 진짜 돈만 생각하며 구직사이트 검색하며 일했음... 나는 이곳을 떠날거다..라는 생각으로..

1년동안 일을하니 한국인이 나밖에 없어서 그런지 현장 반장으로 진급이 되었음... 어이가없지ㅋㅋ 5년경력에 반장이라니..

지금 생각해보면 영세업체라..그냥 현장을 알고있는 한국인이 필요했던것같음

 

반장을 달고나니 월급이 300정도로 뛰었음

하지만 나는 만족하지않았고(그전에 받던 급여가 있으니...) 1주일에 한번정도는 구직사이트를 둘러보며 다시 1년정도를 더 버팀...

그러다가 규모가 큰 회사에서 관련업종 경력자를 구한다길래 얼른 이력서 접수!

면접에서 배짱을 부림.. 나 반장이니 여기서도 반장 해야겠다.. 직급 달라!!!

근데 워매 이게 통했네????

6년차에 업계내에선 알아주는 기업의 반장으로 취직함...

 

이때부터 내 인생의 드라마가 시작됨...

 

같은 회사의 해외법인에 우리 부서를 증설하게되는데 때마침 사람이 필요한거야..

근데 우리 회사는 지원이 아닌 차출...

본사에서 기존 직원들을 놓아주기 싫었는지 나더러 가라네?

급여는 현재 급여의 +30%..거기다가 주재비용,혜택 추가

 

안갈 이유가 없었음..

 

그리고 해외에 온 이후 계속 일을 하는데.. 현지인들(작업자)를 관리만 하면 됨..

현장,생산 일 그닥 할일이 없고 막힐때만 사무실에서 나가서 일 하면됨

 

 

그리고 지금 현재 나의 상황을 말하겠음

 

위에 말했다시피 나는 주재원임!

급여는 세후 실 급여가 570만원정도..환율에따라 많게는 10만원정도 왔다갔다함..

보너스는 따로 정해진건 없지만 지금까지는 연 300% 이상은 무조건 받았음(2021년 9월 기준 이미 150% 수령함)

직책? 이게 중요함! 현재 내 직책은 '부서장'임

우리 부서에는 서무 2명,서무번역 1명,현장통역 1명,현장관리 1명,중간관리 12명,직원 128명이 고정

그중에 내가 대장임

나는 현재 현장 일 안함.. 생산현황을 취합하고 자료로 만들고 그걸 회의 또는 본사에 보고할수있도록

그 내용들을 머릿속에 넣어놓기만 하면 됨. 하지만 나는 엑셀,파워포인트 모름..서무 다 시킴..그리고 번역직원이 번역해서 나에게 보고함

(물론 문제가 발생하면 내가 해결해야함..이건 당연한거! 그렇지만 보통 문제가 발생하면 이렇게 저렇게 하면된다..라고 지시만 해주고 실제 일은 현지인들이 다 함ㅋㅋ)

 

복지로는 아파트,차량,기사 지급되고 연2회 한국 왕복 항공권 지급(10일씩 휴가2회)

결혼하게되면 주재원 혜택은 더 늘어남(가족 거주지원 및 자녀 학비지원등)

 

지금은 주,야 교대따위 없이 8시 출근 5시 칼퇴!

 

탈모따위 없고 좋은거 다 먹으며 누릴거 다 누리고 살고있음

지금 생산직 딱 11년차임!

 

물론 나는 잘 풀린 케이스이겠지만...

생산직 취직을 생각하고있는 사람들이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일이 있을까봐 글을 썼음

 

내가 하고싶은말은.. 생산직이라고 겁먹지말고..생산직에 있는사람들은 기죽지말라는거임

어떤 직종이든 힘들고 어두운 부분이 있을것이지만 또한 밝고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고 생각함

생산직도 똑같음! 열심히 일 하다보면 기회는 꼭! 반드시!! 찾아옴

그러니 다들 하고자 마음 먹었다면 그 마음 흔들리지말고 열심히 일하기 바람..

끝!

 

요약

1. 쫄딱 망해서 생산직 공장 취직함(300만원 중반대 급여)

2. 빚때문에 닥치고 일 함

3. 하다보니 나도 모르는새 이미 나는 경력자(단순작업자 -> 엔지니어)가 되어있음

4. 현재 코스닥 순위 100위 초반대 회사의 해외법인에서 일하고있고

   급여는 세후 실급여 570만원 정도 받음(다내꺼!)

5. 현지에서 10살 어린 외국인 여자친구 만남. 내년 결혼 예정

   (여자친구는 예쁘고 날씬하고 착하고 글래머이고 눈이 삐었음)

 

결론

생산회사는 생산직이 왕이다!

기죽지말고 자격지심 갖지말고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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