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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판매상을 피해 중국으로 도망간 썰 푼다
게시물ID : humordata_19190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쇼미더돈
추천 : 10
조회수 : 268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1/08/30 13: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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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쥐어짠 오징어입니다.

 

배경 지식: 쓴이는 영국 빈민촌에서 홈스테이하며 자람. 동네에 불법이민자, 갱단, 마약판매상은 default로 존재함. 경찰도 무서워서 잘 출동 안함. 무법지대임. 브리스톨의 이스튼이란 곳이었는데... 참으로 으메이징한 곳이었음. 

 

백인과 동양인은 흑형들에게 두들겨맞느라 바빴고 가정에 부모님이 둘 다 있는 집은 오히려 놀림거리였으며 남자애들은 마약을 일상적으로 했음 ㅠㅠ 여자애들은 남자와 연애에 목숨걸다 우후죽순 십대에 임신함. 얘들아 공부안하니? 안함.  


그와중 동네에 이케아가 입점함.... 이케아가 진짜 수많은 생명을 살렸음 ㅋㅋㅋㅋㅋㅋ그래서 지금도 이케아 좋아함.

보통 동네 아이들은 16살 되자 취업함. 애들이 갈 수 있는 진로는 크게 2개였음. 


 - 암흑진로: 마약상 또는 갱단 > 감옥 또는 사망 

 - 빛의진로: 소방관, 목수, 배관공, 전기공, 군입대  

 - 특수예외: 영드 스킨즈에 캐스팅되어 배우로 전향

   

이렇게 둘로 나뉘었음. 한 애는 경찰이 되고 싶어 라고 말했다가 온 동네 주민들에게 쌍욕처먹고 두들겨맞음. 우리아저씨도 애 불러다 욕함. 참 이상한 동네였음... 

 

학년이 올라갈수록 하도 애들이 자퇴하고 감옥가거나 출산해서 학교 그만둠. 나도 슬슬 불안감을 느낌. 이건 좀 아닌것같다 싶음. 

그러던중 동네에 이케아와 테스코라는 대형슈퍼가 입점함. 갑자기 새로운 진로가 생김! 오! 제 3의 진로.  


특히 이 이케아가 수많은 생명과 가정을 구원함. 이케아는 빛이자 진리임. 이케아느님 충성충성

이케아 입점하자마자 동네 아이들 알바생으로 대량채용함. 다들 물류창고에서 가구나르기 시작함. 


입사 시험은 무슨 아이큐테스트 같은 요상한 거였는데 (퍼즐을 3번만에 옮겨서 사각형을 만들어라?? 뭐 이런거), 통과한 애들은 이케아에서 일하고 떨어지면 테스코로 감ㅋㅋㅋㅋㅋㅋ 


이케아도 물론 최저임금이었으나... 와 북유럽답게 복지가 킹왕짱이었음. 일단 밥 삼시세끼 다 줌... 평생 먹을 연어는 이케아에서 다 먹은듯. 

추가수당 주고 그리고 가장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무슨짓을 해도 사람을 자르지 않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동네애들은 수많은 절도와 근무중 취침, 아이디카드 돌려쓰기로 무전취식을 엄청나게 했으나 아무도 잘리지 않음.

심지어 한밤중에 트럭 가져와서 가구 몇박스씩 싣고간 미친애도 있었음. 근데도 잘리지 않음... 아직도 궁금함... 북유럽이란 대체 어떤 곳인가...   


그 때 채용되고 버틴애들 지금까지 이케아에서 근무중. 이젠 다들 직급이 팀장급으로 학교 졸업장도 없음에도 불고하고 무사히 가정 꾸리고 좋은 연봉받으며 살고있음. 그때 이케아가 안들어왔으면 인생 망한놈들 많았을거임. 이케아 만세!!!   


1남이와 나도 이케아에서 일함....나와 1남이가 16살이 되자 아저씨가 각각 집세 300파운드씩 내라고 함... 참고로 반자본주의자임.-.,-  

솔직히 다 쓰러져가는 집 방하나씩 300파운드는 에바였음 ㅡㅡ 전체 집 월세가 200도 안됐는데... 말도 안되는 폭리에 항변함.

 

돈 더 필요하면 한국 부모님한테 부탁하겠다고 했다가 아저씨는 길길의 날뜀. (울아빠가 금융쪽 직업이라 아빠돈 안좋아함. 자본주의 극혐!) 

맑스의 노동가치설에 대해 귀아프게 한 열시간은 들은 듯... 근데 지금 생각하면 맑스주의는 지주의 수탈을 금지하지 않나;;? 

 

오늘 할 이야기는 홈스테이 주인아저씨의 셋째 아들, 3남이가 진주인공임 


일단... 3남이는 아랍/영국백인 혼혈임. 즉 아저씨의 친아들은 아닌데 그냥 키웠음. 뒷사연이 너무 길어서 스킵함; 

3남이의 친아빠 본 적 딱 한 번 있었는데 약간 미친사람 같았음. 

 

찐분노조절장애가 있어서 식당에서 포크들고 점원 죽이겠다고 날뛰다 쳐맞고 헐크처럼 상의를 찢으며 뛰쳐나감... 그 이후로는 20년간 본적없음. 

 

암튼; 3남이는 애기때부터 성질도 드럽고 싸납고 엇나갈 기세가 많이 보였음. 

신기한게 이놈이 친아빠랑 산 적도 없고, 만난 적도 한손으로 꼽을 정도인데 친아빠랑 똑같음. 분노조절못함. 

난 그래서 지금도 인간은 환경보단 유전이라는 설을 믿는 편임 ㅠㅠ 


아저씨는 아주 특이한 육아관의 보유자였음. 반전/비폭력주의 히피였음에도 아이러니하게 체벌은 옹호하고 숭상함. 물론 아들 셋을 키우면 예수님도 나사렛의 몽키스패너가 된다고 하니... 이건 이해하기로 함. 


암튼 3남이는 11살때 학교에서 대마초 팔다가 (아저씨꺼;) 다른 경쟁자가 경찰에 신고해서 잡혀감. 경찰아저씨 두 명에게 운동장을 가로질러 질질 끌려가며 울고불고 난리가 났음. 1남, 2남이는 보고 모른척함... 쪽팔린다고. 여기서 주의할 점은 대마초 팔다가 체포당한게 부끄러운게 아니라 '울었다'는게 부끄럽다는 거임. 


암튼 이렇게 3남이는 일찌감치 마약거래의 전선으로 뛰어듬. 근데 문제는 3남이는 참 근본적으로는 착한 친구인데, 쌈닭에다가 성질 개더럽고 산수도 잘 못함. 대마초를 하도 펴서 그런지 기억력도 별로 안좋음. 

 

한마디로 마약거래할 때 많이 헷갈림. 심지어 약을 너무 많이 강박적 피해의식까지 있었음. 

 

사례: 길가다가 고객을 마주침

 

3남: 너이새끼 감히 내 돈을 떼어먹어????!!! 주먹떡 퍽퍽! 


고객: ㅠㅠ 뭔소리야 돈 이미 줬잖아 ㅠㅠ심지어 다음꺼 선금도 미리 줬어


3남: ... 아 그래? ㅇㅇ 가던 길 가라 


고객: (ㅆㅂ...미친쉐끼)ㅠㅠ ㅃㅃ  


3남: 야! 거기서! 너 지금 속으로 나 욕했지? 퍽퍽!! 


만사에 이런식이었음. 그리고 드디어 어느 날 일이 터짐. 

 

3남이는 그날도 산수를 잘못했음... 다시 검산을 해보면 될일을 또 피해의식이 도져서  자기 돈이 떼어먹혔다고 길길이 날뛰다 그... 도매상(;) 집에 쳐들어가서 약 한보따리 훔치고 키우던 개까지 훔쳐옴. 다시생각해도 미친아이임. 


뻔히 같은동네에 누가 어디사는지 다 아는데도 저럼. 동네 마약거래상 집단은 칼 들고 아저씨 집에 찾아옴. 아저씨 1남이를 대문밖으로 보내서 해결하라고 하고 문 잠가버림. (이것 때문에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1남이에게 욕처먹고있음) 


1남: 워워 얘들아 진정해. 우리 같은 학교 다녔잖아 기억 안나? 


마약상 1, 2: ㅇㅇ 기억남. 그래도 3남 죽여야댐. 빨리 데리고 나와 


1남: 내 동생을 죽이면 안돼.


마약상 1, 2: 칼로 찔러 죽여야돼 



아직도 넘 충격적이라 대화가 생생히 기억나는데 마약상 1, 2가 3남 죽여버리겠어! 이게 아니라 넘 침착한 목소리로 "ㄴㄴ 찔러죽여야대 그게 규칙이야" 이런식으로 말해서 짱무서웟음.... 


난 그 순간 아... 집(한국)에 갈 때가 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심함 

안그래도 이케아에서 일하는것도 지긋지긋햇는데 ㅋㅋㅋ 이제 도저히 안되겠다 ㅃㅃㅋㅋㅋㅋㅋㅋ


그렇게 1남이가 동생 목숨걸고 대문을 사수하는 동안 아저씨는 3남이를 창문으로 탈출시킴. 3남이 그길로 바로 런던으로 떠남. 아휴 지긋지긋. 


이후 난 한국으로 돌아옴. 고등학교 편입했는데 개빡센 고등학교였음..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있는 학교였는데 생각보다 안힘들었음. 근데 난 무체계, 무질서, 혼돈의 중심에서 갑자기 규칙이 정립된 일상을 영위하니 심적으로 안정되고 넘 행복했음. 한국 넘 좋았음 ㅠㅠ 


1년 재수하고 대학교 입학함. 사서를 꿈꾸고 행복하게 살다가.... 1남이에게 연락옴. 3남이가 몇년 지났으니 이제 괜찮겠지 ㅋㅋ 하고 다시 이스튼으로 돌아옴. 다 지처럼 기억력이 안 좋은 줄 앎ㅡㅡ 

 

갱단은 다시 보복하러 집에 찾아왔고 개빡침 아저씨는 이를 핑계로 1, 2, 3남 셋 다 집에서 쫓아냄. (사실은 사귀는 여자친구랑 재혼하고 싶어서 혹덩이들 다 쫓아낸거라는 설이 유력) 



1남: 그래서 우린 중국으로 갈거야


나: ???? 왜?? 갑자기 뜬금 중국은 무엇??


1남: 거기는 갱단도 못쫓아오고 북경 영어학원은 애들 가르치면 돈 왕 많이 준대. 너도 와. 

   

나: 알써; 

 

(* 지금은 좀 갠찮을지 모르겠지만; 한국 어학원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허허; 착한 오유인들은 원어민 강사 나오는 학원에 자녀를 보내지 말고 그 돈 모아서 주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다능!) 


마침 교환학생 갈 생각 하고 있었고 영어권으로는 가기 싫어서 고민중이던 차 이건 하늘의 뜻이다 생각하고 중국 자매학교로 교환학생 신청함. 학사 일정상 내가 먼저 북경에 도착해 어학원 등록함. 3개월 후 HSK시험 봐야 북경에 있는 대학교로 교환학생 배정 가능했음. 


1남: 나 도착했어 


나: 오 웰컴웰컴. 3남이는? 


1남: 알고보니 온라인 도박하다가 신용카드 빚이 생겼는데 안갚아서 채무불이행으로 여권안나옴. 못 옴. 


나: ... (그럼 넌 왜왔냐...) 



암튼 그래서 같이 어학원도 등록하고 영어학원 강사 일자리 구함. 물론 일주일만에 짤림. 우리 발음 아무도 못알아들음. 그들이 생각한 영국음이 아니었다고.... 줴길ㅠㅠㅋㅋㅋ 



그래도 어찌저찌 일자리 구해 신나게 놀다가 난 공부를 1도 안하다 hsk시험 말아먹고 (등급 외;) 머~~~나먼 운남성에 있는 자매학교로 배정됨ㅋㅋㅋ


1남이는 중국이 맘에 들어서 그 이후로 계손 남아 일하다 대학교까지 졸업, 게임회사 취업함. 

 

1남이 중국회사에서 일하다 십년후 팀장급으로 올라 지사장으로 인도로 파견됨. 그땐 나도 다니던 회사에서 인도로 발령나 인도에 있었음. 그래서 인도에서 재회해 신나게 또 놀앗음.



3남이는... 그이후로 갱단 피해 저 멀리 아주 멀리 시골마을로 이사함. 

어릴적부터 담배와 마약을 너무 해 Copd (만성 폐쇄성 폐질환) 판정받고 시한부삶을 살구잇음 흑흑... 

인생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반드시 그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는데 3남이는 이렇게 방종한 삶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되었음. 

 

하지만 3남이를 애기때부터 보아온 나는 참 안타까움... 선택에 따라 인생은 달라질 수 있다지만 저 아이는 친아빠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아예 그냥 저렇게 타고 났음(wired). 인생이 참 불공평하다 싶고 삶이란 뭘까 싶음.

 

- 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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