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그런 사소한 거는 몰랐고.. 한식 요리사 아빠와 일식 요리사 엄마의 어깨 너머로 배운 상추고추장계란비빔밥(?)을 그 애가 우리 집에 놀러 올 때마다 해줬죠. 심지어 맛있다며 한 그릇 더 먹기도 했어요. 굉장히 마른 친군데 말이죠. 그러다가.. 어느 날.. 비벼가기 귀찮아져서 계란 올리고 그대로 가져간 날이 있었습니다. 반숙을 보더니 식겁하더라고요. 이런 걸 어떻게 먹느냐고. 결국 안 먹더라고요... 두 공기나 비빈건데.. 쌀 아까워서 저 혼자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솔직히 화도 좀 났었어요. 며칠 후..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그게 너무 맛있어서 자기도 이제 반숙 먹는다고..ㅡㅡ 어쨌든 그 애가 반숙 소스의 신세계에 온 것 같아 반갑더군요. 뜨끈한 흰 밥 중앙에 날계란 깨트려넣고 전자렌지에 살짝 돌린 후 간장 넣어서 비벼먹는 것도 알려주었습니다. 그 애는 지금 제 절친이 되었고요. 귀여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