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Final exam paper 2에 자주 나오는 질문 중에, '작가가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입니까?'가 있습니다. 이 질문은 '작가가 그 작품을 써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로 바꾸는 편이 좀 더 답하기 쉽습니다. 우리가 문학 시간에 다루는 작품들DL 대부분 그렇지만, 특히 이 소설은 질문에 대한 모범적인 답을 제공해 줍니다.
1980년의 대중들은 불안하고 초조한 시선으로 전두환 씨의 출현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상국 씨는 한 발 앞서 그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가 이 소설을 '써야만' 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이 소설이 광주민주화운동 이전에 쓰여졌다고 생각합니다. 광주민주화운동 이후라면 대중들도 이미 전두환 씨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았을 테니까요.)
아무튼 최기표는 이번에도 자신을 길들이려는 시도를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에게 폭력의 구실을 제공한 누군가를 찾습니다.
이 장면에서, 교사가 물을 때는 대답을 하지 않던 임형우가, 최기표가 물으니 얼른 자수를 합니다.
즉, 그는 교사와 최기표 사이에서 주저 않고 최기표를 선택합니다. 이런 결과에 최기표는 아주 만족했을 겁니다.
그런데 임형우가 자수하면서 임형우와 최기표 사이의 갈등으로 양상이 바뀌자, 이번에는 반 아이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앞다투어 임형우의 편을 듭니다.
임형우 > 최기표 > 교사
아이들이 자신보다도 임형우를 더 따른다는 사실은 최기표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임형우에 대한 더욱 혹독한 폭력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도 감독인 영어교사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서둘러 덮으려고만 합니다.
그리고 작가는 그런 교사를 '너그럽기로 이름난'이라고 후하게 평가하고, 다시 교사의 입을 빌어 조직적으로 부정행위에 가담한 아이들을 '곧고 훌륭한'이라고 평가합니다.
이것은 당시 사회에 대한 반어적 비판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 이유대는 최기표의 폭력을 마치 어떤 의식이나 되는 듯이 회상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그는 최기표의 폭력을 그의 숭배자가 되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