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옆집에는 나보다 한 살많은 누나가 있다 보건소에서 엑스레이 찍는 일을 하는 사람인데 얼굴이 상당한 미인이다. 수지랑 굉장히 비슷한 느낌임 167정도 되는 키에 늘씬한 팔다리에 패션 감각도 꽤 좋다. 물론 가장 맘에 드는 포인트는 가슴이 많이 파인 옷을 입고 다닌다는거지
옆집에 살지만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라 개인적으로 따로 연락은 하지 않고 있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보건소에 기초검진을 받으러 갔던 날이었다 접수처에서 돈내고 접수하고 키와 몸무게를 재고 (조금 실망스러운 수치가 나옴) 시력 청력테스트도 하고 소변검사에 이어 피좀 뽑고 엑스레이 흉부촬영을 하러 갔는데 그 누나가 있었지
가슴 파인 옷을 입고 나를 보며 가슴을 가리고 인사하는데 조금 설레더라 모르긴 해도 내 눈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을까? 순식간에 엑스레이 촬영이 끝나고 아까 피 뽑은 자리를 문지르며 나오는데 그 누나가 아는 척을 하더라 내 뼈가 굉장히 예쁘다는 이상한 농담도 했다 처음 듣는 농담에 조금 당황했지만 사람이란게 적응의 동물 아니더냐 거기서 10분인가 15분인가 이야기를 하다 밖으로 나왔다 내 주머니 속 스마트폰에는 그 누나의 연락처가 등록되었고 밖으로 나오는 나의 머릿속에는 죽어서 그 누나와 나란히 묻히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며칠동안 연락을 하지 않다가 어느날인가 은행에 가서 예전에 들어놨던 펀드 환매 신청을 하고 집에 들어와서 티비를 보며 낄낄거리고 있는데 누나한테 톡이 왔다. “오늘 치킨 배달 시킬건데 같이 먹을래?”
나는 당연히 좋다고 바로 답장을 보내고 싶었으나 사나이 자존심이 조금 남아 5분 뒤에 퇴근하면 연락 하라는 답장을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누나가 퇴근했고 나는 오렌지 주스 한 통을 들고 이웃집에 가게 되었다 퇴근하고 옷을 갈아입었는지 돌핀팬츠와 깊게파인 나시가 내 눈에 제일 먼저 들어왔으나 얼른 정신을 차리고 그 누나의 눈을 보며 인사하고 들어갔다
부모님은 어디 가셨는지 누나 혼자 있었고 나는 치킨 닭다리를 뜯다 용기를 내어 물었다
“누나 나 얼마전에 피 검사 있잖아” “나 평생 A형으로 살았는데 결과가 B형으로 나왔어. 나 혹시 죽을 병에 걸린거 아니지?”
누나는 당황한 얼굴이 되었다.
형들 진짜로 혈액형이 변하는 경우가 있음? 아니면 보건소에서 실수한걸까? 너무 기초적인건데 이런걸 실수할까 싶어서 물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