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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걷는 방법
게시물ID : panic_1023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순정남이광철
추천 : 1
조회수 : 124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06/30 08: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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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허리가 아팠다. 당연했다. 하루에 몇시간이고 컴퓨터 앞에 꼼짝 앉고 앉아 타자를 치면서 허리가 아작나지 않는 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의사 선생님이 작작 좀 하라고 하셨을 때 말을 들었어야 했다고 생각하면서 내가 당장에 한 일은 또 키보드 두드리는 일이었다. '허리 통증 낫는 법'.

​   그런 키워드를 치고 있으니까 당장에 구글애드가 내게 추천해 준 것이 마사이족 워킹 슈즈였다.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걸음법을 발달시킨 마사이족이라는 부족이 있는데 그 부족의 걸음법처럼 걸을 수 있게 해준다는 신발이었다. 흥미가 생겨서 나는 우선 유투브에서 마사이족 걸음법을 봤다. 그걸 유심히 보았더니 과학자로서의 오기가 생겼다. 이것보다 더 좋은 걸음법을 내가 고안할 수 있을 거 같았다.

​   마사이족 걸음걸이의 해설 영상을 보고 의학서적을 탐독했다. 마사이족 워킹 슈즈라고 제품화 되어있는 신발도 구입해서 직접 신고 걸어보고 컴퓨터에 연결해서 허리 하중을 분석했다. 세상에 없는 걸음법을 개발하겠다는 열정에 불탔다.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수많은 현대인들을 해방시키겠다는 적당한 명분도 붙였다. 물론 돈도 벌고 싶었다. 분석하는 동안 허리를 좀 고생시켰지만 그 정도야.

​   결국 나는 신발 시제품을 만들었고 투자자 모집을 하기 전에 일단 친구중에 사업을 하는 녀석을 불러다가 신발을 신고 직접 시연을 해보였다. 컴퓨터가 내 걸음걸이를 분석해서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석해 주었다. 유의미한 하중 저하가 있음을 분석 장치가 증명해 주었다. 

​   "이것 보라고! 이건 내가 만들어낸 걸음법이야! 세상에 없던 거라고!"

​   물론 이 걸음법은 마사이 워킹을 조금 개선한 것이었고 실제로 구체화된 것은 마사이 워킹 슈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다. 친구가 말했다. 

​   "흠...의미가 없진 않네. 그런데 오우족 걸음법이랑 비슷한 거 같은데?"

​   "오우족?"

​   검색해 봤다. 이제는 지구상에서 사라진 부족의 하나인 오우족도 자기들만의 독특한 걸음걸이가 있었는데 맨발로 걸었던 마사이족과 다른 점은 이들은 '신발같은 것'을 신었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보행 보조도구 같은 것이었다. 오우족의 걸음걸이에 관한 기록을 찾다보니 어느 대학 문화인류학과 자료실에 영상자료가 있다고 했다. 영상을 보고 오우족의 신발을 재현해서 신고 걸으며 분석장치로 분석해보았다.

​   신발의 상품명은 오우족 워킹 슈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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