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선 저는 집사생활 10년차에 접어들고 캣맘이라고 부를수 있는 생활 5년차를 넘기고 있는 사람입니다 물론 제 경우는 형태가 일반적이지는 않아요
저는 일단 집 주변에 밥을 정기적으로 주지 않고 있어요 왜냐면 제 주거형태가 이제 겨우 전세이기 때문이죠 집주인과 싸울수 없어서 마주칠때만 주고 다 먹을때까지 지켜보는 편입니다 대신 저는 고양이 사진을 찍으러 서울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마주치는 아이들에게만 주고있어요 직장인이라 평일엔 불가능하구요 주말과 공휴일엔 큰 스케쥴이 없는 한은 계절과 상관없이 스쿠터로 하루 7~8시간을 돌아다니며 밥셔틀을 다니는 중입니다 그렇게 다니다 알게된 캣맘분들 사료도 사드리기도 하구요
제가 밥셔틀을 다니면서 느낀걸 말씀드리자면 실제로 어느 동네를 가도 캣맘분이 사시는 근처를 지나면 딱 알수 있어요 그런데 요즘 오유에서 이슈되는 그런 주민과의 분쟁이나 쥐약을 뿌리는 극단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는 딱 하나입니다 캣맘 분들이 정말 딱 봐도 티나게 주시는 경우예요 밥도 늘 놔두시구요 오물 당연히 안 치웁니다 그리고 고양이들과 자꾸 친해지세요 아는체 하고 만져주고 그래서 고양이들의 경계심이 사라지죠 이 경우는 지나가며 보면서도 불안불안합니다 그러다 몇달 꾸준히 다니다 보면 어김없이 어느순간 팻말이 붙고 (고양이 밥주지 마세요!!) 또 어느 경우는 일주일 사이에 애들이 싹!! 사라지는 일도 발생합니다 처음엔 이게 머지?? 전염병이 돌았나? 싶었지만 이젠 알아요 아...누가 약놨구나...
근데 이런 분들만 계신게 아니예요 몇년을 돌아다니는데 분명히!! 밥을 주시는거 같은데 전혀 그런 문제 없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분들 특징은 일단 늘상 밥이 나와있지 않아요 그리고 대부분 새벽일찍이나 밤 늦게!! 사람이 최대한 안 다니는 시간에 밥을 내주십니다 그리고 한두시간안에 싹!! 치우세요 또 하나 엄청 깔끔떠세요 밥 내주는 길목은 어김없이 쓸고 닦고 하십니다 이런 분들의 경우 주민이 면전에 대고 "밥 주지 마요 거 고양이가 자꾸 늘어서 쓰레기 봉지 뒤져서 다 어지러놓잖아요!!" 라고 하자 "골목이나 한번 쓸면서 그런 소리해요!! 난 아침저녁으로 쓸어요!! 게다가 내집에서 내가 주는데 왜 그래요??!!"라고 대꾸하시기도 했어요 그럼 화내던 주민 대부분 할말이 없어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밥만!! 줘봐야 그건 고양이를 위하는 길이 아니예요 평온하고 주민들 모두 동물에게 관대하던 마을에도 미친놈 하나 들어와 쥐약 살포하면 죄없는 동물들만 죽어나갑니다 그게 불법이라고 암만 말해도 그 사람들 귀엔 들어오지도 않고 실제로 그 피해는 아끼고 돌보던 고양이에게 돌아가요 죽으면 끝이잖아요
주기적인 밥 셔틀이 아닌 돌아다니며 만나는 애들에게 주는 일회성 밥셔틀도 저는 무조건 주변을 살펴보고 주민이 있으면 안주거나 줘도 되는지 물어봅니다 그리고 줄때 반드시 최대한 깨끗한 바닥에 딱 한녀석 먹을 정도의 분량만 조금 주고 먹는걸 보고 떠나요 다 먹으면 흔적이 거의 없도록... 맨바닥에 주는것도 적게 주는것도 처음엔 너무 속상했어요 미안하고.. 그런데 그릇을 남기고..사료나 캔의 흔적을 남기는게.. 그 아이들의 목숨이 위험해질수 있는 요소란걸 안 후론 절대 그렇게 안해요 5년 사이 정말 사람들의 시선이 많이 부드러워졌어요 길아이들에게 밥을 내어주는 집도 늘었고..하지만 결국 아직은 조심해야할 뿐입니다 길고양이들이 한두해 그렇게 사람을 피하고 숨고 조심조심 살았던게 아니예요 목숨이 달린 문제이니 당연히 본능적으로 사람을 무서워합니다 몇년을 밥을 줘도 털끝하나 못 건드리는 애들 엄청 많아요 다 같이 살려면 고양이를 싫어하는 분들의 마음도 이해하며 설득할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과 인내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그렇게 매일매일 쓸고닦는 사람에게 니가 고양이에게 밥 주니까 골목이 더럽지않냐고 난리칠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제 꿈은 제 집에서 캣맘이 되는거예요 하지만 만약 제 집이 생기고 캣맘 생활을 시작할꺼면 우선 청소도구부터 사서 집주변부터 쓸고 닦고 할꺼예요 그걸 매일 할 자신이 있을때 매일 아이들에게 주려구요 그전까지는 미안하지만 저는 비정기적인 캣맘이 될수밖에 없어요 제 실수로 아이들을 죽게할수는 없으니까요
혹시 그리고 캣맘은 되고싶지만 이런 모든게 불안하고 사료값도 사실 부담이 된다고 하시면 집앞에 물그릇만이라도 내어놔주세요 사실...길 아이들은 밥도 밥이지만 물이 늘 부족해요 도시는...동물들에겐 거대한 사막입니다.. 자꾸 싸움으로 번져서 속상합니다 싫어하는 분들의 마음도 이해가 갑니다 그러니 다 같이 노력하면 좀 더 부드러워지지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