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장 재보선에서 오세훈이 당선될 분위기가 되니
다시 '무상급식'이 화두가 되네요.
오세훈씨는 애들 밥그릇 걸고 '사퇴빵' 걸며 주민투표 하다가 나간 과거 기억이 아예 없나 봅니다.
전면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측에서 내세우는 논리는 이것이죠.
돈 있는 사람들은 돈을 내고 먹고,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만 도와주면 더욱 효율적인 복지가 가능하다.
그 효율적인 복지를 위해 우리 아이들은
이런 서류를 작성해서 선생님에게 제출해야만 합니다.
급식비를 안 낸다는 이유로 자신의 집이 '가난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죠.
뭐 그래도 괜찮습니다.
요즘 학교는 그래도 쌍팔년도 학교처럼 선생님이 HR 시간에 대놓고
"이번 달 무상급식 신청할 사람 손들어봐"
이런 짓거리는 안 할테니까요.
옛날에는 대놓고 "육성회비 못 낸 사람 손들어봐", "수학여행비 못 내는 사람 손들어"
이런 걸 대놓고 공개적으로 하던 '야만의 시대'였는데
지금은 그래도 선생이란 작자들이 대놓고 그런 짓거리는 안 한다고 믿습니다.
(믿고는 있는데, 선생이란 작자들도 결국 인간이고 인성 글러먹거나 소시오패스같은 사람 다 있어서 간간이 나오긴 합니다만)
오세훈이 당선되고 무상급식 재논의가 나올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꺼낸 사람이 누군가 하면...
국민의 힘 비례대표 김예지 의원님이네요.
시각장애인으로 국회의원이 되신 분이고, 국회 개원에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데리고 와서 화제가 되신 분입니다.
시각장애인이기에 누구보다도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이나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편견을
최소한 기득권층에 가까운 다른 국회의원들보다는 잘 이해하고 계실 분이
앞장서서 저런 소리를 하신다니 실망감이 크네요.
하긴 자기 의견이겠습니까?
어차피 시각장애인 출신이라 장애인 쿼터로 비례대표가 됐고,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지역구 출마를 해야하는데 시각장애인이니 출마 안 할 가능성이 크고.
그러니 당내에서도 총대 메고 적당히 견소리 해줄 희생양으로 선택되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지금은 전면 무상급식을 하든 안 하든 어차피 학교에서 애들 밥은 모두 먹여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대부분 돈을 내고 일부만 돈 안내는 급식을 하면 음식물 쓰레기 비용이 줄고
전면 무상급식을 하면 음식물 쓰레기가 막 넘쳐날까요?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보던가..
아니면 음식물 쓰레기를 비료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새는 돈을 막는 것이 국회의원 당신들의 일입니다.
전면 무상급식을 하는 이유는 별 것 아닙니다.
아이들, 특히 사고가 성숙하지 못한 어린 아이들에게 최소한 밥 먹는 것 가지고 편가르고 계급을 만들지 말자는 것입니다.
안 그래도 너네집은 아파트 몇 평이네, 전세네, 월세네. 아버지 직업이 공무원이네. 중소기업이네 하고
쉽게 편가르는 것이 아이들인데
여기에 밥 먹을 때까지도 편을 갈라서 서럽게 만들어야 하나요?
교무실에서 선생님이 극비리에 처리하기에 사생활이 철저히 지켜진다고요?
학교 생활 해보신 분들이라면 그게 얼마나 개소리인지는 잘 아실 겁니다.
오세훈이 주장하던 대로 무상급식 폐지하면 당장 우리는 한 달에 얼마를 내는데 누구네는 가난해서 공짜로 밥 먹더라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다못해 학교 다닐 때 육성회비 이런 거 안 내고, 시영 아파트 산다고 무시당하고 이런 것도 있잖아요.
솔직히 자기 손으로 무덤을 파고 서울시장 때려치고 나간 사람이
이제 와서 다시 서울시장 한다고 하는 것은 뭐 썩 보기 좋지 않지만 말리진 않습니다.
코로나로 경제 뭐 같고, 그 와중에 일확천금 노려서 돈 좀 있으면 코인과 주식에 올인하고
아니면 아파트 집값 올려서 Flex 하고 네 뭐 다 그렇죠.
코로나로 인해 경제가 비정상으로 돌아가고, 코로나 당시 집권한 나라들은 어디어디 할 거 없이 다 정권교체각이니까
한국도 그럴 순 있어요.
문재인 대통령, 의욕적으로 했다지만 사실 부동산 정책 실패니 뭐니 실패한 지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런데 뭐 정권이 바뀌든 뭐하든 다 좋은데
최소한 애기들 밥그릇 가지고 그러지는 맙시다.
개도 밥 먹을 때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한국 속담이 왜 있는지 아직도 모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