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러 저 또한 딩크족이며 이 글을 쓰기전에 간략히나마 와이프와 대화를 통해 이견이 없었음을 밝힙니다.
최근 제글 제목과 상통하는 글을 이곳에서 두어건 읽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처음부터 딩크는 아니었던 관계로 시선이 조금은 다를 수 있겠지만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는 일단 제쳐두고 다른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제가 문제의 두 글을 보고 조금은 충격받은건 첫째 부모님 (정확히는 시댁이죠.)에 대한 분노, 그리고 이어진 댓글에선 약속이나 한듯이 남편은 대체 뭘 하느냐는 반응 이었습니다.
또한, 결혼을 남편과 둘이 한거지 시댁과 한게 아니다. 우리 부부의 문제를 왜 시부모가 감놔라 배놔라 하느냐 이런 댓글들도 많이 보이더군요.
하지만 부모입장에서 생각하고 쓴 글은 보이지 않더군요. 제가 못찾은걸수도 있지만..
일단 저희부부는 아이를 안갖기로 우리끼리만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양가 부모님께는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다. 그저 둘사이에 아이가 안생기는걸로만 알고 계시죠. 덕분이랄까, 냉장고엔 항상 보약이 그득합니다. 어디 좋다는 병원 가보라해서 생돈 날린것도 꽤 되구요.
전 이게 부모님을 속이는 나쁜 짓이라고는 생각 안합니다. 우리 나름의 배려죠.
대신이랄까 서로 부모님께 최선을 다합니다. 미안해 하실정도로요. 덕분인지는 모르겠으나 처가쪽에선 저한테 아무말도 안하십니다. 와이프한테는 가끔씩 물어보기도 하고 약도 지어 오긴 합니다만, 마찮가지로 제 부모(말하자면 시댁이죠)님께서도 저한테만 언질을 하십니다. 와이프 스트레스 받을까 싶어 입도 뻥긋 안하시지요.
말하자면, 저희처럼 살아도 별 문제 없습니다. 뭐 저희들 양가 부모님께서 천사표라 그렇다고 말씀하실 수도 있지만, 아이 못가진다고 대놓고 말하면 어느 부모가 좋아할까요? 어느 자식이 마음 편하게 부모님께 우리 애 키우기 힘드니까 양육비 대달리 한단 말입니까? 그걸 남편이 해야된다는 수많은 댓글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그 전에 부모님께 정성을 보여드렸다고 자부하시는지?
덧붙여, 분명 아이를 낳고 안낳고는 부부간에 결정하는것 맞아요. 하지만 저는 부모님께서도 손주를 보고싶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는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당신들은 그 부모님의 자식이니까요. 이걸 이해한다면 그런 광기어린 반응들은 안나올것 같네요.
제 기우이길 바랍니다만, 문제의 그 두 글에서 보았던 댓글들이 마치 어느곳의 광기를 연상케 하기에 생각의 여지를 남겨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