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와 아파트 중간에 있는 상가여서, 아이들이 등교하고 어머니들이 수다를 떨러오는 그런 카페이고, 테이블 수도 4개에 야외에 하나가 있는 작은 규모입니다.
들어오기 전에도 카페였고, 시장조사를 해 본 결과 혼자서 운영한다면 직장인들보다 조금 더 가져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종업원을 안 쓰는 대신 재료비를 더 투자했습니다. 덕분에 커피가 맛있는 집으로 주위에는 소문도 났고 하루 11시간 씩 혼자 일해 나쁘지 않은 수입을 딱 3달 올렸습니다.
그리고 긴 장마와 코로나로 아이들 등교가 막히고, 매출은 급감했고 8월 2차 대유행이 시작하면서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그 이후 오늘까지 매출은 더 떨어졌고 더 큰 적자를 쌓아가며 어떻게든 오늘까지 버텨왔네요.
정말 힘들었던건 12월과 1월이었습니다. 2.5단계가 연장되는 가운데, 바로 10미터 옆에 카페가 들어오더군요. 자유경제시장에서 못 들어올 이유는 없지만 그 가게를 낸 사람이 저희가게 단골이자 근처 아파트 주민이었습니다. 평소 자주 오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자신도 카페를 하고 싶다고 하면서 이런저런 정보를 챙기더니, 제일 어려운 시기에 옆에 가게를 차리더군요. 게다가 부자라서 2.5단계 시국에도 종업원을 두 명씩 쓰면서...제가 이 상권이 크지 않아서 혼자 해서 조금씩 버는 것도 말해주고,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더 없어 힘들다는 걸 매일같이 와서 보고, 제가 망해가는 것 같으니 옆에 카페를 차린 겁니다...하...진짜 배신감과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제가 어려운 걸 틈따서 자긴 버틸 재력이 되니, 바로 옆에 카페를 차린 겁니다...정만 12월 1월은 어떻게 죽어야 할까 그 생각만 머리에 맴돌던 시기였는데, 등을 떠밀어주더군요..
그나마 단골들이 꾸준히 와주시고 격려도 해주셔서 지금까지 버텼습니다. 개학도 하고, 백신도 맞으면 좋아지겠지라는 희망시 조금 생겼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저 옆집 사장이 지나갈 때마다 화가나는 건 사라지지 않네요...
그냥 답답해서 쓴 글이었습니다.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길 기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