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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재팬 #3 : 한순간에 날아간 일본 영주권
게시물ID : humordata_18908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국밥소년
추천 : 27
조회수 : 3208회
댓글수 : 37개
등록시간 : 2021/01/09 11: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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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아날로그 재팬에 대한 사례를 두개 올렸는 데 두개 다 베오베에 갔네요.^^;;;

이번에는 20년 넘게 살면서 가장 황당했던 ㅋㅋㅋ 

사례를 소개할려고 합니다. 

 

2012년에 영주허가, 통칭 영주권을 취득했습니다.

그러고는 몇년 동안 출입국 잘 했습니다.

그러다가 2015년 5월 15일 나리타 공항에서 입국심사관이 제가 준 여권에 영주권 스티커를 확인하지 않고 관광 90일짜리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일반적인 관광객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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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때 여권을 봤어야 했는 데 @aviation wire>


보통은 여권 페이지를 벌려서 돌려주는 게 아니라 사진처럼 그냥 돌려줍니다. 

여권받고 나서 무슨 스티커를 붙였는 지 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저도 관광스티커를 붙였는 지 모르고 그냥 받아서 들어왔죠.

그리고 몇달뒤 출국했다가 다시 일본 들어올 때 영주권이 없어진 걸 알게 됩니다.


영주권/재입국 라인에 줄을 섰는데, 당신은 영주권이 없는 데 왜 여기에 줄을 섰냐? 그래서 여권에 영주권 스티커를 보여줬습니다.

그랬더니 가장 최근의 비자가 정확한 거라고, 영주권은 없어졌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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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있는 사람과 관광객은 줄을 따로 섭니다.>


헐!!!


영주권 딸때는 오만 서류 다 내라 그러고, 자격도 엄청 까다로우면서 이렇게 쉽게 상실된다는 게 말이되냐!! 따졌죠.

책임자 불러달라 그래서 따로 면담을 했는 데, 자기들 관할이 아니니 입국관리국에 가서 문의하라고 합니다. 

나리타에서 성질 내도 답이 없으니 일단 도쿄 들어왔습니다.


먼저 시나가와 입국관리국에 등기로 회사이름으로 항의서한을 보냈죠.


타이틀이 「弊社代表の永住許可の速やかな原状回復を求めて」입니다.

당사 대표의 영주권의 신속한 원상회복을 요구한다...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빨리 회복 시키지 않으면 소송을 할 것이고, 언론 제보도 할 것이다.

그랬더니 전화가 와서 만나자고 합니다. 미팅을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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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시나가와 입국관리국은 보통 이렇게 줄을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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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걸리면 이런 ....ㅎㅎㅎ 도쿄 위쪽에 사시는 분들은 그냥 사이타마 출장소에 가시는 게 더 빠를 수 있습니다.>


도쿄 입국 관리국에 가서 담당자에게 경위의 설명과 조속한 영주권 회복을 요구했습니다.


내가 지금도 연금도 내고 건강보험도 매달 내고 있다. 

내가 비자가 없다고 되어 있는 데, 이 나라는 관광객에게 연금을 받고 있는 것이냐. 

나는 지금 회사도 운영하고 있다. 비자 없이 일하고 있으니 이 자리에서 나를 체포해라라고 말했죠.

당신들이 내 여권에 관광비자 스티커를 붙이는 그 순간에 내가 불법취업을 하고 있는 게 되었다고 말했죠.


그랬더니 담당자가 말하길, 취업 비자가 없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ㅋㅋㅋ 하루라도 빨리 새로 배우자 비자나 취업비자부터 신청하고, 허가 후 영주 허가를 신청하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보통은 영주권 신청할려면 10년 정도 걸리나 당신의 경우는 특이한 케이스이니 빨리 신청해도 될 것이다라고 합니다.

입국관리국의 공식적인 의견이냐고 물으니 또 그건 아니랍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랍니다.


입국 심사관이 스탬프를 잘못 찍어 영주 허가가 없어지는 경우가 처음이냐고 물으니 가끔 있는 케이스다라고 대답하네요.

실수를 인정하기는 하지만 영주권 회복은 어렵다고 대답했습니다. 계속 죄송하다고.... 공무원들 사과 하나는 참 잘해요. 


사실, 그 즈음에 저는 사업차 필리핀에 머물고 있었을 땝니다. 


그냥 배우자 비자나 경영비자를 신청하는 게 빠르긴 하겠지만, 돈과 시간이 들어도 저는 행정소송을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영주권이 없어져도 다른 비자 다시 신청하면 되니 큰 영향이 없는 경우이지만, 외국인에게 영주권이 없어진다는 건 아주 큰 일입니다.

일본에서 몇십년 살았는 데 영주권이 없어지고 마침 그때 직장도 없다면 그냥 불법체류되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야 합니다. 

아이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모국어를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 이런 뉴스를 보았기에, 총대를 메고 여론을 한번 움직이고 싶었지요. 


그런데 당시엔 두세달에 한번씩 일본 출장을 오는 게 전부라, 시간적으로도 어려웠고, 또 일주일 정도만 머물다가 다시 필리핀 가는 일정 뿐이라 비자가 없어도 그리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간 행정소송을 해야지...하며 시간만 흘러가다가....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영주권있는 사람은 일본 입국이 가능했지만, 저는 비자가 없는 상태여서 새로운 비자를 받을 때까지 몇달을 한국에서 대기해야 했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회사는 박살나고 있었고요 ^^;;

한국에서 경영/관리 비자를 받고 나서 겨우 10월 말에 들어올 수 있었네요. 그리고 얼마전에 영주권을 다시 신청했습니다.


(한국에서 비자 받아서 일본 들어오는 사람은 나리타 공항 입국심사관이 그 자리에서 재류카드를 만들어 줍니다.

이때 겪은 또 열받은 일은 여기를 참고.)


접수받는 사람이 영주권은 보통 10년 지나야 하는 데 당신은 비자 받은지 2달도 안되었다고 하길래 제가 또박또박 당신들의 실수로 상실된 영주권이다. 접수받아라고 성질을 내고 나서야 겨우 접수할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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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는 무사히 했는 데 추가서류를 내라고 하네요.

그 중의 하나가 연금 낸 기록인데 그 기록을 떼는 이야기는 아래 글에 또 올린 게 있습니다. 


연금 기록 떼는 이야기.



여하튼, 입국할 때 심사관이 관광 스티커 붙이는 지 아닌 지 잘 봐야 합니다.

영주권도 이렇게 한방에 없어지는 데 다른 비자인들 안 없어지겠습니까.


영주권이 없어졌는 데 왜 연금은 계속 빠져나가느냐 물었을 때 직원의 대답이

「日本の行政って縦割り行政ですから」 ㅋㅋㅋ

'일본의 행정은 관공서간에 서로 정보공유가 서로 안되는 조직이라서.....' 라고 대답한 게 

일본의 현실을 잘 나타내 주는 것 같습니다.



한국은 입국만 하면 예비군에서도 연락오고 의료보험도 적용되고, 주소 이전은 한군데만 하면 다 적용되는 데

일본은 정말 따로 국밥입니다.


이 부분은 또 쓸 날이 있겠지요 ㅎㅎ


지금 영주권 심사 중인데, 만약 안되면 그땐 행정소송을 할 생각입니다.^^


한국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이죠.

영주권이 없어지는 것도 있을 수 없고, 이런 아날로그에 사리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ㅎㅎ

아날로그 재팬은 제 멘탈 트레이너입니다.

 

 

이런 일들에 대해서 열받기 시작하면 금방 홧병으로 죽습니다.

모든 일들이 남일인양 ㅋㅋㅋㅋ 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ㅋㅋㅋㅋ

그래서 유머게시판 ㅋㅋㅋㅋ


출처 https://analog-japan.com/bbs/board.php?bo_table=analog&wr_id=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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