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작동원리의 가장 중요한 축의 하나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입니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모두 완전 무결할 수 없으며 한 축에 과도한 권력이 견제 없이 주어질 때,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많은 역사적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그 견제와 균형의 원리는 사법부에도 예외없이 존재합니다. 사법부의 법관 독립이 법의 테두리에서 보장되고, 그 결정에 대한 존중은 이뤄져야하지만, 그 결정이 진리는 아니며, 모든 국민에겐 다시 판단을 받을 권리가 보장됩니다. 이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이지요.  또한 그 결정에 대한 비판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서 볼 때 지극히 상식적인 일입니다. 판사 실명을 거론하여 좌표까지 찍는다는 것이 문제된다는 식의 저 기사 제목은 기레기의 호도입니다. 공론의 장에서 모두 공개된 판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심지어는 대통령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뒤로 사찰하고 불법적인 압력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공론의 장에서 사실과 논리를 통하여 비판받지 못할 권력이 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그게 싫으면 법관 독립, 혹은 사법부의 독립 다 포기하고 다른 권력이 시키는 대로 판단한 뒤 책임 안지면 되는거 아닙니까? 그게 바로 독재이지요. 그게 절대주의 왕권 아닙니까?

그렇게 민주주의 민주주의 타령하면서 자신에게 오는 비판과 견제가 싫다면 그건 지독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세상 어떤 권력도 직업군도 그 지위와 직책만으로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판사도 검사도 기레기도 마찬가지고요. 그걸 모를리 없는 기레기가 저런 기사를 쓰는건 우리가 익히 봐 왔던 기레기질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어제 법원의 판단, 정말 화가나고 속이 뒤틀리지만, 상고를 통하여 상식적인 판단이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