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출된 ‘변창흠 리스크’에… 야 “소름 돋아” 여 “사실관계 보자”
여, 특혜 채용 등 각종 의혹에 당혹
야, 23일 청문회서 융단 폭격 별러
‘정의당 데스노트’ 오를지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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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를 비롯한 청년·노동 단체들이 20일 청와대 앞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시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에 대해 “(피해자 김모군) 걔만 조금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잇단 논란에 휩싸이며 연말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변창흠 리스크’가 돌출했다. 주거 문제 등 민감한 정책을 다루는 부처의 장관 후보자인 만큼 여권에서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세대란이나 집값 안정, 주택 공급 등 정책적 역량이 검증대에 오를 것이란 예상과 달리 자질 논란으로 번지자 여당 내에선 당혹스러워하는 기류도 읽힌다.
지난주엔 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졌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재임 시절 “못 사는 사람들이 미쳤다고 밥을 사먹느냐” 등 발언이 담긴 내부 회의록이 공개됐다. 변 후보자가 서울대 동문들을 SH 고위직에 채용하고, 친여(親與) 업체들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이를 숨겼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의 한 민주당 의원은 20일 “(인사청문회가) 인간(성)을 판단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 (판단 기준은) 중차대한 시기에 국토부 장관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라며 “장관 업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막말’ 논란이 일었던 발언들에 대해서도 “회의록을 봤는데 변 후보자가 말하는 취지는 중학생 정도면 다 이해한다”며 “기사들을 보면 다 비틀어 쓴 것”이라고 엄호했다.
국토위 소속의 또 다른 민주당 의원도 “제기된 의혹들의 진위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들어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나온 것만으로는 장관 후보자로서 부적격이라고 판단되진 않는다”고 일축했다. ‘막말 논란’에 대해서는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이 있었지만, 후보자의 평소 인식이 그런 것은 아니다”고 두둔했다.
변 후보자는 이날 국민일보에 “정책이 아닌 사항은 청문회를 통해 소상히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점 양해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인사청문회에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은 23일 예정된 인사청문회에서 융단 폭격을 예고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어려운 환경에 처한 분들에 대한 그 무심함과 차가움에 소름이 돋는다. 과연 사과 한마디로 내면의 인식이 달라지나”라며 “변 후보에게 ‘서민을 위한 나라’는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여권 일각에선 최정호 전 후보자에 이어 변 후보자 낙마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3월 최 전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청와대가 지명을 철회하며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켰다. 김현미 당시 장관이 유임돼 역대 국토부 장관 중 최장 임기를 지냈다. 1년9개월 만에 어렵게 지명한 후보자가 또 낙마할 경우 정권에 적지 않은 리스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청문회라는 절차가 있으니 지켜볼 것”이라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도 “당 차원에서 논의할 것은 없다”며 “발언 경위나 사실관계를 인사청문회에서 직접 들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이 부적격으로 판단하면 어김없이 낙마한다는 ‘정의당 데스노트’에 변 후보자가 오를지도 관심사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변 후보자의 과거 발언에 드러난 노동관은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며 “변 후보자의 설명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도 “‘사람이 먼저다’가 국정철학인 문재인정부의 국무위원이 되기에는 너무나 자가당착적인 인사”라고 꼬집었다.
이가현 백상진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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