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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올드타이머(Oldtimer), 영타이머(Youngtimer)라는 표현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독일에서만 쓰이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는데, 올드타이머는 현재를 기준으로 출시된 지 30년이 넘어가는 자동차를 말합니다. 영타이머는 30년 미만의 젊은(?) 모델을 일컫습니다.
올 초 독일에 새로 등록된 올드타이머는 34만대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 차들은 법적으로 일반 번호판과는 다른 'H' 번호판이라는 걸 달아야 하는데요.
오늘은 유럽 최대 자동차 사이트인 아우토스카우트24에서 클릭수가 가장 많았던 클래식카 10개의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10위. 메르세데스 벤츠 180 (W120) 세단
10위는 E클래스의 전 모델 중 하나인 180 (제조명 W124)입니다. 벤츠 최초의 모노코크 바디 세단이죠. 특히 뒷바퀴를 덮고 있는 휀더가 동그랗게 입체감을 주는데 이걸 포함해 전반적으로 동그란 형태가 많아 폰톤 스타일이라고 부르며, 독일에서는 이 차를 다시 '작은 폰톤'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귀엽죠? 네 귀엽습니다. 벤츠 180은 1953년부터 1962년까지 판매가 됐는데 차량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가격은 평균 1만 유로를 조금 넘는, 그리 부담이 안 되는 선에서 요즘 거래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9위. 포르쉐 911 2세대 G모델
1963년 1세대를 내놓은 이후 현재 7세대까지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포르쉐는 늘 관심의 중심에 있었죠. 2세대 G모델도 그중 하나로 1세대가 나온 지 10년이 지난 1973년 처음 등장해 1989년까지, 비교적 길게 이어져 온 장수 모델입니다. 앞 주름 범퍼가 특히 눈에 띄는데 이는 미 충돌 테스트를 대비해 나온 것이었죠.
무엇보다 커다란 스포일러가 달린 911 터보rk 이 2세대에서 나오게 되죠. 현재 독일에서 평균 거래가는 77,000유로 수준이라고 하는데, 상태 좋은 건 우리 돈으로 2억은 넘겨야 구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아~ 멋진 옆모습입니다.
8위. 콜벳 카브리오 C1
미국 스포츠카의 대표 주자 중 하나인 콜벳 1세대 컨버터블 C1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네요. 할리 얼 이라는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그는 현대 자동차 디자인의 시작점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린 인물입니다. 할리 얼하면 GM 내 여러 모델의 후방 램프 디자인을 로켓 모양으로 해서 더 유명하죠. 자동차가 일종의 유행 상품이 되게 하는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흔히 포드의 기능주의에 반대되는 것을 GM의 슬론 주의라고 하는데, 할리 얼은 이 슬론 주의를 제대로 구현해 낸 인물입니다. 다만 자동차의 성능보다는 스타일에 너무 치우친 전략이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당시 GM의 장삿속을 생각하면 좀 거부감이 있긴 하지만 그가 남긴 자동차 디자인은 50년대 미국 자동차에 대한 동경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1953년부터 1962년까지 C1은 판매가 됐고 콜벳의 전설은 이로써 시작되게 됩니다. 현재 독일에서는 평균 76,000유로가 넘는 가격에 거래가가 형성돼 있다고 하네요.
7위.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280
W116이라는 제조명으로 잘 알려진 초대 S클래스 모델입니다. S클래스라는 차명이 W116부터 정식으로 붙기 시작했죠. 1972년부터 1980년까지 판매됐고, 안전의 대명사라는 타이틀도 이때부터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졌다고 해도 될 만합니다. 요즘은 어느 차에나 들어가 있는 ABS를 가정 먼저 장착한 차량이기도 하죠. 현재 독일 내에서 평균 거래가격은 13,000유로대에 형성돼 있다고 하니까, 역시 그리 큰 부담은 아닙니다.
6위. 포르쉐 911 1세대
뭔 말이 필요 있을까요. 포르쉐 1세대 모델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디자인이고, 앞으로 20세대까지 나온다 해도 이 오리지널의 황홀한 스타일을 뛰어넘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6기통 박서 엔진 전설의 시작이지만 한때 4기통 엔진도 달렸다는 거. 몇 년 후에 독특한 롤바 (역시 미국 안전규정 덕분에 출현된)를 하고 있던 타르가도 1세대 때 등장하게 됩니다. 현재 독일 내에서 이 모델의 평균 거래가격은 10만 유로가 넘어간다고 하는데, 희귀 모델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하네요.
5위 : 폭스바겐 비틀 카브리오
원조의 디자인을 따라올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모델이 바로 비틀이죠. 독일에서는 캐퍼 (Käfer)라 불렸는데 독일어로 딱정벌레라는 뜻입니다. 1938년 처음 등장해 2차대전 때는 잠시 전쟁용 차로 변형됐다 2차대전 이후 본격적으로 승용차로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독일 경제 기적의 상징 같은 모델이죠. 올드타이머 기준 (30년 이상) 안에 드는 캐퍼는 대략 2만 유로 수준의 평균적인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만, 오래된 캐퍼일수록 가격은 뛰어오릅니다.
4위. 메르세데스 벤츠 200
약간 졸린듯한 눈빛을 하고 있는 이 모델 역시 10위에 이름을 올렸던 W120처럼 E클래스의 전신인데요. 차가 다루기 쉽다는 의미에서 스트리히 8, 영어로는 스트로크 8이라는 별칭이 붙었는데 이 별명으로 더로 유명합니다. 1967년부터 1976년까지 출시가 됐는데 특히 이 차는 독일에서 택시로 많이 팔려 나갔고, 지금의 독일 택시들이 E클래스로 가득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나름 의미가 있죠? 평균 거래가격은 상당히 저렴해 약 9천 유로 조금 넘는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3위. 포드 머스탱 컨버터블
얼마 전에도 포스 머스탱이 독일에서 인기가 상당히 높다는 글을 한 번 쓴 적이 있는데요. 올 1분기 독일에서 판매된 스포츠카 순위에서 아우디 TT에 이어 2위를 할 정도로 인기 모델인데, 클래식 모델 또한 인기가 좋습니다. 물론 2세대, 3세대 머스탱도 있지만 역시 1세대 (1964-1973년)가 클래식 머스탱에선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고 보면 될 텐데요. 평균 거래가격은 5만 유로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2위. 폴크스바겐 마이크로버스 T2
왜 안 나오나 했네요.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폴크스바겐 마이크로버스 T2가 2위를 차지했습니다. 흔히 T1과 T2를 불리라는 별명으로 부릅니다. 개인적으로는 T1을 더 좋아하지만 T2가 2백50만 대씩이나 만들어 팔렸기 때문에 구매하기가 쉽다는 점도 인기를 얻고 있는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T1이 1950년부터 1967년까지 굉장히 오랜 기간 판매되면서 라인강의 기적을 일구는데 큰 역할을 했고, 2세대 T2 역시 1967년부터 1979년까지 판매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귀여운 스타일 때문에 패션카 정도로 여겨지지만 독일에선 생활 최전선에서 다양한 역할을 했던 그런 자동차였죠. 독일인들에게는 마이크로버스 T1과 T2는 힘든 시절을 함께 했던 먹먹한 추억의 존재로 의미가 남다르다 하겠습니다. 미국에선 70년대 히피들이 애용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T2의 평균 거래가는 24,000유로 수준입니다.
1위 . 머스탱 쿠페
쟁쟁한 모델들을 누르고 포드 머스탱 쿠페가 가장 많이 클릭한 올드카로 뽑혔습니다. 정말 독일인들의 머스탱 사랑은 알아줘야겠네요. 컨버터블과 함께 역시 1세대 모델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유럽에서는 느낄 수 없는, 미국 포니카만의 터프함과 독특한 스타일은 앞으로도 계속 사랑받을 것입니다. 현재 독일에서 거래되는 1세대 머스탱 가격의 평균은 약 39,000유로로, 컨버터블보다 가격이 낮은 편이죠. 아무래도 수급이 더 쉽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한 대에 수백억씩 하는 부가티나 페라리 클래식카들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많은 독일 사람들이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나 할아버지로부터 들어오고 보아온 올드타이머를 손에 넣기 위해 열심히 돈을 모읍니다. 그리고 구매를 한 뒤 차고에 넣어 둔 채 천천히 직접 부품을 교체하거나 수리합니다. 지루한 시간일 거 같지만 그들에겐 오히려 행복한 시간이 아닐까요? 수리를 끝낸 차를 몰고 주말마다 숲길을 달리는 즐거움, 정말 행복한 순간이 아닐 수 없네요. 지금까지 올드타이머에 대한 얘기를 해봤습니다.
출처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0220384&memberNo=3318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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