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OECD 산재사망률 1위라는 얘기는 많이 들어봤을 거야. 이게 그냥 1등이 아니라 최근 23년 동안 2011년, 2016년 딱 두번만 터키한테 밀린것 빼고는 항상 1등이었다는 사실. BTS는 올해 처음 빌보드 1등을 했는데 산재사망률은 우리나라가 23년동안 21번 1등을 한거지.
산재 ‘주요 5대 사고’라는 게 있어. 산재사망자들은 주로 떨어져 죽거나, 끼어서 죽거나, 깔려 죽거나, ·뒤집혀서 죽거나, 뭔가에 맞아서 죽어. 그런 험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주로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이야. 실제로 우리나라 산재 사망자 열명 중 아홉명은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임. 정규직이 그렇게 죽어나갔다면 이 상황을 그대로 방치했을까?
자기가 일하는 일터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그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제일 잘 알아. 그래서 위험하다고 다칠지도 모른다 보고를 해. 그러면 설비를 고치거나 사람을 더 투입하거나 해야겠지. 그걸 하려면 돈이 들어. 그런데 하청 사장은 힘이 없어. 보고가 원청에 올라가지 않거나 올라가더라도 묵살되는 거야. 왜냐? 원청 사장은 책임을 지지 않거든. 2007년부터 10년동안 원청업체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재판받은게 총 5019건이었는데 그중에서 징역형이 내려진게 28건이고 사업주가 기소된 건은 단 한건도 없어. 원청 사장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니까 위험한 일은 죄다 하청을 주고 그 하청 노동자들이 계속 죽어가는 상황.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 거다, 기업이 안전한 일터만들기에 돈을 쓰게 하자 그렇게 나온 법이 중재재해기업처벌법이야. 이걸 처음 발의했던 사람은 노회찬 의원이고. 제작년 김용균 노동자가 죽고 나서야 드디어 정치권이 반응을 했어. 정의당도 민주당도 법안을 제출했고 심지어 국민의힘 김종인 위원장도 이건 초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면서 동의를 했음.
이번에는 드디어 법이 만들어지겠구나 했지. 근데 국회에서 공수처 가지고 난리판이 벌어지는 동안 올해 정기국회가 끝나버림.. 더 화가 나는건 그렇게 너도나도 약속해놓고는 이번 국회에서 이 법안이 논의된 시간이 고작 15분이었다는 거야. 이사람들 애초부터 이 법 통과시킬 마음도 없었던게 아닌가 싶어.
이 법을 가장 손꼽아 기다리던 사람이 있다면 이분이 아닐까.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씨.. 결국 어머님은 올해 안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처리되길 요구하면서 국회에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어. 공수처도 좋고 필리버스터도 좋은데 아들 잃은 어머니를 단식하게 만드는 정치는 뭔가 잘못된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