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개봉한 아메리칸 셰프를 이제서야 보게됐습니다

맛있는 음식들, 가족애, sns열풍 등이 담긴 가볍게 보기 좋은 영화였어요

<출처: 네이버 영화>

 

좀 지난 영화지만 영화속 음식들은 여전히 맛있겠죠?

영화에서 주구장창 나오는 쿠바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기로 했어요

 

어떻게 만들어야 제대로된 쿠바샌드위치를 맛볼수 있을까요?

영화에서는 마이애미에서 쿠바샌드위치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마이애미가 쿠바샌드위치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 먼저 알아봤어요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에서도 남쪽 끝에 위치하네요

바다 건너 쿠바도 가까워요

바다 가운데는 미국의 최남단 섬 키웨스트도 보입니다

 

역사학자 로이 글렌 웨스트폴은 쿠바샌드위치에 대해 "born in cuba and educated in key west." 라고 표현했네요

쿠바에서 키웨스트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간 모양입니다

그리고 쿠바샌드위치의 고향이라고 주장하는 미국의 두 도시가 있는데 바로 탬파와 마이애미에요

 

1) 탬파

메이져리거 최지만 선수의 팀 연고지인 탬파베이의 그 탬파 입니다

<AFPBBNEWS>

특이한 것이 탬파라는 도시의 이름이 이나리 탬파베이, 즉 탬파만을 연고지로 한다는 점이죠

탬파베이는 아주 거대해서 탬파 외에 여러 도시들이 끼고 있습니다

 

1880년대 중반 탬파의 이보시티(ybor-city는 동네이름)에 시가공장이 세워지고 쿠바, 스페인, 이탈리아 노동자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갑니다

바로 이곳에서 쿠바샌드위치의 핵심재료 쿠바빵을 처음 판매한 기록이 있어요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출신 제빵사Francisco Ferlita가 자신의 빵집La Joven Francesca bakery에서 처음 만들었다고 해요

(현재는 박물관으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wikipedia>최초로 쿠바빵을 팔았던 빵집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샌드위치는 치아바타도 많이쓰지만 쿠바샌드위치엔 역시 쿠바빵이죠

<wikipedia>쿠바빵

 

또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건 파니니처럼 그릴자국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 쿠바샌드위치를 눌러 굽는 플란차는 평평한 면으로 이루어져있어서 이런 자국이 안나요

<영화 '아메리칸 셰프'> 평평한 플란차, 그릴자국이 없는 빵

<TVN 수요미식회에 나온 치아바타로 만들고 그릴자국을 낸 쿠바샌드위치>

 

또 탬파의 쿠바샌드위치는 이탈리아 사람들 영향으로 살라미가 들어갑니다

마이애미의 쿠바샌드위치와 가장 큰 차이에요

 

2) 마이애미

쿠바에서는 1959년 미국을 등에 업은 바티스타 정권이 몰락합니다

바로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에 의한 혁명이 일어난 것이죠

<wikipedia>피델 카스트로

<wikipedia>체 게바라

이후 쿠바주민들이 대거 마이애미로 건너가면서 마이애미에서도 쿠바샌드위치를 흔히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쿠바샌드위치의 레시피는

라드를 넣어 만든 쿠바빵을 반으로 가르고 안쪽면만 버터에 구워요 

그리고 머스타드를 바릅니다

빵 사이에 모호포크, 스위스 치즈, 길게 썬 피클을 넣고 조립한 다음

바깥쪽 면에 버터를 바르고 꾹 눌러 바삭하게 구워요

 

 

또 처음 보는게 나왔네요 모호(mojo)포크

모호 소스는 아프리카의 카나리아제도(스페인령)에서 시작 됐다고 합니다

카나리아 제도에서 쿠바로 사람들이 유입된 기록을 찾아보면

 

1)콜롬버스에 의해 스페인령이 된 쿠바는 유럽에서 넘어온 전염병으로 대다수의 원주민이 죽습니다

그리고 모자란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데려오게 됩니다

 

2)18세기에 카나리아 제도에 가뭄으로 인한 기근, 스페인의 보호무역 등으로 아주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이 때 카나리아 제도 사람들이 쿠바, 푸에토리코, 미국 등으로 이주합니다

 

카나리아 제도의 모호소스는 고추가 주재료이지만 카리브해로 넘어와서 많은 변형이 이루어졌고

라임, 오렌지, 각종 향신료를 섞어 돼지고기 양념장으로도 만들어집니다

 

 

드디어 쿠바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게 됐네요

 

이게 기대만큼 엄청난 맛은 솔직히 아닙니다

풀이 너무 없어요 양상추, 토마토를 좀 넣으면 더 맛있을거 같아요 물론 전통주의자들은 싫어하겠죠

실제로 쿠바에서 사먹어봤다는 말들을 들어보면 실망감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하지만 대항해시대의 스페인, 그 이후에는 미국으로 이어지는 초강대국의 간섭(혹은 지배)

그리고 부유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사회주의 혁명

그 안에 살았던 시가공장과 사탕수수 농장의 노동자들을 떠올려보며 맛을 음미해보면

또 다른 매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