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손이 떨리네요.
일을 마치고 집에 거의 다 와가는데 집 바로앞에 큰 놀이터에 중대형견 두마리가
헥헥거리면서 뛰어다니고 있었어요.
누가 산책시키러 나왔나 하고 봤는데 사람은 보이질 않았고 개들은 연신 위협적으로
뛰어다녀서 좀 무섭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마 개 무서워하시는분은 기겁하셨을거에요.
저는 본래 동물을 좋아하고 개를 무서워하지 않아서 첨엔 귀엽네 유기견인가...?
하면서 좋은 마음으로 녀석들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놀이터 벤치에 고양이 세마리도 모여있더라구요. 날씨도 추운데 잘 살아있구나 하고
기특하게 지켜보는데 갑자기 개들이 고양이들이 있는쪽으로 미친듯이 달려가는거에요.
너무 깜짝놀라서 소리를 지르면서 개들을 막 쫓았는데 저를 딱 쳐다보고 서더니 눈치를
보면서 왕! 하더니 다시 고양이를 찾아 두리번거리며 막 뛰어가더라구요.
결국 도망가던 고양이중 한마리는 놀이터를 벗어나지 못하고 나무위로 올라갔고
개들은 그 밑에서 계속 기다리다 다른 고양이를 찾으려는 모양인지 반대편으로 또
달려갔어요.
고양이가 올라간 나무는 가지가 얇고 작은나무여서 금방이라도 떨어질것 같았고
개들이 잠시 다른곳에 간 사이에 얼른 내려오길 바랐어요. 결국 나뭇가지가 부러지며
고양이가 나무에서 내려왔는데 개들이 바로 눈치를 채고 미친듯이 달려와서 고양이를
결국 물고 늘어졌어요.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닌거 같았어요.
한놈이 앞을 막고 다른놈이 뒤를 막아서 도망갈 틈을 주지 않고 몰아부치더라구요.
너무 놀라서 전 막 소리를 지르면서 개들을 위협해봤지만 아랑곳 하지않고 고양일
물고 흔들어댔어요. 제가 발을 구르면서 소리를 지르자 잠시 놀란 한놈이 물고있던걸
놓치고 그 사이 고양이가 도망갔고 개들은 또 다시 어슬렁 거렸어요.
큰 개들 두마리가 저러고 돌아다니면서 공격성을 내보이고 있는데 그냥두면 안될것
같아 112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119에 신고하라고 안내해주셔서 119에 전화를 했는데
분명 저와 조금 떨어진곳에 있던 개들이 갑자기 사라졌더라구요. 어디라고 위치를
다 말하고나니 개들이 보이지 않는다 하니 다시 보일때 신고해달라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끊고 개들을 찾았어요. 근데 흔적도 없이 사라졌더군요.
개들 상태도 유기견같지 않고 한녀석은 백구같아 보이고 한녀석은 본적도 없는
특이한 종이었어요. 게다가 신고를 하자 사라져버렸다는데서 주인이 풀어놨다가
데려간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전에 동네에서 자주 보이던 치즈녀석이 한쪽눈은 거의 뜨질 못하고 볼과 이마쪽
살이 아예 뜯겨나가서 심한 몰골로 다니는걸 봤는데 그 개들짓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희동네는 노인과 아이들이 유난히 많은동네이고 어느동네나 그렇듯 고양이도 많고,
그 고양이들에게 밥을 나눠주는 분들도 많아요. 다니다보면 놀이터나 골목 어귀마다
사료와 물그릇이 놓여있고 노인정 어르신들께서도 챙겨주고 계세요.
그래서 그게 맘에 안들었던걸까요? 너무 화가납니다. 저는 전에살던 동네의 옆집에
살던 아저씨가 키우던 고양이가 나이를 먹고 커지자 유기를 하셔서 그 고양이를
거둬들인게 계기가 되어 두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도 정말
좋아하고 모든 동물에 다 관심이 많고 좋아하고 있어요.
그런데 오늘 본 개들의 모습을 보니 너무 무섭고 싫고 끔찍합니다.
개들이 유기견인지도 모르겠지만 정황상 사람이 풀어놨을거 같은데 그걸 풀었을
사람을 생각하면 증오심과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어디선가 개를 데려가고 숨어서 제 모습을 지켜보며 고양이편을 든다고 증오하는
마음을 품고 있을까봐 무섭기도 하고 보이면 죽여버리고 싶단 생각까지 들었어요.
아직도 마음이 불안하고 속상하고 화가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