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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전 쯤 자살을 결심하였을 때 쓴 글.
게시물ID : humordata_18834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힐러섹귀
추천 : 14
조회수 : 3403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20/11/03 22:13:07

사실 1년 전쯔음 부터 자살을 생각했습니다.

충동적인 자살이아니라 스위스에 있는 안락사를 해서 불현듯 찾아오는 죽음이아니라 제가 선택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작은 꿈이였습니다.

(이때까지만해도 그래도 당장 죽고 싶은부분도있었고 아닌부분도 있었고 오락가락 했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도 터지고 이래저래 힘든 부분이 겹치고 쌓이다 보니 스위스를 갈 수 있는 노선도 막히고 그 비용마련하기도 조금은 힘들게 되더라구요.

(미련하지만 스위스 안락사를 가기위한 모금요청 계획도 생각해본적이있습니다. 죽으러 가는 길인데 무언가 제가 또 누군가 밑에서

노동을해서 그 비용을 모으는게 좀 많이 싫었던것 같습니다.<- 제미련한 이기심)

그러다 어제 문뜩 술이 한잔 생각났습니다.

(저를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술이란게 저도 즐기긴하지만 술먹으면 몸과 마음의 상태가 많이 망가져버리는 것을 느껴서 거의 마시지 않는편입니다.)

그렇게 독주를 한잔 두잔 혼자 붓다 보니 문뜩 이런 생각이 드는겁니다.

이런저런 것들을 위해 하나하나 노력해나가다 제욕심도 채우지 못할 길을 걸을 빠에 그냥 지금 당장 죽는게 낫지 않을..까..?

그러자 모든것들이 편안해지는겁니다.

저를 잡고있던 구속과 굴레들이 놓아져서 그잠시 편안함을 느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생각을 하고 나니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어떻게 죽을까였습니다.

처음에는 소중한 제 몸이 망가지는 건 싫었습니다.(자기애가 강한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죽으면 어짜피 제몸둥이가 조각이 난들 무슨 소용이있을까 

(장기기증신청 생각만하고 하지못한 제자신이 조금 한심스럽다는 생각도 잠시 스쳐갔습니다)

아무튼 그러다보니 마지막에 맘껏 자유를 만끽하고 죽는 투신자살이 제일 좋겠다라는 결론이 거의 도출되었습니다.

그렇게 결심을 하고 자살에 대해 들여다 보니 여태 자살을 시도하고 했던사람들이 겁나 이기적이게 보였습니다.

그 이유가 크게 하나로 다가왔는데, 

뭐냐면 제가 접한 자살한 사람들에 대한 정보로는 자기의 죽은 시체를 볼 사람들의 트라우마를 자살을 한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더라구요.

생각을 한 번 해보세요. 보통 자살을 하면 제일 먼저 맞이 할 사람은 자신의 가까운 지인입니다. 

근데 그 사람에게서 그 시체를 본장면은 인생에서 지워지지않을 상처라는 건 자살한사람들은 전혀 생각치 않나봐요.

그만큼 "다른사람의 삶을 생각하지않고" 이기적인 삶을 살아온 자살자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라면 입구에 시체가 있으니 바로 경찰을 불러라는 메모를 쓰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살을 결심했던 분들은 이 글에 조금 발끈하실 수 도 있습니다. 

왜냐면 자살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다들 힘내라 소리만 해주거든요. 어떻게든 살리려고 좋은소리만 해줍니다. 근데 저는 제가 자살을 결심하고 나니 따끔하게 한마디 하고싶더라구요.

"자살을 결심한 당신들이나 나는 다른사람들보다 더 이기적이기때문에 죽음을 선택하는 거라고. 이건 팩트이고 사실이니 부정하지 말고 

좀 더 이타적으로 한 번 살아보면 다른 삶의 재미를 느낄 수 도 있지않겠냐고.."

아무튼 저는 가족과 친한지인에게 동의를 얻고(동의라기보다는 통보에가까운..) 

아무도 없는 산정산 절벽에서 떨어지면서 마지막 자유를 만끽하고 죽어 시체조차 발견되지 않고 동물들의 먹이가 되어버리는 죽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태 왜 이런 생각을 못했지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술에만취해 세상에 화를 내다 잠이 들었고 아침이 되었습니다.

정말 신기한건 제가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 믿던 일이 갑자기 해결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런생각이들더라구요. '아직은 죽지말라는건가' 사실 근데 이 말조차도 이대로는 죽기싫은 제가 저에게 던지는 물음표라는걸 곧 알게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러가지 제가 하고 죽어야할 것들이 막 떠올랐습니다.

그러다가 모든게 잘되서 죽지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도 잠시나마 들었던것같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그렇게 없던기운이 어디서 왔는지 조금 솟아나려고 하는 느낌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지막으로 얻은 기운이란 생각으로 이런 저러한 것들을 다시 해볼 생각입니다.

(이 기운이 얼마나 갈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저의 약 20년 지기 친구인 오유에 자살을 결심하는 과정의 생각들을 사람들에게 한 번쯤 말해보고 싶었습니다.


현재를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말을 많이 하고 싶은데

사실 진짜 제가 물어보고싶은건 "죽음이란게 그렇게 나쁜건가요?"입니다. 이건근데 그 누구도 죽음을 겪은 사람이 없어서 모순이란 생각도 합니다.


저는 이글을 쓰는 순간에도 더이상 삶의 가치 혹은 재미가 느껴지지않는 저같은 사람들에겐 안락사란 제도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듭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해드리고 싶은 말씀은


어둠에서는 작은 빛이라도 돋보이기 마련입니다.


이기적이지않고(신기한건 대부분 이기적인인간들은 자기가 이기적이지 않다라는 착각에 빠져있음)  이타적이려고 하는 분들 그 수가 너무 작다고 너무 상심하지마세요.


그 수가 작기때문에 여러분들은 누구보다 빛날 거에요. 항상 힘내시구 기운 꺾이시지 않길 빕니다.




p.s 1. 그냥 자살을 결심한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순간을 정리하지않고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습니다. 왠지 그편이 훨씬 솔직해보일거라 생각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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