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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일 좀 하려고, 모니터를 빤히 바라보는 중에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였다.
'네 김욱입니다'
'네, 63고8470 차주시죠?'
'네'
으이쿠, 차에 뭔 일이 터졌구나, 하고 생각했다.
회사 주차장이니 차를 빼라고 하지는 않을 테구, 무슨 접촉사고가 났나 싶었다.
'어제부터 시동이 계속 걸려 있던데요?'
'아....예....고맙습니다.'
'시동을 꺼 드릴까요?'
'네 그래주시면 감사할께요'
황당 그 자체였다. 시동을 어제 아침부터 오늘 오전까지 계속 켜 두었던 것이다.
이런 일은 태어나서 처음 이었다.
30분 후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시동은 꺼져 있었구, 차 문을 열고 들어가 기름 게이지를 확인하니,
거의 엥꼬 직전이었다.
하루만에 4칸 중 2칸이 달았다. 이때 알았다. 24시간 걸어 놓으면 2칸이 다는 구나.
전화주신 분에게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런 황당한 일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생각을 해봤다. 결국 답은 이어폰이었다. 음악을 들으며 차에서 내리니 시동을 켜진지도 몰랐던 거다.
오래된 차라 그런 기능이 없다. 저절로 꺼지거나 소리나는 기능.
참으로 해괴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