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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라는 괴물
게시물ID : humordata_18826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박진성
추천 : 26
조회수 : 2338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20/10/27 08:28:15



연합뉴스는 국가에서 지원을 해 주는 언론이지요. ‘국가 기간 통신사’로서 거의 모든 언론들이 연합뉴스와 ‘전재’ 계약을 맺고 연합뉴스의 기사를 받아쓰기도 합니다. 저는 바로 이 연합뉴스의 권력에서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저에 대한, 확인 취재 없는 약 400건의 기사 중 연합뉴스의 것을 그대로 받아 쓴 경우가 대략 70프로가 넘습니다. 대부분의 ‘어뷰징 기사’는 연합뉴스에서 비롯됩니다. 연합뉴스에서 오보를 내보낼 경우 그 파장은 엄청납니다. 처음에는 산술급수였던 오보들이 연합뉴스를 거치면서 기하급수로 늘게 됩니다.

저는 2017년 9월 서초동의 ‘언론인권센터’를 방문하여 언론에 의한 인권 침해 사례를 상담하면서 특히나 연합뉴스의 보도 행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말씀드렸습니다. 당시 윤여진 언론인권센터장, 김성순 변호사, 양가람 언론인권센터 간사 등에게 말씀드린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1) 연합뉴스가 저의 ‘성추문 의혹’에 대해 보도한 양이 너무 많다.

2) 보도 과정에서 해당 의혹에 대한 나의 입장을 물어본 적이 전무하다.

연합뉴스 김계연 기자는 2016년 10월 23일, 저에 대해 이런 오보를 내보냈습니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작가 지망생 등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박진성(38) 시인”. “미성년자를 포함한 작가 지망생”을 “상습 성추행”했다니. 저는 순식간에 저 기사로 인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파렴치한이 되어버렸습니다. 

저에 대한 의혹 중 미성년자를 만났다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사실도 그러합니다. 저 기사대로라면 유령이 성추행을 한 셈이 됩니다. 그걸 연합뉴스 김계연 기자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취재를 한답시고 트위터의 허위 폭로 내용들을 보긴 봤나 봅니다. 저렇게 보도가 나간 이후 거의 대부분의 언론사가 저 워딩을 받아썼습니다. 저에게는 오랫동안 ‘미성년자’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습니다. 끔찍한 오보이지요. 

2017년 9월 경, 저는 이 보도에 대해 개인 자격으로 수많은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를 청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약 60군데 언론사로부터 정정보도를 받아 냈었습니다. 그렇게 꿈쩍도 안 하던 언론사들이 법적으로 하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일부 정정보도’를 내보내 주더군요. 당시 정정보도 중 하나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당사가 2016년 10월23일 보도한 연합뉴스의 “박진성 시인 ‘성폭력 논란’ 사과하고 활동 중단” 제목의 온라인 기사 중 ‘미성년자를 포함한 작가 지망생 등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부분은 박진성 시인과 관련이 없으며 사실과 달라 바로잡습니다.”

<인터넷뉴스팀>

 - <문화일보>, 2017. 09.19. [<바로잡습니다> 박진성 시인 관련 정정보도] 전문.   

이런 식으로 연합뉴스를 전재했다가 오보를 냈다는 취지의 정정보도가 줄이어 나오고 있었는데도 정작 정정보도는 못 하겠다고, 정정보도를 원하면 법적 절차에 따르라고 했던 곳이 연합뉴스와 김계연 기자입니다. 그래서 지금 저는 연합뉴스와 소송 중에 있습니다. 연합뉴스의 저 보도를 인용했다가 저와 소송을 했던 많은 언론사들이 연합뉴스에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라고 했습니다. 제발 많은 언론사들이 연합뉴스에게 구상권을 청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끼리끼리 지지고 볶고 괴로운 ‘척’이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언론을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와 함께 ‘제4부’라고 합니다. 연합뉴스의 경우를 보면 이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대체 이 권력을 누가 주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언론 개혁의 시작입니다. 가짜 뉴스로 입는 우리들의 피해는 너무나 큽니다. 

(이런 걸 '역주행'이라고 하지요. 2년 전에 낸 시집이 26일 교보문고 집계, 국내도서 10위, 시/에세이 2위에 올랐습니다. 먹먹하고 막막합니다. 솔직한 바람으로는 시집이 계속 더 팔려서 1위를 해서 저 기자 집단들이 보기 싫어도 볼 수 있게끔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베스트셀러의 힘입니다. 시를 계속 써 왔지만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사실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에 없습니다.

도와주신 많은 분들 감사합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조촐한 자리 하나 마련해서 초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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