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퀄는..
페르시안 친칠라.. 10살이다.
스퀄이는 올해 3월, 밥을 잘 먹지 않다가 똥을 달고 나와서 목욕을 씻기던중
몸이 노란것을 보고 병원으로 향했다. 황달이 심해져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는 황달이 심각 하다는 것이었다. 수액도 맞추고 이틀간 결과를 보았는데
상태는 나빴다 황달은 13.1에서 12.1 로 주춤하는가 싶더니 20을 넘어섰고..
2차병원을 추천 받아 간 그곳에서 '간종양 말기' 판정을 받게 된다.
간이 남아있지 않단다... 내가 잘못 들은건가 싶었다
대성통곡하는 와이프를 진정시키고 몇가지 설명을 들었다
간은 10% 이상만 있어도.. 회복이 되는 장기인데 스퀄이는 10%채 남지 않았단다
짧으면 한주.. 길어도 2주 정도의 시한부를 받았다
병원에 간지 이틀차에 말이다.... 말기암 환묘인데 새침 검사를 하겠냐고 묻는다
암이 양성인지, 악성인지를 알아낼수있단다.. 아이가 살아날 가망성이 없는걸 알지만
만에 하나의 경우를 생각 해서 새침 검사를 맡겼다
아이는 병원에서 할수 있는 캐어가 없다 있다면 수액 처치인데 그것으로 황달은
떨어지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간이 망가졌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 병원에서 아이를 죽게 할수는 없으니까..
밤새도록 잠이 오지 않는다 흐르는 눈물을 억지로 참으며 인터넷 검색을 했다
간에 좋은 음식, 항암이 되는 음식 , 강제 급여 , 피하수액 등등 찾을수 있는 정보를 모두
찾아 노트에 필기 했다..
시한부라는 일주일에 먼저 도전한다
나는 아직 스퀄이를 포기할 마음이 없다
스퀄이는 기력이 없어 쓰러져간다 몸은 너무나 노랗다 피부가 귤색이 되어버렸다
인터넷에서 본 자료를 가지고 강급 사료를 만들었다 주사기로 강제급여를 하는데
아이가 완강히 거부해 제대로 먹이질 못했다
아이가 너무 힘들어 해서 거의 혼수상태에 가까운 지경이다 어쩔수 없이
다시 병원으로 향해 수액을 긴급으로 맞춘다
황달이 13.1 에서 20을 넘어 30.1 이젠 병원에서도 절대 감당 하지 못하는
수치 까지 올랐다..
수액을 맞고 집으로 와서 또 강급을 한다 밤에는 죽지 않길 바라며
곁을 지키며.. 낮에는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춘다
그렇게 반복하며.. 일주일이 지났다. 아이는 죽지 않았다
강급은 효과가 있었고 나는 희망을 잃지 않고 아이의 캐어에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2주가 지났다. 병원엔 더이상 가지 않았다 아이에게 가는것 자체가
스트레스기도 했고.. 이미 간종양 말기 판정에, 더 할수 있는 처치는 없기 때문이다.
그사이 종양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악성' 아데노카시노마라 해서 세포성 침투 암이고
전염성이 빨라서 항암치료도 안된단다...
기적이란것은 이제 더이상 남지 않았다 하지만. 2주를 버틴 스퀄이는
이미 기적이나 다름 없었다.
이제 아이가 살아있을때 까지 캐어 하는 장기적인 사투가 남았다.
자영업자라 와이프와 운영하던 가게를 번갈아가며 출근 하며, 아이를 돌봤다
빚은 계속 늘어나지만 갚으면 된다 생각 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아이는 나의 노력을 이해해주듯 강급 사료를 거부하면서도 잘 소화해냈고
그사이 또 인터넷을 보고 '구충제로 암을 치료한 사람들 이야기'나.. 여러 자료를
검색해 고양이 구충제 메벤다졸로 스퀄이도. 연명을 위한 치료를 시작했다
그동안, 환묘게시판에서는 기적을 만들어낸 스퀄이 강급사료가 유행처럼 번졌다
같은 시기 함께 걱정해주던 환묘들은 모두 고양이 별로 떠났다
함께 위로 해주던 집사님들이 하나둘 사라진다 스퀄이가 살아있기 때문에 우월감 같은건
없다 너무 속상하고 죄스럽고 미안한 마음 뿐이다 아마 카페가 들어오기 싫었을것이다
나라도 스퀄이가 죽는다면 2마리의 고양이가 더있지만 한동안 고다카페에 못오게될지도
모른다.
스퀄이는 3월을 그렇게 버텨냈다 그리고 4월도 5월도..
한달만 버텨달라 생각 했던..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왔다
중간에 치아흡수병변까지 와버려.. 이제 사료는 아예 섭취할수가 없다
강급 사료에 의존해 아이는 생존해간다. 한가지 다행인건 습식 사료는 곧잘 먹는다
입이 까다로워서.. 한주 먹고 나면 식탐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스퀄이 때문에
산 습식 사료가 산더미다
여름이 어느새 만연하게 다가왔다
스퀄이는 어릴때 내가 맥도날드 감자를 줬던게 화근이되서 사람먹는 음식을 매우 좋아한다.
사실 그리 많이 먹는 편도 아닌데 집사인 나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
내가 먹는것을 뺏어 먹는것에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고 착각하는것 같다
하지만 그때문인지, 입맛도 없고 몸도 안좋은 스퀄이는 치킨이나 고기 같은걸 배달해 먹을때 마다
요구했고 강급 사료 말고 거의 일절 입에도 못대는 스퀄이는 집사가 외식할때면 같이 치킨을 먹을수
있었다 어쩌피. 죽어갈 아이이기때문에 염분이나 다른 병을 걱정하기 보다
그저 하고싶은거 먹고 싶은거 다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아이의 컨디션은 최고조에 달했다.
간종양이 커져서 토하는 횟수는 늘어났지만. 아이의 컨디션이 나쁜때를 피해서 강급과
간식을 적절하게 줘서 7월달에는 우다다도, 하고 스크레쳐도 하고 끈도 갖고 놀았다
당장 죽을거라 생각 했던 아이가 살아서 이렇게 움직이는걸 보니 신기하다
고다에 글쓰는것도 잊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아이처럼 기적을 누릴수는 없겠지만
최선을 다하다 보면 그속에 길이 있다는것도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의 컨디션이 난조였을때와 호전을 보일떄 내용을 빠지지 않고 기록해두었다 글을 썼다
스퀄이에게 최선을 다하는걸 잊지 않기 위함도 있었고
먼저 떠나보낸 환묘들이 생각나서도 있었고
기적을 이룬걸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도 컸다
스퀄이의 배를 보니.. 종양은 나날로 커진다..
메벤다졸 구충제 요법은..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듯 하다
종양이 커지면 언젠가는 죽는다.. 걱정이 되어 밤에 잠을 못자지만
아내는 원래 죽었어야 할 아이가 지금 살아있으니 지금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한다
기우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7월이 지나고 8월이왔다. 아이는 3월에 떠났어야 했는데 어느덧 5개월이 지났다
아이가 언젠가 부터 똥을 잘 싸지 못한다. 종양이 워낙커져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
활동이 줄어서 그런것 같기도하다 관장약을 사와서 대변을 누게 하니 컨디션을 되찾는다
문제는 똥이 차면, 장기가 눌러있는 상태라 그런지 토하는 횟수가 잦아진다
그래서 8월 부터는 일주일에 한번정도 관장하는단계에 이르렀다
아이가 가끔 멍때리며 집안을 돌아다닌다 뭔가 기운이 이상함을 감지하지만..
사실 와이프말대로 이제 더이상 할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아이허브를 통해 암에 좋다고 유명한 약들도 같이 먹이는 중이고 강급도 잊지 않았다
종양은 나날히 커져가는것 같다.. 올해만.. 제발 올해까지만 버텼으면..
8월 말이 되어서 아이는 변을 더욱 힘들게 누더니.. 그토록 환장 하던 치킨을 먹을때도
뺏어먹는 양이 급격히 줄었다. 와이프는 둔해서 잘 눈치 못채는듯 하지만
나는. 이상한 기운을 느낄수 있었다 스퀄이는 여전히 활발해 보이지만 이것이 얼마남지
않았을수도있다는 기분이었다. 애써 외면하고 싶어 잘 못먹는 치킨을 챙겨두었다 나중에
주니 잘 받아먹는다.. 스퀄아 올해까지 살아줄거지?
9월이 왔다.. 언젠가 부터 간식을 주면 입에 머금고 있다가 맛만 보고 뱉어내듯 바닥에
다 뱉어낸다 .. 와이프는 왜 먹는척만 하고 뱉어내냐며 아이를 타박해본다 내가 볼땐 안먹는게
아니라 못먹는것 같다... 변을 못보는 횟수가 늘고 아이가 잠자리에 들때 스핑크스 자세를 유난히
취한다.. 종양이 커져서 불편해서 그런것 같다 그런데 더 할수있는게 없다 가장 괴로운 일이다.
9월 초 아이가.. 멍때리고 집안을 배회하는 시간이 잦아졌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불편해서
그런걸까..
9월 10일이 지났다. 아이가 더이상 간식과 습식 사료와, 치킨을 먹지 않는다
다시 강급 양이 늘었다 그리고 변을 누는 것도 힘들어 한다.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굉장히 위기가 올것 같다 와이프에게 강급을 절대 잊지 말라 했고 신경써서 아이를 지켜봤다
아이는 밤에 잠을 잘 못잔다.. 배가 너무 빵빵하다 복수가 찬걸까? 그렇다고 하기엔
호흡은 아직 괜찮다
사실 내가 유일하게 믿고있는게 아직 먹고, 자고, 싸고, 그리고 숨쉬는게 문제 없다는거였다
9월 17일쯤 되서 호흡이 조금 빨라졌다 그리고 아이가 기운이 없다 밥을 식음전폐한다.
강급 사료를 토하는 횟수가 늘었다. 대변때문인가 싶어 관장을 하고 났는데도 기운이 없다
똥은 변비가 맞다. 문제는 똥을 쌀만큼 먹지않았다 아이의 호흡이 나빠졌다는것에서 무서움이
든다. 저녁에 영상을 찍어 누나에게 보냈더니.. 앞서 떠났던 아이랑 상태가 비슷하다며 나쁜뜻이
아니라 마음에 준비를 하라고 한다 새벽중에 아이가 피식 피식 쓰러진다
걷는게 이상하다. 기력이 너무 없다 아이를 이불에 감싸줬더니 쓰러지는 몸을 붙잡고 자꾸 집안을
서성거린다 잠자리가 불편한걸까 왜그래 대체..
9월 18일 아이가 너무 기운이 없다 화장실을 눈앞에 가져다줬는데 화장실에 다 들어가지 못하고
오줌을 싼다.. 너무 겁이난다 .. 이제 아이가 떠날것 같다는걸 인정해야한다.. 아이가 가고싶어하는곳에
옮겨주고 이불을 덮어준다.. 누나와 , 와이프가 일찍 퇴근하고 왔다
복수가 차서 그런게 아닐까? 복수가찬거면 호흡이 나빠진게 이해가간다 일단 밑져야 본전이니
집앞 병원에 갔다
병원에서 기다리는동안 아이는 거의 숨이 넘어간다
갑자기 증세가 심각하다.. 복수가 찬거면 빨리 빼야할탠데 왜이렇게 진료가 밀려있는걸까
아이의 차례가 되었다.. 초음파를 가져다댔는데.. 결과는 침통했다
배는 모두 종양이고 종양이 아이의 전체를 뒤덮고있는거나 다름 없었다
복수는 거의 차있지 않았다 종양이. 전이가 되었거나 너무 커져서 심장이나 혈관을 압박해
숨을 못쉬는거였다 병원 원장님은 하루 이틀 정도로 시간이 남지 않았다고. 설명해준다
마약성 진통제를 맞춰달라해서 집으로 왔다
아이가 너무 힘들어한다 진통제 때문일까? 아니면 호흡이 힘든걸까
이대로 죽게할수 없어서 수액을 맞춘다.. 수액을 맞추고 1시간쯤 있었을까
점점. 아이가 상태가 안좋아지더니.. 토를 한다.. 괴롭게.. 오후 4시쯤 먹였던 주사기 한개분도
안되는 강급 사료와 수액? 으로 추정되는 물을 다토했다
그러고 1분뒤 컥 소리와 함께 숨을 쉬지 않는다.. 심장 마사지를 해봤지만
아이는 거짓말 같이 떠났다.
2020년 9월 18일 10시 50분 밤이었다.
그리고 아이를 장례 해주었다.
가장 무서운건 .. 사실 아이가 아플때 최선을 다하지 않는것이라생각했다
특히 스퀄이는 유년기때 나의 사업 실패 등으로 아이의 캐어를 제대로 못해서
아이에 대해서 늘 미안함이 컸다
그래서 아이가 처음 죽을병에 걸렸을때 엄청 울었고 자책의 원망도 많이했다
하지만 아이에게 기적이 일어나면서 캐어하는 6개월 동안 정말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래서 아이가 죽어도 크게 원망하거나 후회할일은 없을것이라 생각 했다
하지만.. 그건 정말 잘못된 생각 이었다
아이가 떠나고 난뒤
아이에게 최선을 다했냐 안했냐
의사의 처치가 적절했냐 안했냐
이런건 다 의미가 없었다
중요한건 더이상 아이는 세상에 존재 하지 않고
이제는 시체조차도 만질수도 볼수도.. 온기를 느낄수도 없다는것이다
아이가 떠난지 하루가 지났는데
그것이 나를 미치게 만들고 괴롭게 만든다
아이가 떠나고 첫날은 잠을 자지 못했다
하루는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하루는 사진을 정리하다 밤을 지새우고
또 하루는 영상을 편집 하며 밤을 지새웠다
이제 내가 할수 있는건 아이를 그리면서 아이의 것들을 정리 하는것과
그래도 기적을 만들어온 6개월간의 일기를 블로그와 카페에 정리 해서 아픈 환묘들에게 기회를 주는것
그리고.. 스퀄이에 대한 사진과 영상을 올리며 그것을 기리는게 고작이다
다 필요 없고 스퀄이가 너무너무 보고 싶다..
너무 보고싶다.
1달 반정도 된 아이를 2010년 7월쯤 데려왔다.. 엄마 고양이는 '오늘이' 스퀄이는 '아들이'라는 이름이었다
그래서 스퀄이라 부르면서 아들이라고 항상 같이 불러줬다
스퀄이는 미묘였다 .. 생긴것도 암컷 같은데 숫컷이다.. 하지만 성격은 암컷 같아서 남집사인 내 껌딱지 처럼 붙어다녔다
스퀄이는 털이 긴것 보다 동그랗게 깎은게 더 귀여웠다. 그런데 내가 손이 삐꾸라 잘 깎는 경우가 잘 없었다 미안해
한참 자리를 많이 비울때 스퀄이가 외로울것 같아 둘째 까미를 들였다 고다를 통해 안타까운 사연을 갖고 있던 아깽이었다
사이 좋게 지내길 바랬는데.. 어찌된 일인지 파주 짬타이거 출신인 까미는.. 집에온날 스퀄이를 바로 제압해버려서 서열이 뒤집혔다
다행인건 대면 대면한 사이라는것
스퀄이.. 착하고 똑똑하다.. 집사 가 뭐먹을때 옆에서 콩고물 먹는것으로 사랑받는다 착각하고
'기다려' 라는 말을 알아 듣는다.. 집사가 식탁위에 피자같은걸 먹으면 식탁위로 올라오려다 기다려라는 말을 들으면
다소곳이 앉아서 5분도 10분도 기다린다
스퀄이는 털이 길때도 이쁜데.. 털이 잘 꼬여서 자주 빗겨줘야했다
황달로 입원했을때.. 처음엔 대수롭지 않았는데 초음파에서 간 아래 잡힌 큰 덩어리가 종양이라고 알았을때 부터 지옥이 시작됐다
황달 수치가 30까지 올라간 고양이는 처음 본다 했다 사실 13.1 도 엄청 높은 수치다 정상이 1이라 했으니까..
스퀄이가 살아날거라곤 나도 사실 기대하지 않았다
황달을 이겨낸 스퀄이.. 그렇게 암도 이겨내고.. 15년까진 아니더라도 11살까진 살아줄거라 생각 했다
냉장고랑 현관을 가장 좋아한다 냉장고 앞에서 요리하면 저렇게 다소곳이 앉아서 콩고물을 기다리는게 포인트
사람을 유독 안무서워하는데 현관에 띵똥 누르면 죄다 배달이라.. 현관에 소리나면 매우 좋아한다
고양이 답지 않다
아픈 아이 캐어해줬더니 뭘 알고 보는건지 집사들 사진을 보고 있다.. 2021년도 함께 살아줄거지? 라고 물었더니
야옹이라 했다..
사실..너가 힘들어 하고 있는걸 알고 있었어.. 8월 부터 어렴풋이.. 컨디션이 미세히 나빠지는걸 남집사는 알수 있었어
그런데.. 더이상 내가 해줄수 있는게 없어서 힘내라고 응원하고 강급 잘하는것 말고 난 할수 있는게 없었어
그렇다 해도 이렇게 갑작스레 떠나는게 어디있니.. 전날, 전전날 아니몇일전부터 집안을 돌아다녔던건 떠나기 전에 네 나름대로
준비였다는걸 .. 이제 알아버렸구나
죽고 난뒤에도 함께 있고 싶어 유골을 집에서 .. 보관하기로 했어요..
언제쯤 저는 스퀄이를 마음에서 보낼수 있을런지..
스퀄이를 위해 만든 추모 영상 입니다...
조금.. 길고 지루하더라도.. 이글을 읽어주셨다면 끝까지 한번만 시청해주세요..
출처 | https://blog.naver.com/hwoarangx2/2220970103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