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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무슨 짓을해도.. 못 잊겠겠네요..
게시물ID : gomin_17836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백마타고온고자
추천 : 1
조회수 : 86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0/09/18 16:17:41

정말 오랜만에 오유에 오네요 ㅎ

 

예전에 키우던 고양이 두마리 사진을 종종 올리고는 했습니다.

 

무지개 다리 건넌지는 3개월 지났구요. 아직도 좀 슬프네요 ㅠ

 

 

한놈은 작년 6월, 다른 한놈도 올 6월..

 

 

그놈 둘이 키우면서 참으로 행복했었습니다.

 

많은 집사분들도 그러하듯, 정말 내새끼마냥 금쪽같이 키웠었죠.. 작년까지는..

 

 

집사람과 부모의 등쌀에 못이겨 시골로 결국 보냈는데.. 둘다 시골에서 하늘나라 가버렸습니다.

 

정말 세상 무너지듯 울었기도 했고, 집사람 원망도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부에게 새생명이 태어났고 고양이 털이 너무 많이 날린다는 말에.. 많은 대화를 했지만.. 어쩔수 없더군요.

 

결국 이꼴이 났네요.

 

 

 

여기까지만 보면 고양이 때문에 힘들어서 글을 적는구나라고 생각하시겠죠..

 

사실 반은 맞긴하네요.

 

 

저에게는 큰 아픔이 있습니다. 동생도 마찬가지구요.

 

부모에게 많이도, 정말 많이도 맞고 자랐거든요. 또한 학교에서도 동창들과 선생님들에게도 맞고 자랐습니다.

 

어릴때.. 맞은 기억밖에 없습니다.

 

 

20대 후반이 되어서도 예전의 아픈 기억이 떠나질 않아 오유를 통해 고양이를 분양받았고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었습니다.

 

고양이 별로 전부 가버리고.. 전 예전의 기억들과 다시 조우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부지는 서울에서 제법 큰 공장을 운영했었습니다. 직원들도 꽤 있었죠.

 

과격하고, 폭력적인 아버지는 어머니를 그렇게도 많이 때렸었습니다.

 

한밤중에 자다가 쿵쾅 소리가 나는걸 들어보면.. 선풍기고 tv고 어무니를 내려치는 소리가 들렸죠.

 

뺨때리는 소리가 어찌나 소름돋던지.. 쫘악! 쫘악!!!

 

어머니의 긴 머리채를 붙잡고 사정없이 돌려대면 끙끙대는 어머니의 신음에.. 저와 제 동생은 바들바들 떨면서.. 울면서.. 저녁을 보냈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어느 날.. 벽시계를 볼 줄 모른다고, 아버지에게 30분간 싸다귀를 맞았었죠..

 

솥뚜껑 만한 큰 손으로 한대 맞으면 몇 바퀴를 구르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맞고 나가 떨어지면 동생이 맞고 나가 떨어지고를 수십번 반복..

 

겨우 4시 반이라는 말을 하고 나서야.. 때리던 손을 내리셨습니다. 

 

그것 보라며.. 할수 있지 않냐며..

 

 

사람 새끼인가요.. 이사람...

 

 

초등학교 2학년 어느날.. 안익은 파인애플이 너무 먹고 싶어 달라고 징징 댔었습니다.

 

그게.. 그렇게도 잘못한 일이였나요..

 

가시돋은 파인애플을 제 얼굴에 집어던지고 분이 안풀렸는지 파인애플을 다시 들고는 저에게 또 던졌습니다.

 

아팠..습니다..

 

갑자기 일어나서는 발로 지근지근 밟더군요.. 

 

 

제가.. 뭐 그렇게 잘못했나요..

 

 

의정부로 이사를 하고.. 저녁에 동생하고 둘이 분식집에서 돈까스를 먹고 귀가한 일이 있었습니다.

 

저녁 먹을 때부터 치통이 오기 시작하더니.. 너무 아파서.. 옆에 있던 이쑤시개를 아픈 잇몸에 살짝씩 건드렸습니다.

 

신기하게 통증이 줄어들더군요..

 

그걸 집에와서 어무니 보는데서도 아무렇지 않게 했엇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쑤시개를 빼앗으시더니 제 싸다귀를 때렸고, 한바퀴 구르게 되었습니다.

 

이빨이 아프면 얘기를 해야지 이쑤시개로 왜 쑤시냐고 엄청 혼났었습니다.

 

 

이쑤시개로 쑤시는게.. 그렇게도 잘못한 일인가요..

 

아마도.. 아부지한테 받은 스트래스를 저한테 풀었나봅니다..

 

 

사업에 망하고 시골로 내려왔고.. 쌍둥이인 저 와 제동생은 시골학교에서 엄청난 시련을 당하게 됩니다.

 

왕따수준이 아니라 학교 폭력의 대상이 되었죠..

 

반 아이들 전부 저희를 짓밟고 때리고 침뱉고..

 

온 갖 협박으로 감히 부모에게 말도 못했지요.. 협박이 있어도 말을 했었어야 했는데.. 아부지한테도 맞는데.. 누구한테 말을 해야 하나요..

 

그렇게 시도때도 없는 구타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이루어졌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껌을 두개 씹고, 아버지 보는 앞에서 재털이에 껌을 뱉었었습니다.

 

두개 씹었냐는 호통과 함께 재털이로 머리를 맞았죠.. 다행히(?) 피는 안났지만 그날의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사람 새끼 맞나요..

 

 

하도 학교에서 맞길래.. 아버지한테 말했었습니다. 그전에 한번 말해서 가해자 두명을 부르긴 했지만 친하게 지내라는 상냥한 말과 함께 돌려보냈었죠..

 

역시나 갑자기 화를 내시고는 왜 우리아들들은 병신같이 맞고만 있냐고 오히려 저희를 때리셨습니다.

 

반 아이들 30명한테 맞는데.. 왜 맞고 다니냐고.. 

 

 

사람 새끼 맞나요..

 

 

부모님은 새벽 일찍 출근을 하셨고, 아침에 씻는것부터 밥 챙겨먹는건 전부 어린 우리들의 몫이였습니다.

 

하루는 안씻고 학교에 간적이 있었죠.. 늦잠을 잤고.. 서둘러 학교에 가는터라 그랬었습니다.

 

그날 일찍 퇴근을 하셨고.. 꼴이 말이 아닌 저를 보고는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셨습니다.

 

얼굴 한쪽에 큰 멍이 들었죠..

 

 

사람.. 새끼.. 맞나요.. 이 개..새끼..

 

 

중학교 때.. 알파벳 필기체를 알려준적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요..

 

저는 대충 알겠다고 했고, 며칠 지나 자기 앞에서 한번 써보라고 하더군요..

 

잘 못썻습니다.

 

그날 친구도 같이 왔었는데.. 친구보는 앞에서 무차별 폭행으로 전 걸래가 되었죠..

 

사람 새끼냐 이 개..새끼야..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아버지 친구들의 자녀하고 비교하기 시작했고.. 성적이 안좋은 날에는 술먹고 들어와서는 온 집안을 뒤집어 놨습니다.

 

하루는 수학 정석책 실력편을 사달라고 부탁했었고.. 만5천원 짜리 책을 사주셨습니다.

 

한달정도 있다가.. 어디까지 풀었냐고 물어보더군요.. 너무 어려워 몇페이지 못풀었었습니다.

 

 

그날.. 뒤집어졌었습니다.

 

 

책은 이미 산산조각.. 제 뺨을 책으로 때리고 밟고.. 파리채로 때리고.. 보다 못한 어머니가 말리다가 잘못 맞아서 멍생기고..

 

폭력은 멈추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학대로 얼룩진 채로 어린시절을 보냈고 대학교와 군대.. 직업을 갖기까지.. 쉼없이 달렸었습니다.

 

 

누구에게 제대로된 인정한번 받지 못한채.. 힘든 삶을 살았습니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아버지하고 제법 친하게 지냈었습니다.

 

왜냐면.. 우유배달일을 하셨고.. 그 일이 너무나 힘든 일이였거든요..

 

저녁 11시 반에 출근하셔서 우유공장에 갔다가, 우유 싣고서 아침 10시, 11시까지 무거운 우유박스를 들고 배달을 했었습니다.

 

아버지의 건강이 너무 염려되었고.. 다 옜날 일이니, 서로 잘 지내보자는 의미에서..

 

하루에 한번씩 전화를 드리면서 힘들게 일하시는 아버지와 많은 얘기들을 했었죠..

 

 

옜날일이였기때문에.. 모든게 다 변하실줄 알았었습니다.

 

우유배달일을 그만두시고.. 조그마한 사업을 운영을 하시게 되었고..

 

슬슬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또 하시 시작하더군요.. 

 

 

전.. 참을수 없었습니다.

 

정말 비교당하는거.. 너무 너무 힘들었습니다. 다른 부모하고나 비교하지.. 꼭 다른 자식과 비교를 해서 제 자존감을 무너뜨리시더군요..

 

결혼하기 전에는 제 집사람에게 전화를 한번 했는데 못 받은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집사람에게 굳이 아버지한테 전화회신 안드려도 된다고.. 필요하면 전화 또 오겠지.. 라고 시부모의 압박이 없게끔 유도를 했었습니다.

 

며칠 지나서.. 저한테 전화가 오더군요.. 

 

세상에 이런경우가 있냐며.. 며느리 될 년이, 싸가지가 없다고.. 어디 시아비지가 전화를 했으면 다시 회신을 줘야지..

 

그러다가 결혼식 며칠 앞두고, 집사람이 홍삼선물 세트를 선물로 시부모에게 드렸었습니다.

 

그 때 아버지의 말이 가관이더군요..

 

야.. 너 집사람이 속이 깊다야.. 엉? 속이 엄청깊어!! 이 비싼거를 다.. 어후.. 

 

 

개 병.신새끼.. 싸이코 같은 새끼.. 니가.. 사람이냐.. 니가 사람이야..?

 

 

결국 결혼하고 나서도 전화한번 안드리고 살다가.. 어쩌다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아버지와 재회를 했었습니다.

 

그 때 부탁을 했었죠..

 

제발 다른 사람들하고 비교하지말고, 제발 술좀 먹지 말라고..

 

 

처음에 잘 지켜지는 듯 했습니다.

 

저희 부부에게 애가 태어났고, 부모님과 집사람에게 떠밀려 고양이를 시골로 내려보냈는데.. 1년도 안되서 한 녀석이 죽게 되었습니다.

 

너무 슬펐는데.. 정말 너무 슬펐는데.. 

 

저한테 그러더군요..

 

야, 우냐? 고양이 때문에 그러는거야!!! 엉???????

 

제 아픈 기억을 잊게 해준 보물같은.. 자식같은 고양이였습니다.

 

 

자식의 감정은 중요하게 생각해본적 부모입장에서 그 때도 역시나, 겨우 고양이 한마리 죽은거 가지고 호덜갑이냐 그러더군요..

 

핳........

 

벌초할 날짜가 다가와 시골에 갔고.. 

 

그때도 한소리 들었었죠.. 컸다고 때리지는 않았지만.. 며느리 욕도 하게 되었습니다.

 

가끔씩 시골에 와서 시부모에게 밥한끼 차려준적 있냐며 어디 싸가지 없이 시엄마가 밥차려 준것만 먹냐며..

 

 

그날 이후로 연 끊게 되었죠..

 

 

사람.. 안변합니다.. 적어도 내 아버지는요..

 

 

힘듭니다.. 고양이 둘이 있었을때는.. 모든게 다 행복했는데.. 

 

물론 저희 아들이 세상에서 제일 귀하죠.. 그런데.. 

 

너무 힘듭니다. 

 

 

힘듭니다..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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