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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에 계신 의사분들에게 질문드립니다.
게시물ID : corona19_45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마나루
추천 : 2
조회수 : 32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9/10 0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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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장문입니다.
(시간없는 분들은 숫자 항목으로 바로 넘어가셔도 무방합니다.)

 

최근의 진료거부 사태로 인해 의사에 대한 인식이 바닥으로 떨어져서 그런지

진료거부 사태 이 후로 알바로 보이는 몇을 제외하곤 의사 입장에서 올라오는 글이 없네요.

그러다 돈되구마님이 올려준 글을 보고 아직 살아있는 의사가 있다는게 반갑기도 했습니다.

늦었지만 진료거부 사태에 대한 의사집단의 개인으로 사과를 하는 것도 나쁘게만 보이진 않고,

실행 가능성에 대한 부분은 접어두더라도 개인적인 생각이나마 해결방법을

올려주는 것도 좋아보였습니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달린 댓글들도 전부 점잖은 축에 속해서 이래서 오유에 오지라는 

생각이 들어 그것도 보기 좋았구요.

개인적으로 진료거부 사태를 지나는 동안 의사에 대한 환상이나 기대감이 낮아졌다거나

배신감이 들었다거나 하는 건 이제 의미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이미 대부분의 국민들이 의사에 대한 시각을 달리하고 있는 마당에

이제는 달라진 눈높이에 맞춰서 이야기하고 앞으로 나아가야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진료거부로 인해 생긴 여러 이슈에 대해 궁금한 점을 의사인 분들께

물어보고 싶습니다.

 

1. 수가 조정이라고 읽고 수익 보전 및 상승 요구라고 해석해야 하나.

수가 조정의 이유로 기피과와 지방 의료진 수급의 해결 가능성을 얘기하는데
돈되구마님의 내과와 응급의학과 예가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수가 조정으로 인해 기피과가 되어가던 부분이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이번 진료거부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 됩니다.

수가 조정에 대한 부분이 그 동안 진행되어오고 있었다는 얘기니까요.
하지만 의아한 부분이 수가가 조정됨으로 인해 기피과 인력 수급에 숨통이 트인다고 
접근하는 거라면 이 부분은 병원이 해당 영역에서의 티오를 늘려줘서 그런거라고 
봐야 하는건가요, 아니면 실제 의사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늘어서 그런건가요.
어떤 과정으로 생각을 해봐도 심지어 합쳐서 생각을 하더라도 모든 결론은
의사의 수익 상승에 초점이 맞추어진 상태라야만 해결이 된다고 나오네요.


2. 진료거부 의사의 입장은 경영자, 직장인 둘 중 어느 곳인가.

이는 수가가 원가를 보장하지 못한다라는 문구에서 출발한 의문인데 

많은 의사들이 내세우는, 심지어 돈되구마님이 가져온 자료도 일산병원이더군요.

하도 많이 봐서 이제는 가보지도 않은 지역의 병원 이름까지도 외우게 생겼는데

이 병원은 공단에서 지표로 삼기위해 운영하는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국에 산재한 수많은 병원들 중에서 원가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를 가져올 수 있는 곳이

여기밖에 없는 것도 아닐테고 유독 이 병원의 자료만 등장한다고 하는 건

결국 많은 의사들이 실제 원가 수율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모르고 있다고 보는게 맞는거라고 보여집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직원이 회사의 수율을 정확히 안다고 하는게 웃기는건데

어째 진료거부의 주축인 전공의와 의사도 아닌 학생들에게서 이런 주장이 나오는건지 

의문일 따름입니다.

누군가의 글에도 댓을 달긴 했지만 피고용주가 고용주의 곳간을 대변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는건데

(심지어 의대생은 피고용주 입장도 아님...) 인생에서 한 번 볼까말까한 상황이라 보는 것도 혼란스럽네요. 

혼란하다 혼란해...

 

 

3. 어떤 이유로 의사가 희생한다는 마인드가 심어진건가.

 

이번 사태로 인해 돌아선 민심에 대해 극단적으로 불만을 표하는 사람들은 의사를 갈아서

지금의 의료체계가 있다고까지 얘기하던데 처음엔 흘려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한 명이 아님을 알게되니 오히려 의구심이 생기더군요.

대체 어느 부분에서, 누구로부터 희생을 강요받는가?

의사가 희생하는 직업인가?라는 부분까지 가서는 저도 혼자 웃기도 했습니다만 

전공의들이 집단적으로 진료거부하는 걸 보고나니 기저에 무언가 피해의식이 잠재한 게 아니야?라는

생각도 들구요.

전문의가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힘든 부분을 희생이라고 표현하기에는 근거도, 감정을 표출할 대상도

너무 잘못잡은건데... 어째 가능성이 없어보이지도 않는게 다른 이유가 떠오르지가 않네요.

설마 여기에 이국종 교수님 관련 답변이 달리지는 않으리라 믿습니다...

이국종 교수님 케이스는 소수도 안될 정도잖아요?

 

 

4. 의사 커뮤니티 내에서 실제 지방 의료질 상승 및 확충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이루어진 적이 있는가.

 

이번 진료거부 사태에서 많은 논란이 있던 내용이고 답도 없는 내용이죠.

궁금한 점은 실제 의사 집단에서 이 문제에 대해 문제인식 과정까지라도 간 적이 있냐는겁니다.

진료거부 단체에서 배포하던 가짜뉴스 수준을 원하는게 아니라 정말 논의가 있었는지가 궁금하네요.

이 부분은 전공의나 의대생들이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테니 현직 전문의 이상이거나

경력이 오래된 분들이 계시면 좋겠습니다.

현재 지역 할당제안과 준공무원안도 있고, 장학금 지급-회수를 통한 일정 기간 복무안 등 해외 사례까지 덧붙인다면 많은 안이 나올테지만 그 어느 것도 합의가 없으면 단시간 내에 이루어질 수 없는 방안들이죠.

의사 단체 내에서 무언가 논의가 있었다면 확실한 방안이 아니더라도 나아갈 방향은 

몇 가지로 좁혀져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직까지 그런 내용은 본 적이 없는거 같네요.

더 나아가 공공 보건 의료의 시야에서 지방 의료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닌 의사들의 입장에서

지방 의료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접근 방법이 타당한가에 대한 것도 의문입니다.

이미 의사들의 진로 결정이 수익과 밀접한데 수익 창출과 거리가 멀어보이는 지방 의료문제를

의사가 중심이 되어 해결한다는 발상은 좀 위험해보이지 않나 싶어서요.

 

눈팅족이 오유에 글 남기기가 참 힘드네요.

이러려고 오유를 하는게 아닌데...

베오베나 보고 가야지 하고 들어왔다가 이렇게 글 남기게 된 건

순전히 돈되구마님의 글을 추천밖아 베오베로 올린 사람들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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