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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의료 파업에 너무 화가 났었습니다. 얼마 전에 의료파업에 대해서 쓴 적이 있는데 제가 왜 화가 났는지도 모르고 분노에 글은 썼었던 것 같네요. 생각이 조금 정리되어서 다시 한번 글을 써봅니다.
초기에 이런저런 뉴스나 의협 쪽 유튜브 보면서 너무 답답했었습니다. 내가 왜 화가 나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보니 의협 쪽에서 말하는 내용들은 들리지도 않고 꼬투리나 잡으려고 하게 되더군요. 전혀 제가 원하는 내용을 말해주지 않더라고요. 당연하겠죠 전 제가 뭘 원하는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나는 왜 화가 난 것일까. 의사도 사람인데 의사들도 불만이 생길 수 있는 것일 텐데 왜 나는 의사들에게 무언가 커다란 보이지 않는 족쇄를 채우는 것인가.
제가 화가 난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었어요. 무서웠기 때문이었어요. 전 너무 무섭습니다. 만약 나 혹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사고를 당했는데 병원을 갈 수가 없다고 한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 우리가 코로나 공포에 떠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가 의료 시스템의 마비 아닌가요? 병상이 부족해 저서 일반 환자들도 병원에 갈 수 없게 되는거요.
제가 왜 화가 났는지 파악이 되니 왜 제가 의협쪽 의견을 듣지 않으려고 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아마 의협 쪽 의견에 찬성하시는 분들은 많이 답답할 거예요. 분명히 정부의 잘못이 있는데 왜 욕은 의협이 먹는 것인지 그리고 왜 대체 사람들은 왜 우리말을 안 들을려고 하는 것인지. 평소에 논리적이고 자정작용도 좋던 커뮤니티들에서조차 왜 사람들이 앞뒤다 잘라먹고 우리를 욕하는 건지. 그리고 똑같이 일반 시민들도 답답할 거예요. 의협은 왜 시민들을 볼모로 이런 시국에 이런 갑질을 하는 건지?
지금 서로 보고 있는 관점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의협이 지금 추구하 는건 사실 관계 같아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옳지 않다고 하는 주장의 사실 관계요. 의협 쪽 주장을 보면 대부분이 본인들의 주장이 옳음을 증명하는 자료를 보여주면서 정부의 틀렸음을 증명하려고 하더라고요. 이런 진리 추고 좋지요. 하지만 일반 시민들도 같은 것을 추구한다고 생각하는것 부터가 문제 같아요. 대부분의 시민들이 의협에 화난 이유가 정부가 옳은데 정부 말을 듣지 않아서 그런 거 아니잖아요.
솔직히 말해서 전 의사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여기서 의사들이 없는 내용을 주장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물론 없는 내용을 주장한 것도 있지만 더 찾아보니 단순하게 그런건 아니더라고요) 더 전문가 들이니까 단순하게 밥그릇 싸움을 넘어서 일반인들이 보기 힘든 무언가를 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주장하고 추구하 것에 대해서는 폄하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의협은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있는 공포심에 대해서 별로 신경쓰고 있는것 같지 않아요. 많은 일반 시민들은 지금 의협이 주장하는 거 별로 듣고 싶지 않아 해요. 이분들 바보라서 안 듣겠다고 하는 거 아니에요. 의협 주장이 얼마나 옳고 얼마나 틀렸는지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는 거죠.
다른 길도 있었을 겁니다. 대대적으로 파업한다고 하고 진료거부는 안 할 수도 있었을거예요. "우리는 정부의 강압적인 정책에 절대 찬성할 수 없어서 의사 가운을 벗어던지겠지만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에 진료는 똑같이 보겠다"라고 했어도 됐었겠죠 (아마 이랬으면 여론은 정반대일 거였습니다). 물론 같은 맥락으로 정부가 처음부터 이런 식으로 정책 추진을 하지 않았으면 됬겠죠. 그것의 잘잘못은 가르기 위한 방법으로 진료거부 말고 다른 식의 방법도 많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의사분들은 대한민국의 최고의 엘리트 집단입니다. 머리도 좋은 분들이고 실제로 사회적으로 마땅히 존경받아야 하고 대접받아야 하는 직업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일반인들이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겠죠. 일단 저부터 정상으로 돌려주세요... 진료거부가 지속되는한 의협에서 주장하는 거 별로 듣고 싶지 않아 저 버려요. 무슨 이야기를 하든 꼬투리 잡고싶어저요. 하지만 너무 미워하지는 마세요. 저도 무서워서 그러는 거니까요. 제가 의협이 주장하는 내용들을 들을 수 있도록 일단 돌아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