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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집'에 걸린 인종차별 현수막의 사연?
게시물ID : sisa_11616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국밥소년
추천 : 5
조회수 : 127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0/08/27 15:55:26
'나눔의 집'에 걸린인종차별 현수막의 사연?
*그저께 나눔의 집에 다녀왔습니다.  정의연에 비해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사태는 막장인 나눔의 집........
기사로도 소개되었구요. 많은 사람이 보았으면 해서 오유에도 올립니다. 오유 글쓰기 진짜 오랫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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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8월 21일, 아래와 같은 현수막이 걸렸다.

한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것은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이 나오면서부터지만, 일본에서는 그보다 먼저 배봉기 할머니가 1977년에 자신의 피해를 고백했고, 재일동포와 더불어 수많은 양심적인 일본인들의 노력에 힘입어 조금씩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또한 영화로도 만들어진 송신도 할머니의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10년에 걸친 소송도 수많은 일본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시작조차 못했을 것이다.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2009)’)

이런 일본인들의 존재를 나눔의 집에서 모를 리 없다.

그리고 매년 수많은 일본 사람들이 나눔의 집을 방문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데 힘쓴 수많은 일본사람들의 존재를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는 나눔의 집에서 왜 저런 차별적인 현수막을 붙였을까?

저 현수막에 씌여진 ‘일본인 직원’ 야지마 츠카사(49세. 통칭, 마리오)를 나눔의 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야지마씨의 인터뷰 사진(2020. 08. 25)

현수막에서 말한 ‘일본인 직원’이다 어떻게 나눔의 집에서 일하게 되었나?

처음 나눔의 집에서 일한 것은 2003년부터이니 지금부터 약 17년 전이다.

당시 일본사람들의 방문은 많았지만, 안내해 줄 일본어 직원이 없어 일본어를 하는 할머니가 일본인 방문객들을 안내하곤 했다.

할머니에게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안내를 시키는 것이 부담스러운 나눔의 집에서, 이전부터 할머니의 사진 촬영을 계기로 인연이 있던 나에게 나눔의 집에서 일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하였고, 이때부터 나눔의 집에서 첫 일본인 직원으로 상주하기 시작하였다.

야지마씨는 이후 2006년 독일로 떠나는 날까지 3여년을 나눔의 집에서 일하였고, 후임으로 일본인 직원 무라야마 잇페이씨가 들어왔다. 독일에서 나눔의 집 사진 전시회 등 관련 활동을 하던 야지마는 후임이었던 잇페이에게 나눔의 집의 문제점에 대해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2006년부터 약 5년간 나눔의 집에서 일한 잇페이는 2011년 초 “할머니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한 운영, 할머니의 생활복지를 충실히 할 것, 할머니의 식사와 영양에 관심을 기울일 것, 후원금의 회계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 등을 요구했다가 ‘업무지시 미이행’으로 해고되어 현재는 일본에 거주 중이다.

독일에서 지내던 야지마씨는 2018년 이옥선 할머니의 건강이 너무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눔의 집으로 돌아오기로 결심했고, 2019년 2월 나눔의 집으로 돌아왔다.

나눔의 집에서 나가라는 현수막이 붙었다. 미움을 받는 모양이다. 왜 그런가?

내부고발을 했기 때문이다. 2019년 3월부터 나눔의 집 민주화 운동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노동착취에 가까운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과 운영진의 직원 갑질에 대한 저항으로 시작한 운동이었다. 그러던 중 2019년 6월 한 할머니가 침대에서 떨어져 출혈이 생기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침대가 너무 오래되어 기울어진 것이 이유였다. 당시의 사무국장에게 이야기하니 병원 데려가기를 거부했다. 또한 침대를 새로 사는 것도 돈이 없다면서 거부하였다.

후원도 많을 텐데 할머니에게 쓸 돈이 없다니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때부터 회계에도 관심을 가지고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얼굴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직원의 급여로 5천만원 이상이 지급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지출이 발견되었다. 이해가 가지 않는 돈봉투 등도 다수 발견되었다. 횡령, 배임, 기부금법 위반 등에 해당하는 사안이다.

직원들의 업무환경 개선과 할머니들의 처우 개선, 투명한 회계 등을 목표로 하는 내부고발의 싸움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일련의 과정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고 나는 그들에게 미움을 받는 중이다.

‘나눔의 집’의 정식 명칭은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이다. 처음 ‘나눔의 집’이 불교계를 중심으로 설립됐고, 법인 이사의 2/3 이상은 조계종 승적을 가진 스님이어야 한다는 법인 규정이 있다. ‘나눔의 집’으로 들어온 후원금의 사용 방향은 모두 이사진인 스님들이 결정하고 있었다. 출처 : PD저널(http://www.pdjournal.com)

‘나눔의 집 운영정상화를 위한 추진위원회’가 현수막을 걸었는 데 어떤 단체인가?

할머니의 유족들이 메인이다.

나눔의 집을 호텔식으로 지어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이사진 스님들의 발언에서 보다시피 (피디수첩 2020.05.19. 방영) 조계종 측은 나눔의 집에 고급 노인요양원을 건설할 계획이다.

후원금이 88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할머니를 위해서는 한 푼도 아까워하고 있다. 모두 고급 요양원을 짓기 위해 사용하고 싶어한다.

내부고발에 의한 회계부정 사건을 계기로 안신권 소장과 김정숙 사무국장은 해고되었고, 6월말 새로운 운영진이 조계종으로부터 파견되었다. 하지만 사람만 바뀌었을 뿐 새 운영진도 여전히 조계종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다. 새 운영진들은 이 돈을 지키기 위해 파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족들에게 말하길, 고급요양원을 지어 유족들에게 우선입주권을 주고 싶은데 내부 고발하는 직원들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내부고발 직원들이 나눔의 집에서 나가야 고급요양원이 빨리 들어서고 거기에 유족들이 입주할 수 있다 말하고 있다. 그 말을 믿은 일부 유족들이 현수막을 내 걸었다.

현수막을 보았을 때의 심정은?

나눔의 집은 인권을 지키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그런 이 공간에 인권차별의 현수막이 걸렸다.

그 점이 제일 마음이 아프다. 나 자신이 그걸 보고 화가 났다기보다는 여기 나눔의 집에 저 문구가 걸려도 되나 하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현수막은 누가 뗐나?

수많은 사람들이 항의전화를 하였고, 우리도 경기도 인권센터에 신고를 하였다. 그런 것들에 부담을 느끼고 붙인 사람들이 뗀 듯하다. 24일날 오전에 현수막이 없어졌다.

나눔의 집에 문제가 많은 것 같다.

얼마전 한 할머니의 재산을 전부 나눔의 집이 관리한다는 서류를 할머니가 사인하기 직전에 직원들이 발견하였다. 할머니는 이 서류의 의미를 잘 모르고 계셨다. 직원들이 발견하지 못했다면 이 재산들은 배춘희 할머니의 경우처럼 되었을 것이다. 할머니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행동이 점점 더 악랄해지고 있다.

새로운 운영진 파견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안된다. 어차피 조계종 측에서 파견하기 때문이다. 조계종 산하의 법인을 해체하고, 민관합동 법인을 새로 설립해야 한다.

배춘희 할머니 기부약정서 조작 의혹이란?

2014년 사망한 배춘희 할머니의 ‘기부약정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있다.

나눔의 집 내부 직원들은 할머니가 기부약정서를 작성한 당일 응급차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간호일지를 뒤늦게 발견하여 정황상 기부약정서를 작성할 만한 여건이 아니었다며 기부약정서의 조작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또한 할머니의 육성녹음에 의하면 할머니는 재산을 승가대학에 시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재산은 나눔의 집으로 귀속되었다. 나눔의 집은 할머니가 응급차로 실려간 2014년 4월 10일에 작성되었다는 기부약정서를 근거로 소송을 벌인 끝에 1억5800여만원의 재산을 넘겨받았다. A4 용지 한 장 짜리 약정서에는 ‘본인의 전 재산을 나눔의 집에 전액 기부합니다’ 라는 문구 아래 할머니 이름이 한자로 새겨진 도장과 나눔의 집 대표 직인이 찍혀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은?

할머니들이 이렇게 대우 받아서는 안되고 수익을 위해 이용되어서도 안된다. 할머니들의 생활공간도 역사의 기록으로서 보존해야 한다. 하지만 이 바람들이 자본의 논리로 지금 짓밟히고 있다.

거기에 대한 싸움이다. 내부고발이라는 게 참 힘든 싸움이다. 내부고발로 인해 여러 불이익이 가해지고 있다. 더군다나 그 상대가 조계종이라는 거대 권력이다. 여론을 움직일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속적인 응원을 기다린다.

현수막이 걸렸던 자리

현수막의 내용을 다시 한번 옮겨본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계시는 곳에 일본인 직원이 웬말이냐?

인권의 상징인 나눔의 집에서, 여태까지 노력한 직원에 대한 모욕이며 모든 일본인은 다 나쁘다는 인종차별적인 이 현수막이 수일간 걸려있었다. 붙인 사람은 할머니의 유족이며, 이를 조장하고 게시 허락을 한 것은 누구보다 양심적인 일본인들의 노력을 잘 아는 나눔의 집 운영진이다.

올해 인턴으로 들어온 독일 학생은 ‘독일놈이 왜 일본놈하고 같이 있느냐’는 말까지 들으며 조직적인 괴롭힘에 결국 한달여 만에 나눔의 집을 떠났다.

인턴을 내보낸 것에 성공한 운영진의 자신감과 내부고발로 주목받는 불편한 현상황을 빨리 끝내고 후원금을 영리사업에 사용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고급 노인요양원에 입주하고 싶은 욕심들이 모여 이런 부끄러운 현수막을 만들어 내었다.

‘나눔의 집 민주화 운동’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조계종의 자본주의 논리에 정면으로 맞서는 야지마와 내부고발자들의 도전이 외롭지 않길 바란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도중에 국민권익위원회가 나눔의 집에서 내부고발 직원들에 대하여 불이익 조치를 취했다는 것을 인정하였다는 뉴스가 나왔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 나눔의 집 돈봉투 관련

▲ 내부고발자에 대한 불이익 처분 관련

▲ 피디수첩 보도 관련

나눔의 집 전경

출처 http://www.redian.org/archive/146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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