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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파업에 대한 생각.
게시물ID : corona19_42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스트
추천 : 5/8
조회수 : 1074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20/08/25 00:09:45

유튜브 보다가 저런 댓글이 있어서 한번 가져와 봤습니다.

자세히보기 클릭하면 대깨문이 어쩌고저쩌고 써놨길래 보기싫어서 안누른 상태로 가져왔습니다.

딱 저기까지는 제 상황인식과 일치하는거 같거든요.


글 시작하기 전에 게시판과 맞지 않는 제 생각을 주절주절 쓰는 글을 여기 작성해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잘들 아시다시피..... 의게라던가 그런데 쓰면 너무 노출이 안될꺼 같아서요. 어느 게시판이던 매달이 주렁주렁 달리던 옛날이 그립내요

저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고 현재 군의관으로 복무중입니다. 덕분에 파업에 참여는 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런저런 글, 유튜브 등이나 보고 있습니다.

 

저도 코로나 계시판에 글 한번쓴 적도 있고, 다른분들이 작성한 글에도 여러분들이 달아주시는 댓글들 보면서 아 다른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많이 배우고, 또 제 스스로도 많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제가 그냥 하고싶은 말은.... 너무 밥그릇 싸움이라고 보지는 말아주셨으면 좋겠다. 이 말을 하고 싶어서 글을 작성합니다.

물론 이렇게 글쓰더라도 밥그릇이 어쩌니, 인성이 어쩌니 이런 댓글이 달릴꺼라는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냥 이런 측면도 있다는걸 알아주셨으면 해서 글을 작성합니다.

 

1. 흔히 '기피과'라고 불리는 일부 전문과(내과,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등)의 수가문제

이 이야기는 워낙 많이 나왔으니 굳이 이야기 하지 않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래도 대부분 이부분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2. 속칭 '인기과'와 '비인기과'의 문제

위에서 말한 수가문제와 일맥상통합니다.

우리나라 의료 특징중에 하나는 각 개개의 의료기관은 대부분 민간기관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의료제도는 공공의 이익을 중요시 하여 의료비용을 국가에서 강제하고 있죠. 흔히 말하는 '급여항목' 이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급여항목 진료를 정상적으로 하면 재정적으로 마이너스가 난다는 거죠. 의료기관이 공공기관이면 이를 버틸수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기관이면? 이를 운영 하려고 할까요? 여기서 사회적 책임론.... 히포크라테스선서가 어쩌고... 이런이야기들은 그냥 허공에 이야기 하는 겁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각 개인이 현실적 재정문제가 닥쳤을때 이를 무시하고 진행할 수 있는 극소수 이고, 이런 극소수의 사람에 기대서 제도를 운영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거죠.

덕분에 이런 기피과들, 특히 그 끝판왕이라는 흉부외과니 외상외과니 하는 과들은 에초에 취업할 자리가 없습니다. 각 병원들이 에초에 운영하지 않기를 원하고, 운영하더라도 최소인원으로 생색만 내기를 원하거든요.

이런 사람들이 취업할 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대부분의 경우 대학병원에만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각 대학병원 흉부외과니 하는 과들에 보면 이런 몇 안되는 자리를 노리겠다고 레지던트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면서 속칭 펠노예라 불리면서 펠로우 상태로 자리날때까지 붙어서 버티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의대정원확대, 공공의대 문제

...사실 이게 가장 문제죠. 그냥 보기에는 이거 아무리 봐도 밥그릇 싸움 문제로 보이거든요.

사실 어느정도 밥그릇 문제 맞기도 합니다. 의사수가 늘어나면 개개인 의사들의 수입이 주는건 당연하거든요.

그런데 단순 밥그릇 문제로 아직 사회에 때를 덜 먹은 대학생들이, 전공의들이 저렇게 강성하게 반발을 할까요...?

 

더 중요한건 지금도 박살나 있는 일부 비인기 필수과목들... 이 과목들이 공공의대 시행 및 강제복무로 인해서 의료의 질이 정말 많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단순히 수능성적 몇점이 부족해서 의료의 질이 떨어지니 이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비인기과가 지원자가 없으니, 국가에서 국가장학생을 뽑아서 그 과들로 배정을 한다..... 얼핏 듣기에는 좋아보입니다.

 

문제는 비인과들이 현재 최악의 처우를 받고 있기에, 정말 그 과목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이 들어가서 자기몸을 갈아넣으면서 버티고 있는 상태라는거죠. 대중적으로 잘 이해될만한 분으로는 아주대 이국종 교수님이 계시겠네요.

 

여기서 강제로 그 과를 배정받는 공공의대 학생이 생긴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 사람들이 지금처럼 자기몸을 갈아넣을 각오가 되어 있을까요? 또 원래 자기몸을 갈아넣을 생각을 하고 있던 일반적인 의대 다니던 학생이 자기 경쟁자가 많아진다는 사실을 알고 그 과를 선택을 할까요? 이런 상태에서 과연 비인기 과목의 의료의 질이 올라갈까요? 떨어질까요?

 

숙련된 의사를 만드는데는 시간이 정말로 많이 필요합니다. 저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만 아질 배울게 많다고 생각하고 있고, 최근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이런저런 공부들을 계속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임상경험이라는것은 어떻게 커버를 할 수 없습니다. 환자가 정말 책에서 나온거 처럼 전형적인 증상을 보여주는 경우는 거의 없고, 각각의 처치도 환자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서 내려야 되거든요.

 

설령 10년 강제배치로 기피과에 누군가를 배치했다고해도 그사람이 정말 충분한 expert가 될정도의 임상경험을 쌓을수 있을까요?

간단히 얘기해서... 여러분이 심장 수술을 받아야 될 상황이 되었을때 지방에 있는 배치된 공공의사가 있는 병원을 가시겠습니까? 서울에 있는 큰 병원을 가시겠습니까?

그리고 어찌어찌 10년의 경험을 쌓은 그 사람이 한명의 expert가 되었을때 과연 그 자리에 남아있을까요?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건 그냥 세금낭비가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의사인원의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기존 의대에 입학인원을 확충하고, 비인과들의 처우를 개선해서

그 확충된 인원들이 비인기과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게 의료의 질 측면에서는 압도적으로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차라리 그렇게 나왔으면 이정도로 큰 반발은 부르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4. 의료재정문제

다들 의대 인원문제로만 왈가왈부 중인데 저는 사실 이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니다.

첩약급여화니 공공의대니 쫌 더 과거로 가서 문재인케어니 하는 문제의 의사들의 반발의 원인중 하나가 이것 입니다.

의사들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의료에 사용되는 재정은 한정되어 있고, 이것은 절대로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재정이 늘어나려면 의료보험료를 많이 올릴 수 밖에 없는데 이건 절대로 올라가지 않을 것이거든요. 어떠한 정치인도 건강보험료를 올려서 자신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부족한 재정을 최대한 잘 나눠서 써야겠죠. 하지만 절대량이 부족하니 모두가 만족하게 나누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수가 개선등에 대해서 회의를 하면 각 학회별로 대립하게 됩니다. 어느학회던지 급여진료를 하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누구든지 더 양보를 하기는 힘들거든요.

 

댓글들을 읽다보니까 돈 잘버는 흔히 말하는 인기과들의 수가를 깎아서 비인기과를 지원해야된다 뭐 이런말들이 나오던데.... 이거 상당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쉽게 말해서 폭탄돌리기 입니다. 그렇게 수가가 깎힌 항목이 있다면 이제는 그 항목의 진료를 보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생길것입니다. 누군가는 그로인해 피해를 받게 됩니다.

 

지금도 비슷한 것을 겪을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얼굴에 찟어진 상처가 있으면 어쩔수 없이 치료를 위해 대학병원응급실을 찾아야 됩니다. 일반 성형외과 의원들은 단순열상봉합같은것을 하기를 원하지 않거든요. 단순 소독 같은 경우에도 해주지 않으려고 해서 환자들이 대학병원와서 소독을 받습니다. 이로 인해서 불편함을 느껴보신분이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중에도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응급실 근무하면서 이걸로 불만을 말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봐 왔거든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돈만 아는 의사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댓글이 달릴꺼 같은데.... 사익을 추구하는 마음을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사회를 살면서 사익추구를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큰 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민간의료기관은 상태에서 이런 것을 해결하려면 공립 의료기관을 확충해야되는데 지금정부는.... 이랄까 어떤 정부든지 그럴 의지는 없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조금 이야기가 샜는데, 어쨌거나 이런 상태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정부가 재정을 효과없는 일에 '낭비'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극렬 반대하는 스탠스를 취하게 됩니다. 이런 예시가 앞에서 이야기했던 문재인케어, 공공의대설립, 첩약급여화 등이 있겠네요.

 

이걸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명료한 사실은 의료보험확충 및 수가정상화인데.... 누구든지 욕을먹기 싫다는 이유로 진행이되지 않고 있죠. 개인적인 바람은 이왕 의협이 행동함으로써 욕먹고 있는데 이왕 욕먹고 있는거 이번기회에 저 문제를 쫌 달성했으면 합니다.

 

5. 시기문제

사실 지금 파업이 가장 큰 욕을 먹고 있는게 이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가 미친듯이 퍼져나가는 국가적 위기속에서 자기들의 잇속만 챙기려 든다는 거죠. 누군가는 평소에 가만히 있다가 의사가 파업을 하면 가장 큰 효과를 볼수 있을 만한 시기에 파업을 했다...라고 비난을 합니다.

 

변명을 하자면 지속적으로 반대를 해 왔습니다. 공공의대 문제만 해도 처음 말이나온 2018년경부터 지속적으로 반대를 하고 있죠. 하지만 정부에서 묵살해왔었죠. 사실 의사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단이 별로 없습니다. 그냥 말로만 의견을 말하면 정부에서는 그냥 묵살합니다. 이번정책만 해도 보복부 장관이 의협은 반발할께 뻔하니 의견을 묻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라고 했죠. 지금까지 쭉 그런 사건들이 경험해 왔었습니다.

 

이번 파업만 해도 그렇죠. 파업 초기에 정부의 대응은 정책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파업참여인원이 늘어나고 실제로 의료에 공백이 생길리고 하니까 대회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었죠. 파업을 했고 대다수 전공의들이 파업에 뛰어든 상태에서 겨우 대화가 가능했습니다. 대체 파업 말고 어떤 식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지를 오히려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저는 분명히 의협의 큰 반발을 살 것이 명확한 정책을 이 시국에 강행하려고 하는 목적이 무었인지를 정부에게 묻고 싶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차피 의협의 반발로 파업해도 여론에게 욕먹을 수 있는 시기를 골라서 정책을 강행하려고 하는것으로 생각되거든요.

 

6. 최대집 문제

여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최대집이라는 사람 개인은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사람은 아니고 그냥 의협을 자신의 개인적 정치에 이용하려는 사람인거 같거든요.

 

개인적으로 의협은 정치적으로 완전히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자리에 서서 의사들의 모임이라는 전문성으로 발언력을 획득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최대집이라는 사람은 너무 정치색이 강하거든요. 그 개인의 정치색으로 의협의 신빙성을 낮추는... 의협에 있어서 아무리 생각해도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커뮤니티에 의협이 대중의 지지를 받으려면 최대집이 스스로 회장에서 내려오고 정치중립적인 사람으로 지도부를 교체해야된다는 식으로 의견을 낸 적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지금은 그럴 시기가 아니고, 일단 투쟁을 할 시점이라는 의견이 많더군요. 적전분열 획책하지 말라는 말도 들었고요. 하지만 개개인으로 최대집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은 정말로 많더군요.

 

의사사회가 전체적으로 우측에 기울어져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젊은사람들 특히 학생쪽으로 가면 그런 비율은 꽤 떨어집니다. 그런 학생들까지 이번에 모두 동참해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색을 벗어나서라도 이번 정책에 문제가 있다.... 는 것은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주절주절 써 봤습니다.


출처 캡쳐한 댓글은
https://www.youtube.com/watch?v=osLN66wfWMs
여기에 달려있던 댓글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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