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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단체들 공동 성명 발표
게시물ID : sewol_150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새앙주l
추천 : 11
조회수 : 595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4/04/23 23:03:25
 
헛손질과 책임회피는 이제 그만, 세월호 피해자의 인권을 요구한다.
- 세월호 피해자의 인권보장을 촉구하는 인권단체성명 -
 
참담한 요즘, 우리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어느 인권 피해자 가족들이 했던 말을 기억하게 됐다. “우리는 정말 안간힘을 다해 버티고 있는데, 그런 우리에게 무슨 힘을 더 내라고 하는 것인지 힘내라는 말을 듣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한국 사회 구성원들 저마다 가슴 속 응어리를 부여잡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아무리 크다 한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에 비할 것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차마 힘내시라는 말 같은 건 못하겠다. 다만 당신들의 고통에서 쉽게 눈을 돌리지 않겠다’, ‘당신들의 기억을 함께 기억하겠다고 다짐할 뿐이다. 온 땅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의 염원에 기대어 실종자의 생환을 기도하고 또 기도할 뿐이다.
 
우리는 그런 염원의 일환으로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정부와 책임자들에게 촉구한다.
 
1. 책임의 우선순위를 뒤집지 마라.
우리는 인간으로서 내가 통제하지 않는 환경을 매일 매순간 대면하며 살아간다. 그런 환경 속에서 세월호와 같은 재난을 겪지 않으려면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는 인권을 존중할 책임이 있고, 우리들 각자가 시민으로서 갖는 정치적도덕적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이런 책임과는 성격이 구분되는 엄연한 법적 책임과 정부가 져야 할 정치적 책임이 있다. 이번 재난과 관련된 분명한 역할과 지위를 가진 자들이 있다. 규제를 푼 자, 무리한 증축을 인정한 자, 무리한 운행을 지시하고 방관한 자 등 원인이 밝혀질수록 명확한 책임자는 더 나올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부는 그들 중에서 핵심이자 최고의 의무 당사자이다. 어느 국제인권법에서나 정부는 그 시민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고 실현할 의무의 주 당사자이다. 하물며 생명에 대한 인권, 재난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에 대해선 워낙 기본적인 것이라 더 붙일 말이 필요 없다.
 
그런데 사건 발생부터 지금껏 보여준 정부의 태도는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는 뱀을 연상시킨다. 무자격자와 비정규직들로 채워진, 뻔히 드러난 선원들을 처벌하는 일이 지금 가장 급한 것일까? 과연 뻔히 드러난 그들을 때려잡기 위해 카톡을 압수수색하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트집 잡는 것이 책임을 정의롭게묻는 것인가?
 
재난으로부터 보호받을 인권에 대한 책임은 위로부터지는 것이고 정부가 우선적으로 져야 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자.


2. 이차 가해를 중단하라.
몸도 맘도 탈진 상태인 피해자 가족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 그들에게 정부가 가하는 이차 가해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평시에도 경찰의 사찰, 경찰의 사진 채증, 무리한 집회 진압 등 공권력의 남용은 인권침해의 온상이 돼왔다. 그런데 재난 시에 그것도 피해자 가족들에게 그런 공권력의 남용을 보이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실종된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새벽의 찬바람 속을 걷는 이들에게 자행한 이차 가해에 대해 엄중히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3. 알 권리를 보장하라.
이 같은 일이 왜 벌어졌는지 알 권리, 진실에 대한 권리는 그 어떤 피해보상보다 앞선 기본적이고 중요한 권리다. 개별 피해자에게나 밀접하게 연관된 사람들에게 소중한 권리일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그렇다. 장차 피해가 재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우리 모두의 기억할 의무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그런데 정부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하여 제기되는 의견이나 제안들을 유언비어로 몰거나 엄단하겠다는 엄포를 놓는다. 그것은 알 권리의 보장과는 거리가 먼 시민의 권리에 대한 협박이다.
각종 오보와 인권침해적인 언사의 남발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정부와 집권당 관계자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생채기를 낸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정부의 갈짓자 사고대처와 그에 대한 불신이 소위 유언비어를 자초한 면이 크다. 그런 엄연히 잘못된 일 또는 유언비어를 정의를 위해 알아야만 할 사실과 구분 못할 우리가 아니다. 가려듣고 보는 것은 우리 시민들이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이니 정부가 골라줄 필요 없다. 정부관계자와 공영방송의 인권침해적인 언행에 대해서나 자정하고 자숙하길 바란다.
 
4. 정의롭고 효과적인 구제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라.
너무 큰 피해와 상처를 입어서 피해자나 가족들, 더 넓게는 사회구성원들이 과연 정상적인 삶으로의 회복이나 복귀가 가능할지 두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존엄성에 상처를 입는 새로운 침해를 받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하고 또 주의하길 바란다. 여러 면에서 너무 늦었으나 이제라도 정의롭고 효과적인 구제를 받을 권리를 철저히 보장하라.
 

우리는 세월호 피해자들의 고통을 함께 하는 사회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다. 그런 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정부의 책임 이행을 끝까지 감시하고 채근할 것이다.
 
 
<>


 
2014년 4월 23

세월호 피해자의 인권보장을 촉구하는 인권단체 일동

 
인권단체연석회의(*),공익인권변호사모임희망을만드는법,속노동자후원회,국제민주연대,군인권센터,다산인권센터,동성애자인권연대,문화연대,민주주의법학연구회,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법인권사회연구소(),불교인권위원회,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삼성노동인권지킴이,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자노동조합,성적소수문화환경을위한모임연분홍치마,새사회연대,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울산인권운동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권교육온,인권연구소’,인권운동사랑방,인권중심사람,인천인권영화제,장애인정보문화누리,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제주평화인권센터,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진보네트워크센터,참여연대,천주교인권위원회,한국게이인권운동단친구사이’,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인권센터,한국비정규노동센터,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4.9통일평화재단,HIV/AIDS인권연대나누리+광주인권회의[광주인권운동센,광주복지공감+,광주참교육학부모회,광주비정규직센터]

 
*인권단체연석회의 소속단체는 다음과 같음.
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구속노동자후원회광주인권운동센터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다산인권센터동성애자인권연대문화연대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주주의법학연구회불교인권위원회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사회진보연대서울인권영화제,새사회연대삼성노동인권지킴이안산노동인권센터, HIV/AIDS인권연대나누리+,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울산인권운동연대원불교인권위원회이주인권연대인권교육센터’, 국제민주연대인권운동사랑방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전북평화와인권연대전쟁없는세상진보네트워크센터천주교인권위원회청주노동인권센터한국교회인권센터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한국비정규노동센터한국DPI,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KANOS
 
 
출처: 다산인권센터  http://www.rights.or.kr/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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