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탄입니다. 새해 기념 4탄을 쓴 지 7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럼 5탄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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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다가양조장
양조장이라는 이름 때문에 술을 빚는 집처럼 느껴지시겠지만 이름이 그러할 뿐 실제로는 평범한 술집입니다.
수염이 멋진 젊은 형제가 운영하시는 이 다가양조장은 그야말로 문전성시! 그냥 가셨다가는 앞의 웨이팅 팀이 20팀이 넘는 것을 기다리셔야 합니다. 언제 가시든 반드시 전화를 해서 앞의 웨이팅 수를 미리 물으셔야 합니다. 일찍 전화해도 기본적으로 항상 5팀 이상이 항상 대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 이렇게 문전성시일까? 이 집의 서비스가 대박이기 때문이죠.
다가양조장에 입장하셨다면 일단 무조건 신분증 검사를 합니다. 애가 셋이고 40대인 저도 무조건 신분증을 까야합니다. 그래서 일단 기분이 좋습니다. ㅋㅋ
신분증 검사를 마치시고 착석하셨다면 꼭 3만원 새참메뉴를 시키세요. 그리고 사람이 아무리 많다해도 딱 그 메뉴만 시키세요. 분명 다 못 먹고 나올 거거든요. 수육이 한 접시, 골뱅이 무침, 해물파전이 메인디쉬로 나옵니다. 그리고 수육을 다 먹으면 또 한 접시를 내어 줍니다. 골뱅이 무침을 다 먹으면 한 접시를 또 내어줍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제 진짜 서비스가 시작되는 타이밍이 오죠. 엑스오 소스로 볶은 새우볶음밥을 한 접시 내어줍니다. 배 뚜당거리며 볶음밥을 다 먹으면
오메 이 가게는 뭐시당가? 매콤한 떡볶이를 한 냄비를 내어줍니다. 하! 뭐 이런 집이 있지? 하고 떡볶이를 반 쯤 먹고 있으면 닭똥집을 볶아서 한 접시 내어줍니다.
오... 주님 이제 더 이상은 못 먹겠습니다.. 집에 가야... 할 무렵 수제비가 한 양푼 나옵니다. 더 못 먹겠어서 이제는 서비스를 손사레칩니다. 이제 집에 갈 거예요. 제발 그만요...
메로나가 항상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가득 차 있고요, 근데 하나를 더 넘기기가 힘드실걸요? 이미 배가 다 찼으니까요.
저도 좋아하지만 저희 아이 셋 이 무척 좋아하는 집. 학원을 하는지라 퇴근이 늦어서 집에 가서 밥 해먹으려면 애매할 때 퇴근 한 시간 전에 전화를 합니다. 그리고 다섯 식구가 한 메뉴로 배가 터지고 나오는 집.
예. 꼭 가보십시오.. 다가양조장 전국에서 이 집에서만 가능한 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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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백제명가
전주를 조금 벗어나 대전 가는 국도를 잠깐 달리다보면 읍내 정도의 작은 공업도시 같은 봉동이라는 동네가 나옵니다. 최강희 감독님의 별명 봉동이장? 네! 바로 전북현대모터스의 훈련장이 있는 바로 그 동네입니다.
이 동네는 삼공단이라는 공업단지가 있어서 작은 동네인데도 밥집이 꽤나 많습니다. 그 밥집 중에서 가장 애정하는 집! 바로 백제명가입니다.
이 집을 알게 된 건 취미로 잠깐 다니던 학생의 집이 식당을 한다고 해서 찾아가봤는데 오잉? 존맛이잖아? 하고 깜짝 놀랐지요.
저의 기준 맛집이란 무조건 맛있다기보다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까 상단에 말한 다가양조장도 그 집 특유의 서비스가 맘에 든 것 처럼요. 이 백제명가는 이 집 고유의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고 순한 맛이 좋았었지요. 저는 백제명가에서 늘 불낙전골을 먹습니다. 가격도 매우 착해요. 불낙전골 1인분에 9천원. 다른 메뉴들도 직접 만든 밑반찬에 정갈하고 푸짐하게 나옵니다. 동네 맛집이라서 가족 단위의 외식하는 테이블들이 많아요. 봉동에 가신다면 백제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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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덕천식당
제가 이제껏 몇 군데의 순대국집을 소개했는데요. 그 끝판왕입니다. 전북대의 대학로인 구 정문 길에 놀러가셨다면 꼭 덕천식당을 찾으세요. 담쟁이 넝쿨이 가게 앞을 가득 메워 초록의 벽을 만나셨다면 바로 그 집입니다. 이전에는 사실 간판도 없었어요. 국에 밥을 말아 나오느냐 안 말고 공기만 주느냐로 결정할 뿐 메뉴도 딱 순대국 뿐입니다.
왜 끝판왕이냐. 국물이 진짜 죽이거든요. 쓰린 속을 붙잡고 학교 앞 지하도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좀비처럼 비틀거리고 1교시를 제끼면서 술 땀 빼며 먹던 그 덕천식당. 아직까지 덕천식당의 국물보다 진한 순대국을 만나본 적은 없습니다.
연탄불에 고기 구워주는 그 진미집 아닙니다. 남부시장 한옥마을 근처 남문교회 옆의 콩국수 소바 파는 그 진미집입니다. 더운 여름날이면 줄을 서는 집입니다. 그리고 들어가신다면 무지 추울겁니다. 정말 에어컨을 말도 안 되게 세게 틀어놔서 온 몸이 와들와들.
콩국수의 콩물이 엄청나게 진합니다. 다른 곳의 콩국수보다도 훨씬 더요. 그리고 소바의 국물도 엄청 진합니다. 좀 짜긴 하지만요. 이 집의 소바는 면과 국물이 따로 나오지 않습니다. 아예 말아서 나와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이 집만의 특색이겠지요. 그래도 맛있습니다. 양도 든든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