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청 앞 분향소에 조문을 다녀왔습니다.
누구와도 같이 가지 않고 혼자서 갔습니다.
혼자 가면서도 저는 눈치 아닌 눈치를 봐야 했지만, 저는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에 박시장님을 좋아하지도 미워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민주당의 지자체장 중에 한 명이고 유능한 사람이란 인상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죽음 앞에서 저는 지난 몇번의 겨울동안 광장에 섰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 광장에 설 수 있게 지켜주고 보호해 줬던 그의 고마움을 떠올렸습니다.
서울시민도 아니라 그에게 표를 던진 적도 없지만 지난 몇번의 겨울 수십번 광장에 서면서 그가 없었다면 어땠을까를 떠올리며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 번이라도 고마운 마음은 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조문을 마치고 어제 시청 정문 입간판 앞에서 서서 삐뚤빼뚤한 글씨로 조그만 포스트잍에 한 자, 한 자 정성껏 글씨를 써넣어 붙이시던 할아버지 한 분을 보았습니다.
" 일생 가난한 사람들 옆에서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눈물만 흐릅니다. 시장님. 편시 쉬세요. 금천구에서 OOO"
이런 글도 계속 쓰면 2차 가해라고 하니 정말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오랜만에 오유에다.
"감사했습니다. 시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