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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청 앞을 다녀와서
게시물ID : sisa_11593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꼬불꼬불맛조은
추천 : 29
조회수 : 79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0/07/13 21:15:37
어제 시청 앞 분향소에 조문을 다녀왔습니다.

누구와도 같이 가지 않고 혼자서 갔습니다.

혼자 가면서도 저는 눈치 아닌 눈치를 봐야 했지만, 저는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에 박시장님을 좋아하지도 미워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민주당의 지자체장 중에 한 명이고 유능한 사람이란 인상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죽음 앞에서 저는 지난 몇번의 겨울동안 광장에 섰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 광장에 설 수 있게 지켜주고 보호해 줬던 그의 고마움을 떠올렸습니다.

서울시민도 아니라 그에게 표를 던진 적도 없지만 지난 몇번의 겨울 수십번 광장에 서면서 그가 없었다면 어땠을까를 떠올리며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 번이라도 고마운 마음은 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조문을 마치고 어제 시청 정문 입간판 앞에서 서서 삐뚤빼뚤한 글씨로 조그만 포스트잍에 한 자, 한 자 정성껏 글씨를 써넣어 붙이시던 할아버지 한 분을 보았습니다.

" 일생 가난한 사람들 옆에서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눈물만 흐릅니다. 시장님. 편시 쉬세요. 금천구에서 OOO" 

이런 글도 계속 쓰면 2차 가해라고 하니 정말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오랜만에 오유에다.

"감사했습니다. 시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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