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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말랐던 1달
게시물ID : humordata_18681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당수8단
추천 : 17
조회수 : 2760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20/06/20 14:57:04
일단 읽어보십시요

이유없는 피곤함이 지속되던 5월달. 친구들과 술 마시다 내가 피곤함을 호소하자 친구놈 중 한 놈이(대구 약전골목에서 한약재 판매하고 있음) 뜬금없이 나보고 손바닥 보자길래 보여줬더니 간암 징후가 보인다고 함. 내 손바닥이 뻘겠음. 나도 그 날 내 손바닥이 그리 뻘건 줄 첨 봤음. 그 날 4명의 친구들과 같이 술을 마셨기에 다 들 손바닥 펴 보였는데 내가 가장 뻘겋게 되어있었음.
그 다음날 동네 내과 찾아가서 요즘 부쩍 피곤해서 간기능검사 좀 해보자고 했음. 그랬더니 의사쌤이 일단 초음파 검사부터 하자고 했음.
초음파 검사 하는데 간에 흑점 발견.
이상소견 있다고 일단은 체혈로 간기능 검사 해 놓고 결과를 보자고 하심.
이틀 후.. 병원에 결과보러 갔는데 소견서 써 주시면서 ct촬영 해 오라고 하심. (멘붕)
겁나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 영상의학과 사진 찍으러갔음.
1차 ct사진 촬영 후.. 판독한 의사쌤 절 부르심.
심각한 표정으로 이 혹은 암과 생긴모양이 같으니 더 정확히 알려면 수술해서 조직검사, 또는 mri를 찍어보는 방법이 있다고 함.(또 멘붕)
바로 또 mri검사 들어 감. 들어가면서 하나뿐인 외동딸래미 생각만 떠올랐음. 이제 중2 인데..온통 딸래미 생각에 숨이 막혀옴.
30분동안 mri 검사 진행.
그 검사 도중에 만감이 교차..
딸래미.. 그리고 그간 원 없이 맛있는 술 마셨고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는 생각.. 가난했지만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는 생각으로 위안 삼으며 검사 마쳤음.

대기실. 결과 기다리는 20분이 왜 그리도 긴지..
나 부르길래 결과 들어러 들어갔음.
이 간
결절은 암이 아니고 혈관종이며 암으로 발전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지만 술 좀 적게 마시고 담배도 끊으시고...





나 보고 손바닥 벌겋다고 암 초기증상이라 했던 시발친구새끼 지금 만나러 갑니다! 그새끼땜에 한달동안 식욕부진과 갖은 상상으로 피 말랐거덩요.
그 새끼 회 좋아하는데 실컷 처 먹여줄려고요.




* 술 좋아하시는 오유님들. 이 맛있는 술 오래도록 길~게 먹으려면 꼭 주기적인 건강검진 챙깁시다! 
판독하시는 의사쌤이 하시는말씀 중 빠트린게 만약 이 정도 암이라면 발견은 행운이라 하심.
저도 오늘 필히 느낀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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